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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현재가 영국의 앤드류 케이와 대국하는 장면 |
[일요주간=백대현 프로8단] 최현재(명지대·20) 군이 누적 포인트 130점을 기록하며 입단에 성공했다. 최근 아마추어가 출전 가능한 오픈 기전이 늘어나는 추세다.
사실 아마추어들 중에 입단 면장은 없지만 프로기사 못지않은 실력을 갖춘 선수들이 제법 많다. 그런 의미에서 아마추어가 프로기사들을 상대로 꾸준하게 좋은 성적을 거두면 인재 발굴의 의미에서 특별 입단을 시켜주는 제도가 만들어졌다. (‘오픈기전 점수제에 의한 아마추어 특별 입단의 건’ 2009년 7월 제87회 (재)한국기원 상임이사회에서 참석이사 전원의 찬성으로 의결됐다.)
각 오픈 기전 별로 성적에 따라 점수가 주어지며, 누적 점수가 100점이 넘으면 특별 입단이 가능해진 것이다. 현재 프로기사로 활동하고 있는 조인선이 특별 입단 제도의 첫 혜택을 누리며 2011년 9월 프로에 입문했고, 최현재가 두 번째 수혜자가 됐다.
그동안 제2회 비씨카드배 월드바둑챔피언십 본선64강(2010년) 20점, 제16회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예선결승(2011년) 30점, 제40기 하이원배 명인전 예선8강(2012년) 10점, 제1회 몽백합배 세계바둑오픈전 본선64강(2013년) 20점, 2013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예선8강(2013년) 10점을 획득해 총 90점의 누적 점수를 획득하고 있었던 최현재의 입단은 사실상 시간 문제였다.
최현재는 오픈 기전에서 중국의 강호 퉈자시를 제압하는 등 프로기사들을 상대로 총 13승 7패의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그리고 일본 미야기(宮城)현 센다이(仙台)시 정보산업프라자 다목적홀에서열린 제34회 세계아마바둑선수권대회에서 8전 전승을 거두며 우승해 포인트 40점을 추가하며 총 130점으로 입단을 결정지었다.
제34회 세계아마바둑선수권대회는 총 58개국이 출전했으며, 중국의 후위칭(胡煜淸·32) 아마8단이 7승 1패로 2위, 우크라이나의 아르템 카차노프스키(Artem Kachanovskyi·20) 아마6단이 6승 2패로 3위를 차지했다. 이제 막 프로기사의 대열에 합류한 최현재가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관심 있게 지켜보자.
박영훈 박카스배 천원전 2연패를 향해 순항
정상급 기사와 신예 기사의 만남. 제18기 박카스배 천원전 8강전 첫 대국에서 전기 대회 우승자인 박영훈이 최병환에게 승리를 거두며 대회 2연패를 향한 순항을 이어갔다. 박카스배 천원전은 그동안 신예 기사들의 등용문으로 여겨져 왔다.
신예 기사들은 본 대회를 우승하며 날개를 달고 정상을 향해 날아오르는 경우가 많았다. 박영훈도 2001년 제6기 박카스배 천원전에서 우승하며 주목을 받았고, 이를 계기로 차차 정상급 기사로 발돋움했다. 하지만 신예 기사의 등용문이라 불렸던 박카스배에서 최근에는 신예 기사들의 반란을 찾아보기 어렵다.
박영훈은 최병환을 상대로 초반부터 앞서 나갔다. 좌하귀 접전에서 손해를 본 최병환은 이를 만회하기 위해 적극적인 수법을 구사하며 박영훈을 흔들었다. 그리고 하변 접전에서 흐름을 바꿀 수 있는 한 번의 기회가 찾아왔다. 하지만 최병환은 이를 살리지 못했고, 이후 박영훈은 조금의 빈틈도 보이지 않고 자신의 특기를 살려 완벽한 마무리 솜씨를 보여줬다.
가장 먼저 4강에 오른 박영훈은 최철한과 안국현 중 승자와 결승 진출을 다투게 된다. 박영훈은 한국 랭킹 1위인 박정환이 가장 까다로운 상대로 지목한 바 있다. 박정환은 현재 반대편 조에 있어 두 기사의 만남은 결승에서만 성사 될 수 있다.
박영훈은 올해 52승 20패로 다승 부문 1위를 달리고 있고, 2013 삼성화재배 에서도 본선 16강에 오르는 등 최근 꾸준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제18기 박카스배 천원전 본선의 모든 대국은 K바둑을 통해 방영된다. 본 대회의 우승 상금은 2,500만 원, 준우승은 1,200만 원이며 제한시간은 각 1시간, 초읽기 40초 3회이다.
2013 삼성화재배 본선 32강 1라운드
흑 퉈자시 백 : 최철한
결과: 263수 백 2집반승
정상급 기사들의 수읽기의 깊이는 생각 그 이상이다. 전투의 달인으로 불리는 최철한이 2013 삼성화재배 본선 32강에서 중국의 퉈자시와의 대국에서 수읽기를 바탕으로 멋진 응수타진을 구사하며 흐름을 바꿔 바둑을 승리로 이끌었다.
최철한의 깊이 있는 수읽기의 세계로 함께 들어 가보자. 1도가 장면도이다. 튀자시가 흑△로 붙이며 우변 백을 압박하자 최철한은 백 1로 들여다보며 다시 상대의 응수를 물어본다. 왜 갑자기 들여다 본 것일까? 2도 백 1로 받아주는 것이 평범한 발상.
흑 6까지 흑이 활발한 진행이다. 3도 백 1로 젖혀가는 것은 무리다. 흑 4로 움직여 나가면 다음 응수가 없다. 또 한 가지 생각해 볼 수 있는 수가 4도 백 1로 치받는 수이다. 흑 2, 4가 강수. 계속해서 흑 8로 그냥 젖히는 수가 좋아서 흑 14까지 백이 곤란한 모습이다.
단순한 수읽기로는 최철한에게 좋은 그림이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최철한은 모래 속에서 진주를 찾아냈다. 다시 장면도로 가서 들여다 본 수의 의미를 살펴보자.
5도 백 △로 들여다 본 장면에서 흑 1로 이어주면 백 2가 선수가 되어 백 4로 젖히는 수가 성립한다. 백 6까지 흑 한 점이 잡히며 백의 대 성공. 6도 흑 1로 받는 것이 일감이다. 그러면 백 2로 치받아 간다. 흑 15로 넘어가 4도와 비슷한 진행 같지만 분명한 차이점이 있다. 백 16이 선수가 된다는 점이다.
계속해서 7도 흑 1로 두면 백 2이하 12까지 흑이 오히려 잡히는 형태. 백 △로 들여다 본 수가 위력을 발휘한다. 8도 흑 1로 젖혀서 공배는 채우는 것이 최선. 하지만 백 2가 이어지는 호수이다. 흑 3으로 받으면 백 4로 움직여 나온다.
백 10까지 예상 수순. 여기서 흑 a로 바로 차단하는 것은 백 b로 축이다. 그래서 9도 흑 1로 밀어갈 수밖에 없는데 백 6까지 하변 흑 두 점을 잡아서 백 만족이다.
하변에 들여다본 장면에서 10도 흑 1로 참아두는 것이 정수이나 백 2로 차단해서 이 역시 백이 네 점을 버리면서 충분히 활용한 모습. 우변 진행 중 11도 흑 1로 차단하는 것은 어떨까? 이 진행이 그나마 흑의 입장에서는 제일 나은 변화다.
그러나 백도 우변에서 이득을 보고 백 8로 흑의 모양을 삭감해서 불만이 없다. 앞에 모든 변화들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퉈자시는 12도 흑 1을 선택한다. 백 2이하 백 12까지 실전진행. 큰 바꿔치기의 형태이나 백이 만족스러운 결과이다.
최철한의 묘수가 성공한 모습. 최철한 본 대국 승리 후 2라운드에서도 승리를 거두며 2승으로 16강 진출에 성공했고, 반대로 퉈자시는 2패로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7도: 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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