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황제 조훈현, '파죽의 6연승' 시니어팀 우승 이끌어

백대현 프로 8단 / 기사승인 : 2013-09-24 12:3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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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특집] 프로기사 백대현의 바둑읽기
▲ 조훈현 vs 박지은 최종국

[일요주간=백대현 프로8단]17일 저녁 7시 왕십리 홍익동 바둑TV스튜디오에서 열린 제7기 지지옥션배 본선22국에서 조훈현이 여류팀 주장 박지은에게 승리하며 6연승으로 시니어팀에 우승컵을 안겼다.

조훈현은 시니어팀이 두 명 밖에 남지 않은 숫적으로 불리한 상황에서 출전해서 역전의 용사가 됐다. 조훈현은 첫 대국에서 소녀장사 최정에게 승리를 거둔 후 연이어 김수진, 권효진, 박소현, 김혜림을 차례로 물리쳤고, 주장인 박지은 마저 제압하며 바둑 황제의 칼이 아직도 녹슬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조훈현은 초반에 착각을 범하며 어려운 형세로 출발 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주특기인 특유의 흔들기로 끊임없이 상대를 압박했고, 초읽기 상황에서 나온 박지은의 실수를 놓치지 않고 대마를 포획하며 역전에 성공했다. 박지은의 입장에서 보면 약간 허무한 패배. 이 대국을 지켜보던 시니어팀의 마지막 주자인 유창혁은 조훈현의 노련함에는 변함이 없었고, 박지은의 날카로움이 약해진 느낌을 받았다며 대국을 평가했다.

사실 조훈현은 박지은과의 상대전적에서 1승 3패로 밀리고 있었다. 이러한 부분 때문에 혹시 부담스러운 않았느냐고 묻자, 자신이 마지막 주자가 아니라 한 사람이 뒤에서 버티고 있기에 편한 마음으로 대국에 임할 수 있었다고 인터뷰했다.

유독 연승이 많았던 이번 대회를 돌아보면 시니어팀의 우승은 영원한 라이벌로 불리는 조훈현과 서봉수의 합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 2국에서 정대상이 현미진에게 1승을 한 것을 제외하고는 다른 시니어 선수는 5연승을 거둔 조혜연과 4연승을 거둔 최정에 막혀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다.

서봉수는 팀이 1승 6패로 밀리는 상황에서 팀의 일 곱 번째 주자로 출전해 조혜연의 6연승을 막아냄과 동시에 5연승을 거두며 팀을 위기에서 구해냈고, 조훈현은 전기 대회 우승의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최정의 5연승을 막아내고, 6연승으로 깔끔하게 대회를 마무리 지었다.

조, 서 두 기사 모두 세월의 흐름 속에서 머리는 더욱 희끗해졌고, 비록 전성기 때의 실력은 아니지만 수많은 경험을 통해 얻은 노련함에서 소녀 기사들은 압도했다. 시니어팀은 제7기 지지옥션배에서 우승하며 종합전적에서도 4승 3패로 한발 앞서 나갔다.

부동산경매정보업체인 (주)지지옥션이 후원하고 (재)한국기원과 (주)바둑TV가 공동주최한 지지옥션배는 45세 이상 시니어와 여류기사가 각 12명이 한 팀이 되어 서바이벌 연승전 방식으로 승부를 겨루며 우승 상금은 7000만원, 3연승부터는 200만원의 특별 상금이 주어진다. 이후 1승 추가시마다 100만원의 연승상금이 지급 된다. 제한시간은 각 10분, 초읽기 40초 3회이다.

제7기 지지옥션배 여류 대 시니어 연승대항전 성적

[시니어팀]
유창혁 조훈현(6승) 김일환(1패) 박영찬(1패) 양상국(1패) 서봉수(5승 1패) 김종수(1패) 최규병(1패) 서능욱(1패) 김동엽(1패) 정대상(1승 1패) 이관철(1패)
[여류팀]
박지은(1패) 김혜림(1패) 박소현(1패) 권효진(1패) 김수진(1패) 최정(4승 1패) 윤지희(1패) 김혜민(1패) 김나현(1패) 김신영(1패) 조혜연(5승 1패) 현미진(1승 1패)

▲ 남방장성배에서 무동들이 대형 바둑판을 수 놓고 있다.

박정환과 천야오예가 지상 최대의 바둑 쇼인 남방장성배에서 대결을 펼친다.

한국의 최고수와 중국의 최고수의 맞대결이 펼쳐진다. 한국랭킹 1위 박정환과 중국랭킹 1위 천야오예가 지상 최대의 바둑 쇼로 불리는 남방장성배에서 최정상을 가린다.

중국 중국 후난(湖南)성 펑황(鳳凰)현 남방장성의 누국에서 펼쳐지는 이 대국은 누각 아래에서 361명의 흑백 무술복장을 한 무동들이 중국의 전통무술을 선보이며 두 대국자의 착수에 따라 기수가 가리키는 지점에 착석하게 된다.

무동들이 사용하는 바둑판은 청홍석으로 만들어졌으며 길이가 31.7m, 면적 1005평방미터, 무게가 159톤에 이르는 세계 최대의 대형바둑판이다. 본 대회는 이벤트 대회지만 하지만 한국과 중국의 랭킹 1위가 만난다는 점에서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고 볼 수 있다. 박정환은 상대전적에서 천예오예에게 5승 7패로 근소하게 밀리고 있다.

하지만 올해 전적은 2승 1패, 특히 가장 최근 대국이었던 중국 갑조리그에서 승리하며 좋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 남방장성배의 우승상금은 40만위안(한화 약 7,000만원), 준우승상금은 28만 위안(한화 약 5,000만원)이며, 제한시간은 초읽기 없이 각 50분 타임아웃제가 적용된다.

제7기 지지옥션배 본선 22국
흑: 박지은 백: 조훈현
결과: 190수 백 불계승


한 시대를 풍미하며 바둑 황제로 통했던 조훈현. 그의 가장 큰 장점은 바둑이 불리할 때마다 등장하는 특유의 흔들기였다. 제7기 지지옥션배 박지은과의 대국에서 조훈현의 전성기 시절을 방불케 하는 흔들기의 진수가 등장한다. 박지은이 두터운 형세이다. 이대로 가면 반면 10집 가량 부족한 상황. 1도 흑 △의 지킴에 조훈현은 백 1로 붙여가며 흔들기를 시도한다.

여기서는 중앙을 의식해서 2도 흑 1로 늘어두는 것이 정수였다. 백 2는 흑 3으로 물러나면 크게 당하는 것이 없었고, 이러한 진행이라면 박지은의 승리가 유력했다. 하지만 박지은은 기세로 3도 흑 1로 젖혀간다. 이때 백 2로 붙여간 것이 조훈현의 준비된 수. 계속해서 백 4로 되 젖히는 수가 호수이다.

실전은 중앙 백 한점이 살아나가는 수가 있고, 좌변 흑 대마가 아직 못살아 있는 형태여서 흑이 약간 당한 모습이다. 수순 중 4도 흑 1로 반발하는 것은 백 2, 4로 흑이 곤란. 백 6까지 차단되면 중앙 흑 대마가 위험해진다. 좌변에서 손해를 본 박지은이 냉정을 찾지 못하고 계속 흔들린다. 5도 백 1로 치받은 수가 패착. 박지은의 착각이다. 이수로는 당연히 흑 가로 연결할 자리.

그러면 미세한 승부였다. 박지은이 치받아 간 것은 6도 백 1로 차단하면 흑 2이하 6까지 살아갈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훈현은 자신의 약점을 보강하며 박지은에게 치명타를 입히는 수를 보고 있었다. 7도 백 1로 늘어둔 것이 결정타. 박지은이 흑 2로 밀어가며 버티자, 조훈현은 단호하게 백 3으로 흑 대마의 퇴로를 차단한다. 백 9까지 흑 대마가 살아갈 길이 막막해졌다.

박지은은 이후 몇 수를 더 두었지만 좌변 흑 대마도 아직 완생이 아니어서 둘 중 하나가 잡히는 상황에 처하게 되자 결국 돌을 거둔다. 흑 2로 8도 흑 1에 연결하는 것은 백 2의 끼움으로 상변 흑 다섯점이 잡힌다. 이것도 역시 백 우세. 좌변 붙임수부터 시작된 조훈현 흔들기의 위력이 그대로 드러난 대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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