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한 선율로 하이든의 서정성을 연주하다”

김진협 예술칼럼니스트 / 기사승인 : 2013-10-01 11:3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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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첼리스트 박현아, 루마니아 국립라디오 오케스트라와 협연
▲ @예술통신

[일요주간=김진협 예술칼럼니스트]

<Program>
National Radio Orchestra of Romania
Conductor : Amaury du Closel
Cellist : HyunAh Park
Program :
Haydn Cello concerto No.1, C major
Bucharest in Romania

루마니아의 수도이자 가지고 있는 많은 문화유산과 예술작품들 때문에 ‘작은파리’로도 불리는 멋진 도시 부카레스트에서 지난 5월 22일 첼리스트 박현아가 모리 두 클로셀(Amaury du Closel)이 지휘하는 루마니아 국립라디오오케스트라(National Radio Orchestra of Romania)와 호흡을 맞추며 하이든의 <첼로협주곡 1번 C장조>를 협연했다.

1947년 창단된 루마니아 국립라디오 오케스트라는 탄탄한 연주력과 조화로운 앙상블을 바탕으로 수준 높은 연주력을 통해 고전에서부터 20세기 실내악까지 폭넓은 레퍼토리를 선사하며 수많은 음악 애호가들을 만족시키며 동구권 최고의 오케스트라로서의 위상을 굳혀왔다.

루마니아의 자랑인 국립라디오 오케스트라와 첼리스트 박현아의 협연이 있던 날, 무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일찍부터 많은 사람들이 연주홀로 몰려들었다.

하이든의 <첼로협주곡 1번 C장조>는 형식의 완벽을 추구했던 하이든의 능숙함과 바로크의 흔적을 엿볼 수 있으며 작곡가 특유의 낙천적이고 자연스러움을 만끽할 수 있는 명곡이기에, 한국에서 온 낯선 연주자의 음악을 기다리는 관객 모두 기대에 부풀어 있었다.

아름다운 진분홍빛 드레스를 입은 박현아가 무대에 오르자 우렁찬 환영의 박수가 쏟아졌고 곧 큰 기대가 느껴지는 긴장감 넘치는 침묵이 이어졌다.

관객들의 박수에 환한 미소를 지은 그녀는 차분하게 마음을 가다듬고 오케스트라의 서주에 귀 기울였다.

그리고 곧 그녀의 굵직한 첼로 선율이 연주홀을 울리며 그 공간에 있던 모든 이들을 매료시키기 시작했다.
박현아의 연주에는 대담함과 자연스러움이 공존했고, 완숙된 절제속에 내비치는 화려함이 있었다.

무엇보다 곡의 형식미를 극대화시켜주는 세밀하고 정직한 연주로 하이든이라면 다소 식상할 법도 한 그곳 음악 애호가들에게 신선함으로 다가갔다.

경쾌한 1악장의 신선한 선율에 이어 우아한 2악장의 서정성을 노래하는 그녀의 첼로선율은 너무나 아름다워서 마음을 먹먹하게 했다.

장내를 압도한 그녀의 연주는 마지막 악장에서 빠른 속주와 화려한 기교로 절정에 도달, 오케스트라를 뒤흔들 듯이 끌다 마지막 마디에 이르러 강렬한 하모니로 마무리되었다.

그녀의 연주가 끝나자 청중의 반응은 뜨거웠다.

관객들은 낯선 무대에서도 기죽지 않고 당당한 연주를 보여 준 첼리스트 박현아의 무대가 아쉬운듯 환호를 멈추지 않았다.

멋진 연주에 감사를 표하는 사람들에게 그녀는 행복한 미소를 머금고 인사를 했다.
무대 뒤까지 따로 찾아와 좋은 연주를 들려줘서 정말 감사하다고 몇 번이고 인사하는 관객도 있었다.

지휘자 아모리 두 크로셀은 “그녀가 오늘 들려준 연주, 특히 2악장은 정말 최고였다”며 그녀의 음악성을 칭찬했다.

혼신의 힘을 다해 연주한 그녀에게 사람들이 이러한 축하인사와 환호만큼 큰 선물이 또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첼리스트 박현아는 대진대주최음악콩쿠르, 한전아트센터음악콩쿠르에서 입상하고 우크라이나 국립심포니, 서울시 유스오케스트라, 채리티 체임버오케스트라와 협연하여 호평을 받았다.

Lindenbaum Music Festival과 일본 Suntory Hall Camber Music Garden에 참가하여 연주를 하였으며 도호오케스트라아카데미 정기연주회에서 협연을 하며 많은 호평을 받기도 했다.

또한 그녀는 일본 첼로협회주최 Tatjana Vassiljeva의 마스터 클래스를 비롯해 조영창, 정명화, Tsutsumi, Hisaya Dogin, Ko Iwasaki, 채희철, 강성은을 사사하였다.

그녀의 앞으로 더 멋진 국내외 무대를 기대해본다.

@예술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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