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2013 국제축구연맹(FIFA)발롱도르의 주인공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 바르셀로나와의 경기에서 골을 폭발하며 포효하는 호날두가 올해 수상의 결과를 예고했다.ⓒNewsis/AP |
‘엘 클라시코’ 지역·개인 라이벌 메시를 누르고 정상에 ‘우뚝’
부상無 뛰어난 자리관리·노력 형 인재의 진면목 드러내
[일요주간=이희원 기자] 전 세계 축구의 1인자를 가르는 발롱도르의 주인공이 결정됐다. 다름 아닌 레알 마드리드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8)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2013 국제축구연맹(FIFA)발롱도르는 명실상부 호날두의 최대 라이벌인 FC바르셀로나 공격수 리오넬 메시(26)와 바이에른 뮌헨의 미드필더 프랭크 리베리(30)의 강력한 3파전이 예고됐다.
뚜껑이 열리자 세계 최강의 축구 선수는 4년 간 무한 독주한 메시도, 지난 시즌 트레블(시즌 리그·컵 대회·챔스 전승)달성에 성공한 리베리도 아닌 호날두였다.
2008년 FIFA 올해의 선수상은 물론 발롱도르까지 휩쓸었던 스물 세 살의 청년은 이제 어엿한 한 아이의 아빠가 되어 시상대에 올랐다.
수상자가 호명되자 호날두는 ‘2인자’의 꼬리표를 내려놓고 눈물을 흘리며 감격에 겨운 소감을 발표했다. 세계 최고의 골게터인 호날두의 정상 탈환에 세계 축구팬들은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5년 만에 정상 탈환
69골. 지난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챔피언스리그 득점왕에 빛나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2013년 한해 터뜨린 골의 숫자다. 올해도 역시 득점 1위를 독주하던 그는 올해 FIFA발롱도르를 들어 올리는 행운을 거머쥐었다.
발롱도르(Ballon d'Or)는 프랑스어로 ‘황금빛 공’이라는 뜻으로 지난 1956년부터 2009년까지 프랑스 축구 매거진에 의해 수상된 올해의 유럽 축구 선수상으로 세계 축구의 최강자를 가리는 상이다.
당초 발롱도르는 유럽 국가 내 축구 클럽을 상대로 활약한 선수들로 수상이 제한되다 권위를 높이겠다는 취지로 1995년 선수 국적 제한을 폐지했다. 이후 2007년에 후보 선정의 기준을 전 세계로 확대한 발롱도르는 2010년 1991년부터 수상을 시작한 FIFA 올해의 선수상과 통합해 FIFA발롱도르(이하 발롱도르)로 새 출발했다.
발롱도르의 영광은 그해 세계 최고의 선수임을 입증하는 것으로 축구 선수 개인에게 최고의 영예이다. 특히 FIFA와 프랑스풋볼이 권위와 역사를 겸비한 최고의 선수에게 주는 상이기에 그 의미는 더욱 크다.
포르투갈출신의 호날두는 올해도 ‘신계’라 불리는 라이벌 리오넬 메시를 상대로 끊임없는 질주에 나섰다. 그 어떤 시즌보다 ‘득점’에 관해서는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고 프리메라리가는 물론 국왕컵(스페인 국왕컵대회) 그리고 챔피언스리그(챔스)까지 득점 행진을 이어갔다.
또한 지난 시즌 바이에른 뮌헨 트레블 달성의 주인공인 리베리가 2013 UEFA 올해의 선수상을 수상하자 발롱도르 역시 리베리에 주목했다. 하지만 역전의 주인공은 호날두였다.
![]() | ||
▲ 2013발롱도르 3파전의 주인공들(사진왼편부터) 바이에른 뮌헨 프랭크 리베리, 레알 마드리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FC 바르셀로나 리오넬 메시ⓒNewsis/AP |
전문가들은 호날두가 리베리를 역전한 것은 지난해 11월, 2014 브라질 월드컵 유럽 예선전에서라고 입을 모은다. 스웨덴과의 잇단 경기에서 4골을 몰아친 그는 포르투갈의 월드컵 본선 진출을 주도했다. 특히 원정 열세를 딛고 선제골은 물론 동점골에 역전까지 완성한 그는 현존하는 최고의 골게터임을 입증하는 데 부족함이 없었다.
특히 2014 브라질 월드컵 예선 등 꾸준히 출장한 A매치까지 어디하나 빠지는 데 없이 득점포를 가동시켜 그의 발롱도르 수상에 빛을 더했다.
신계 누르고 올라선 자리..‘엘 클라시코’ 맞대결 주목
호날두의 발롱도르 수상은 남다르다. 지난 2008년 잉글랜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 활약 시절 그는 FIFA 올해의 선수상과 함께 프랑스풋볼이 수여하는 ‘발롱도르’까지 양손에 거머쥐는 영광을 누린 바 있다.
당시 스물 세 살이던 호날두는 권위와 역사가 인정하는 세계 최고 축구 선수의 자리에 올라서며 명실상부 축구계의 슈퍼루키에서 히어로로 급부상했다.
하지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한 호날두에 강력한 라이벌인 메시가 등장하자 호날두는 정상권에서 주춤하고 만다.
그도 그럴 것이 메시는 호날두의 2008년 수상이후 지난해까지 4회 연속 발롱도르를 받는 데 성공했다. 발롱도르로 대표된 메시와 호날두의 경쟁은 이뿐만이 아니다.
이는 팀인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사 간 대결에 있다. 두 팀 간의 격돌은 109년 전통을 지닌 경기라 하여 ‘고전의 경기’라는 의미에 ‘엘 클라시코’(El Clasico)라 불린다.
역사적 배경까지 ‘맞불’
스페인 리그 최강팀 간 매치이기도 한 엘 클라시코는 두 팀의 활동 무대인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의 역사적 배경에 있다. 카스티야주와 카탈루냐주의 뿌리 깊은 지역감정이 더해진 두 팀의 경기는 단순한 축구 경기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이는 레알 마드리드가 스페인 역사에서 권력의 상징이자 중심의 역할을 했던 카스티야의 심장이라면 바르사는 바스크와 더불어 아직도 스페인에서 분리 독립을 외치고 있는 카탈루냐의 상징이기 때문이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 역사적 배경을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지역 간 날선 감정은 12세기로 거들러 올라간다. 당시 카탈루냐의 막강 권력을 지닌 바르셀로나 백작 라몬 베렝게르 4세가 아라곤 왕국의 계승자와 혼인을 맺으면서 ‘아라곤 연합 왕국’이 형성됐다. 연합 왕국이 형성되자 13~14세기까지 지중해 서부지역의 무역권을 독점하면서 경제적 부흥기를 맞이한다.
하지만 15세기 들어서 스페인의 중심인 이베리아 반도의 카스티야가 막강한 영향력을 갖자 아라곤 왕국과의 연합 체제를 이루는데 이는 카스티야 중심의 연합이었기에 카탈루냐의 영향력은 상대적으로 기울게 된다.
여기서 카탈루냐와 카스티야의 자존심 대결이 시작됐다. 결국 17세기 카스티야가 지속적인 전쟁으로 재정이 바닥나기 시작했고 아라곤 연합 왕국에 구호를 요청한다. 이 시점부터 카탈루냐를 중심으로 한 아라곤 왕국은 카스티야와의 분리 독립 전쟁을 선포하게 된 것.
이러한 움직임은 18세기 초 왕위계승전쟁이 이뤄진 서유럽 스페인에서 합스부르크가를 밀어낸 카스티야가 합스부르크가 가문의 지원에 앞장선 카탈루냐를 상대로 정치 제도적 독립성을 와해시키는 데 성공한다.
당시 1714년 9월 11일, 바르셀로나는 항복하게 되는데 이날을 바로 카탈루냐의 국경일로 선포한다. 이는 카탈루냐가 카스티야에 느끼는 감정이 어떤 가를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역사적으로 날선 이 두 지역 간 감정은 한때 스페인 A매치 선수들의 붕괴를 불러오기도 했지만 지난 유로2012에서 스페인은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며 새로운 전환점을 맞기도 했다.
하지만 정치적인 억압과 자치권을 요구하는 카탈루냐의 바르사와 카스티야의 중심지인 레알 마드리드의 맞대결은 지역을 넘어서 메시와 호날두의 개인별 라이벌 매치로 그 의미가 매우 남다르다 할 수 있다.
![]() | ||
▲ 발롱도르 수상이 발표되자 자신의 아들과 함께 시상대에 오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수상 소감 발표 도중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Newsis/AP |
철두철미한 자기관리..노력 형 인재의 성공사례
2014년에도 호날두와 메시의 넘버원 경쟁은 무난히 이어질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호날두의 발롱도르 수상을 놓고 메시의 부상에 따른 부진이 수상을 도왔다고 언급하기도 한다.
2005년부터 쉼 없는 일정을 소화해온 메시는 올 시즌 개막 직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의 슈퍼컵 경기에서 첫 부상을 당하면서부터 부상일지를 써내려갔다. 이후 복귀와 재활을 반복한 그는 오랜 기간 동안 그라운드에서 볼 수 없었다.
이와는 반대로 호날두는 그 어느 해보다 ‘노력형’ 인재의 성공 사례를 제대로 드러내고 있다. 메시의 그늘에 가렸던 지난 4년을 벗어던지고 프리메라리가에서 20골을 터뜨리며 득점 선두를 달려 2년 연속 빼앗긴 득점 1위를 올 시즌 노리고 있다. 뿐만 아니라 챔스 득점 역시 조별리그 5경기에서 9골을 성공시키며 역시 1위에 올라섰다.
호날두 역시 부상의 위험이 없었을까. 그 역시 경미한 부상으로 그라운드에서 뛰지 못한 적도 있다. 하지만 메시와 다른 점은 큰 부상이 아니었다는 데 있다. 지속적인 공격포인트를 올리면서도 부상을 당하지 않는 자리관리와 노력이 그를 다시 세계 최고의 자리에 올리는 요인이 된 것이다.
올해 이들 간 최대 매치가 기다리고 있다. 프리메라리가 경기는 물론 챔스, 그리고 국왕컵 여기에 세계 축구의 대잔치인 2014 브라질 월드컵이 눈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1위를 논하기 어렵다고 생각하는 이가 있는가. 꾸준한 자기관리와 피나는 노력으로 한해 69골 득점을 통해 유럽계 최강임을 입증한 호날두, 이를 인정한 발롱도르까지 현존하는 최강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라는 데 이의를 제기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시민과 공감하는 언론 일요주간에 제보하시면 뉴스가 됩니다'
▷ [전화] 02–862-1888
▷ [메일] ilyoweekly@daum.net
[저작권자ⓒ 일요주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