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꿈틀거리는 색채의 물결 속에 부조의 형상을 심어내는, 그리고 정적인 화면 형태를 거부하는 두텁고 거친 흙의 질감은 고향집의 흙벽처럼, 또 우리들 마음 속 깊은 곳에 간직한 향수처럼 심금을 울리는 감흥이 있다.
거친 마대를 바탕으로 그 위에 석분이나 황토, 흙, 유채, 바인더(binder) 등을 사용해 거칠고 투박한 느낌을 주는 그의 표현 기법은 한국적 토속적 미학에 대한 지향이요, 그 정점이다.
그의 작품은 기실 제재의 외연 묘사보다는 그 속에 생명과 숨결을 불어넣는 독특한 조형성과 꿈틀대는 시각예술의 폭넓은 미감을 보여주고 있다.
조강훈, 그의 작품을 관통하는 중심에는 무엇보다 ‘한국성’이 있다.
그의 초기 작품 세계는 농악·장고 등 우리 삶의 토양에서 빚어진 한국적 소재로 전통성에 입각한 한국적 가치와 이미지를 나타내기 위한 표현 방법이 모색되었다.
‘소’ ‘닭’ ‘말’과 같은 친근한 동물들을 은유적이고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 또한 우리의 전통적 삶의 방식인 농경문화, 그 이미지를 조형화하려는 시도다. 유년과 청소년기를 보낸 고향 순천과 청년기 광주에서 형성된 감성이 작품 속에 그대로 녹아든 것은 물론이다.
표면적으로 그의 작품은 주제나 소재에서 전통성을 함유하고 있으나, 그 속에는 작가 자신은 물론이며 현대인의 상실과 실존을 투영하는 은유적 상징성이 내포돼 있다.
‘달리는 소’ 등 그의 근작들은 한국적인 정서와 이미지를 극대화시키면서도, 그가 주요 화두로 삼는 ‘소’와 ‘말’의 이미지는 동물적 의미의 표현을 넘어 작가 자신이 처한 무거운 현실과 삶에 대한 고통을 일순간에 전도시키려는 특유의 근성과 그 삶의 고통을 내면에 한정시키지 않고 밖으로 뛰쳐나가게 만드는 강한 역동성을 엿볼 수 있게 한다.
때로는 침묵이, 눈물이, 걷잡을 수 없을 만큼 격정적인 분노가 되기도 하고, 그것도 성에 차지 않으면 싸우고, 또 힘차게 내달려 보기도 하는 ‘소’와 ‘말’의 모습과 표정은 우리가 도처에서 마주하는 숱한 군상들이 겪는 삶의 희로애락에 다름 아니며, 작가 자신의 자화상이기도 하다.
작가의 작품이 주는 매력은 무엇보다 단순함, 명료함에서 오는 군더더기 없음이다. 구상이지만 추상과 인접한 감필(減筆)적 기법은 역동적 구도와 조화를 이루며 보는 이의 마음에 힘찬 감동을 선사한다.
감필이란 당(唐)나라 말기 오대의 일격(逸格) 화가에서 시작되어 송(宋)대에 널리 유행한 수묵화의 한 화법으로 필수를 줄이고 형상을 생략, 그 본질을 표현하는 미술기법이다.
그의 작품은 과거와 단절돼 가는 현대인들에게 우리 문화의 정체성을 되새기게 함은 물론 날로 피폐한 삶을 살아가는 소외된 우리네 군상들에게 힘차게 내달리는 그의 ‘소’처럼 강인하고 역동적인 삶의 의지와 힘찬 도전 정신을 갖게 할 터이다.
-A. Daniel 소피아 국립 예술대학원교수
소의 표정들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표정들과 같습니다
웃기도 하고 화를 내기도 하며
또 싸우기도 하지요
이 같은 소의 표정과 노는 모습들을
조형적 구조로서 작품화시킨 것이
저의 작품입니다.
한편 소의 모습들은
바로 저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제 자신의 개인적 경험들을
소라는 동물을 통해
다소 상징화시킨 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작가노트






PROFILE
조강훈 Cho, Kang-Hoon
소피아 국립 예술대학교 파인아트마스터디그리(MFA)
조선대학교 미술대학
개인전 10회
KIAF, 서울오픈아트페어, 화랑미술제 국내외 단체전 및 초대전 300여회
샌프란시스코 아트페어 / 마이애미 아트페어 / 퀼른아트페어
햄튼 아트페어 /북경아트페어 등참가
대한민국미술대전 심사위원 역임
단원미술제 상임위원 역임
대한민국전통미술대전 운영위원장 역임
사단법인 한국미술협회 고양지부장 역임
사단법인 한국미술협회 경기도 지회장 역임
사단법인 한국미술협회 전국지회장단 협의회 회장 역임
현재.
비전한국미술2012 대표 / 한국미술문화진흥회 대표
(사)한국미술협회 이사장, (사)한국전업미술가협회 회원,
그룹 선과색, 무진회
아트그룹 자유로 회원, 경기미술협회 고문, 고양미술협회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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