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뒤에 가려진 말라리아와 '세계모기의 날' [허준혁한방]

허준혁 칼럼니스트 / 기사승인 : 2022-08-20 09:4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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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준혁 UN피스코 사무총장

[일요주간 = 허준혁 칼럼니스트] 1993년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연출하여 공룡신드롬을 일으켰던 <쥬라기공원>시리즈가 올해 상반기 <쥬라기 월드 : 도미니언>을 끝으로 긴 여정을 마쳤다.


영화사에 일대 획을 그은 <쥬라기>시리즈는 중생대의 호박에 갇힌 모기에서 공룡의 DNA를 추출해 재현한다는 설정에서 시작한다.

조그만 모기가 두꺼운 공룡의 피부를 뚫고 채취한 공룡의 피에서 공룡의 DNA를 추출한다는 이론적 배경만으로도 모기의 역사와 생존력을 짐작할 수 있다.

모기는 매년 72만여명의 목숨을 앗아가는, 세상에서 사람을 가장 많이 죽이는 동물 1위다. 2위는 사람 47만명, 3위는 뱀 5만명이다.

1881년 시작된 파나마 운하 건설공사는 모기에 물린 노동자들이 황열과 말라리아에 걸려 1,200여명이 사망했고 공사는 결국 1884년 중단됐다. 알렉산더 대왕도 모기에 물려 죽었다는 것도 유명한 일화이다.

모기를 유충때 박멸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흥미로운 것은 모기를 쫓는 가장 좋은 방법은 수컷모기소리라는 것이다.

피를 빠는 모기는 알을 낳기 위한 영양분이 필요한 암컷모기이다. 암컷모기는 일생동안 단 한 번만 교미를 하며, 이후로는 수컷모기를 피한다. 따라서 수컷모기의 소리는 암컷 모기를 도망가게 만든다는 것이다.

인류의 생명을 제일 많이 앗아간 감염병 '말라리아'는 '나쁘다'라는 뜻의 'Mal'과 '공기'라는 뜻의 'Air'가 결합된 말이다. 나쁜 공기에 의해 감염되는 것으로 생각한데서 비롯된 말이다.

그러던 중 1897년 8월 20일 영국의 의사 로널드 로스경이 모기가 말라리아의 주범임을 밝혀냈고, 그 업적으로 1902년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하였다.

로널드 로스 경은 말라리아의 경각심과 백신개발을 위해 1897년 8월 20일을 세계모기의 날로 알려져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1930년 런던 위생열대의학대학교가 기념행사를 시작하면서 세계모기의 날이 되었다.

로스 경의 경고에도 말라리아백신은 무려 124년 이 지난 2021년에야 WHO로부터 승인이 떨어졌다.

코로나19와 대조적으로 말라리아와 결핵은 '가난한 나라들의 감염병’으로 치부되면서 국제적인 지원 부족 속에 많은 생명들이 숨져가고 있다.

2020년 전 세계 말라리아 감염자 2억4천1백만명의 95%, 사망자 62만7천명의 96%가 아프리카에서 발생, 1분에 1명씩 죽어가고 있다

전세계 인구 4명중 1명인 20억명이 걸릴 정도로 전파력 센 결핵 역시 매년 130만명이 아시아를 중심으로 사망하고 있다.

20일은 세계모기의 날…. 사흘 뒤인 23일은 모기도 입이 돌아간다는 처서이지만, 코로나19만큼 많은 소중한 생명들이 모기 등과 관련한 또 다른 병으로 사라져가고 있는 것이 지구촌의 일그러진 자화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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