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캉스와 휴캉스 [허준혁한방]

허준혁 칼럼니스트 / 기사승인 : 2022-06-14 10:4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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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준혁 UN피스코 사무총장
[일요주간 = 허준혁 칼럼니스트] 예전에 여름휴가와 관련한 설문조사 결과 가족(72.6%)과 함께 2박 3일(45.3%) 동안 바다(48.9%)를 찾아 콘도(30.3%)나 펜션(30.2%)에 묵을 계획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고 합니다. 가족이 바닷가에서 2박 3일 동안 삼겹살을 구워 먹는 게 우리나라 사람들이 생각하는 표준형 여름 휴가인 셈입니다.

휴가철이면 가장 호황을 누리는 곳은 휴양지인 이탈리아의 사립탐정들이라고 하는군요. 혼자 바캉스를 떠난 배우자를 감시해 달라는 주문이 매년 400%씩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라나요. 빛이 있으면 그늘도 있다고나 할까?

휴가(vacancy)란 말의 어원은 라틴어 바카티오(vacatio)인데 "무엇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이라는 뜻입니다. "비운다"는 뜻도 있구요.

그런 점에서 바캉스는 비움의 문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시 채우기 위해 많은 것들을 비우는 것이죠. 따라서 바캉스는 곧 재충전의 시간이기도 합니다. 수도원이나 수녀원 등이 새 휴가명소로 부상하면서 명상휴가객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겠습니다.

휴식은 심신의 활력을 키우는 샘물과 같습니다. 잘 쉬어야 업무 효율도 행복지수도 높아집니다. <팡세>의 저자 파스칼은 “인간의 모든 불행은 단 한 가지, 고요한 방에 들어앉아 휴식할 줄 모르는 데서 비롯된다”고 했습니다.

몸과 마음을 가장 편하고 즐겁게 할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 진짜 휴식입니다. 휴식(休息)은 쉴 휴(休)+숨쉴 식(息)으로 ‘사람이 나무 옆에 앉아(休) 스스로 마음을 들여다보고 숨 쉬는 것(息)입니다.

쉼과 비움을 통한 재충전... 휴캉스란 말이 있는 줄 알았더니 제가 만든 말이었네요ㅎ 아름다운 여름계획들 맹글어보시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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