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시와 울 엄마, 추석과 감나무 [허준혁한방]

허준혁 칼럼니스트 / 기사승인 : 2024-09-20 11: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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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준혁 UN피스코 사무총장

 

[일요주간 = 허준혁 칼럼니스트] "생각이 난다/홍시가 열리면/울 엄마가/생각이 난다/(중략)/눈이 오면 눈 맞을 세라/비가 오면 비 젖을 세라/험한 세상 넘어질 세라/사랑 때문에 울먹일 세라/(후략)" - 홍시(울 엄마)/나훈아

​남녀의 유골을 구별하는 방법 중 가장 기본적인 것은 뼈색깔이다. 뼈새깔이 짙으면 여성이라고 한다. 여성은 아기를 낳으면서 철분이 빠져나가 검기 때문이다.

​추석 차례상에는 감이 있다. 열매를 맺지 않은 감나무는 나뭇가지 속에 검은 신이 없고 감이 열린 나무는 검은 신이 있다. 감을 기제사상 나 차례상에 놓는 것도 이러한 감의 속성이 자식을 낳고 키우는 부모와도 같기 때문이다.

​감나무는 100년이 되면 1000개의 감이 달린다고 했다. 감나무를 자손의 번창을 기원하는 기자목(祈子木)으로 생각한 것도 이 때문이었다.

​감나무의 7 덕 5 절이 있다. 

 

▲ 홍시와 울 엄마, 추석과 감나무 [허준혁한방]


7 덕은 1. 긴 수명 2. 좋은 그늘 3. 새가 집을 짓지 않음 4. 꾀지 않는 벌레 5. 아름다운 단풍 6. 맛있는 열매 7. 글을 쓸 수 있는 잎...

​5 절은 1. 잎이 넓어 글씨 공부를 할 수 있으니 문(文) 2. 목재가 단단해서 화살촉을 만드니 무(武) 3. 겉과 속이 한 결 같으니 충(忠) 4. 치아가 없는 노인도 즐겨 먹을 수 있으니 효(孝) 5. 서리를 이기고 오래도록 매달려 있으니 절(節)이 그것이다.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이 나는 것이 이치이지만 감은 그렇지 않다. 감의 씨앗을 심으면 감나무가 나지 않고 돌감나무라 불리는 고욤나무가 난다. 3~5년쯤 지났을 때 기존의 감나무를 잘라 고욤나무에 접을 붙여야 다음 해부터 감이 열린다.

​생가지를 칼로 째서 접붙일 때처럼 아픔이 따라야 비로소 감나무가 된다. 사람도 태어났다고 해서 다 사람이 아니라 가르치고 배워야 사람이 된다.

​식물이면서도 맹수의 제왕 호랑이가 가장 무서워하며, 마냥 떨어지기만을 기다리지 마라고 일깨워줬고, 수확하더라도 까치밥으로 몇 개는 남겨두는 정을 가르쳐주던 감...

​올해를 끝으로 사실상 은퇴를 시사한 가황 나훈아 님이 홍시를 좋하하시던 어머니를 생각하며 만든 곡 '홍시(울 엄마)'가 더 애절하게 다가온다.

​"그리워진다/홍시가 열리면/울 엄마가 그리워진다/눈에 넣어도/아프지도 않겠다던/울 엄마가 그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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