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간이대지급금·생계비 융자 제도 사각지대… 임금채권보장법 개정해야"
홈플러스 노조, 김병주 MBK 회장 불기소에 반발… "대주주 책임은 별개"
MBK 측에 관련 질의 내용 전달했으나, 현재까지 별도의 답변 받지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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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석을 앞두고 홈플러스의 임금 체불이 장기화하면서 노동자들의 생계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홈플러스 노동조합은 7~9월 급여와 명절 상여금 지급 문제를 비롯해 현행 체불근로자 지원제도의 사각지대를 지적하며 대주주 MBK파트너스와 정부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사진=newsis) |
추석 명절을 앞두고 홈플러스의 임금 체불이 이어지는 가운데 마트산업노동조합 홈플러스지부가 체불임금의 조속한 해결과 대주주 MBK파트너스의 책임 있는 조치를 촉구했다.
마트산업노동조합 홈플러스지부(이하 노조)는 23일 “지난해 12월부터 임금 체불이 이어지고 있으며, 7월 급여를 시작으로 8·9월 급여와 추석 명절 상여금까지 지급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노조는 일부 현장 노동자의 누적 체불액이 1000만원에 육박한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홈플러스 정상화를 위해서는 현장을 지켜온 노동자들의 체불임금이 더 이상 늘어나지 않도록 조속히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회사 정상화를 위해 명절 상여금을 6개월에 걸쳐 분할 지급하는 방안에 동의하는 등 고통 분담에 나섰지만, 사측과 대주주 MBK파트너스가 지급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 간이대지급금 기준 두고 “현실화해야”… 연속 체불에도 생계비 추가 융자 제한
노조가 제기한 첫 번째 문제는 체불임금에 대한 간이대지급금 제도다.
노조는 고용노동부가 간이대지급금 제도를 운영하고 있지만, 일부 현장 노동자는 신청 자격을 충족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현행 ‘임금채권보장법’상 재직자 간이대지급금은 시간급 통상임금이 최저임금의 110% 미만인 경우 신청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노조는 최근 법 개정과 사법부 판결 등에 따라 통상임금 산입 범위가 달라지고 과거 계산에서 제외됐던 상여금이 포함되면서, 실제 급여가 최저임금 수준인 노동자도 서류상 통상임금이 최저임금의 110%를 넘어 지원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통상임금 산입 범위가 확대됐지만 간이대지급금 자격 기준은 기존 기준에 머물러 있다”며 최저임금 노동자가 제도에서 배제되지 않도록 신청·산정 기준을 현실화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체불근로자 생계비 융자 제도에 대해서도 개선을 요구했다. 고용노동부와 근로복지공단이 추석을 앞두고 생계비 융자 금리를 연 1.0%로 한시적으로 낮췄지만, 연속적인 임금 체불을 겪는 노동자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에는 한계가 있다는 주장이다.
노조에 따르면 ‘임금채권보장법’ 제7조의3에 따른 생계비 융자는 기존 융자 잔액이 남아 있으면 새로운 체불이 발생하더라도 추가 신청이 제한된다.
이에 따라 홈플러스처럼 7~9월 임금 체불이 연속해서 발생한 경우 과거 체불로 이미 융자를 받은 노동자는 추가 지원을 받지 못할 수 있다며, 새롭게 발생한 체불에 대해서는 기존 융자 잔액과 관계없이 추가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관련 법령과 고시를 개정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 7월 급여 ‘분할 지급’ 통보… 노조 “MBK·정부 책임 있는 대응해야”
7월 급여 지급을 둘러싼 문제도 제기됐다.
노조는 사측이 당초 두 달간 체불된 7월 급여를 9월 21일 전액 지급하겠다고 했으나 이를 지키지 않고, 9월 23일과 30일 두 차례로 나눠 지급하겠다고 통보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이로 인해 추석을 앞두고 카드대금과 공과금, 생활비 등을 준비하던 노동자들이 다시 가계 적자와 연체 위험에 놓이게 됐다고 호소했다.
명절 상여금도 쟁점으로 제기했다. 노조는 회사 정상화를 위해 상여금을 6개월에 걸쳐 분할 지급하는 방안에 동의했지만, 첫 지급일인 9월 18일에도 6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이 지급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사측이 구체적인 지급 시점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노조 측 주장이다.
최철한 마트산업노동조합 홈플러스지부 사무국장은 “노조가 회사 정상화를 위해 두 달간의 임금 체불을 감내하고 상여금 분할 지급에도 동의했지만, 상여금 지급 약속 파기와 월급 분할 지급 통보가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홈플러스 정상화를 위해 직접 나서 대주주의 책임을 묻고 정상화를 위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부의 체불임금 지원책에 대해서도 제도 개선을 요구했다. 최 사무국장은 통상임금 산입 범위 변화로 최저임금 수준의 노동자가 간이대지급금 대상에서 제외되거나, 기존 융자가 있다는 이유로 생계비 추가 융자를 받지 못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상여금 산입 확대를 반영한 간이대지급금 신청·산정 기준 현실화 ▲연속 체불 노동자에 대한 추가 융자 허용 ▲MBK파트너스와 김병주 회장의 7·8·9월 급여 및 상여금 등 체불액 해결 ▲정부의 홈플러스 정상화를 위한 적극적인 역할 등을 요구했다.
◇ 김병주 MBK 회장 불기소에 반발… “형사 책임과 대주주 책임은 별개”
홈플러스지부는 이날 별도 성명을 통해 홈플러스 대주주인 MBK파트너스 김병주 회장에 대한 검찰의 불기소 처분에도 반발했다.
노조는 홈플러스의 신용등급 강등 사흘 전인 지난해 2월 25일 발행된 820억원 규모 전자단기사채(ABSTB)와 관련해 MBK 경영진의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가 수사 대상이 됐으나, 검찰이 김 회장에게 형사 책임을 묻지 않기로 결론 내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검찰의 형사적 처분과 기업 대주주로서의 책임은 별개의 문제라고 주장했다. 2015년 MBK의 홈플러스 인수 이후 점포 매각과 투자금 회수, 법원 회생절차로 이어진 과정에 대한 대주주의 책임까지 없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게 노조 측 입장이다.
최 사무국장은 김 회장과 MBK파트너스에 사재 출연을 통한 체불임금 해결과 홈플러스 정상화를 위한 책임 있는 조치를 촉구했다.
한편 본지는 MBK 측의 입장을 확인하기 위해 관련 질의 내용을 고객센터를 통해 전달했으나, 현재까지 별도의 답변을 받지 못했다.
일요주간 / 임태경 기자 allonbeb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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