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Newsis |
이번 사건에서 자식을 잃은 어느 부모는 한국 땅에서 다 정리되면 이민을 떠나겠단다. "이 나라가 내 자식을 버렸기 때문에 나도 내 나라를 버리겠다.”는 이 부모는 아들의 장례를 치르고 이민을 떠나겠단다.
내 자식 버렸기에, 내 나라를 버리겠다
그렇게 라일락 피는 4월 잔인한 달은 우리에게 억장이 막히는 슬픔을 주었다. 가슴이 터질 것 같다. 어른들, 우리 모두를 포함해서 기성세대가 오늘처럼 미웠던 적이 없다. 정말 너희들에게 해준 게 없다.
잘못했다. 모두 어른들이 잘못했다. 미안하다. 모든 것이 처음부터 엉터리였다. 너희들에게 참답게 살라고 가르치던 어른들은 온갖 추악한 짓을 했다. 몇 명이 탔는지도 몰랐고, 무거운 화물을 얼마나 실었는지도 몰랐다.
그것을 감독하는 기관에서는 눈을 감고 있었고, 뒷돈을 받고 묵인해준 관계당국이 도사리고 있었고, 그런 것을 모르는 너희들은 들뜬 마음으로 환상의 제주도를 그려보며 선실에서 친구들과 재잘재잘 이야기꽃을 피웠을 너희들은 지금 어디 있느냐?
너희 앞에 엎드려 빌면 용서가 될까?
세월호 침몰 13일째 아침부터 추적추적 비가내리고 있다. 아직도 그 차가운 물속에서 엄마, 아빠를 부르다가 숨져 갔을 어린 영혼들에게 위로할 말을 찾지 못했다. 이 나라 공무원들은 허둥대다 시간을 보냈고, 지방선거를 앞둔 정치인들은 이런 와중에도 얼굴 알리기에 열을 올렸다.
대한민국의 어른들이 너희 앞에 엎드려 빌면 용서가 될까? 너희에게 ‘참되게 살아라.’라고 외치던 어른들의 행태는 어른 자격이 없다. 너희에게 ‘참되게 살아라.’라고 한 말이 너무 허황되어 반성하고 뉘우칠 어른들이 아님이 더 죄스럽다.
사고는 주기적으로 발생했다. 하늘에서, 땅에서, 바다에서, 그때마다 정부는 앞으로 절대로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으나 말뿐이고, 그때가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잊어버리고 말았다.
그렇게 많은 사고를 당하고도 이 나라 정부는 문제점을 고치지 못하고 말로만 이번 사건을 교훈 삼아 앞으로는 절대로 그런 일이 없을 것이라 약속했지, 그러나 또 엄청난 사건이 일어나고 말았다. 정말 잘못했다. 반성한다. 그래도 이번만은 믿어보자. 아니 믿으려 노력해 보자. 적어도 세계의 여러 나라에서 후진국이란 말은 듣지 말아야 할 것이다.
잠수부들이 목숨을 걸고 수중에 투입돼 노력했지만 무려 열사흘이 지났지만, 한 사람의 목숨도 구하지 못하고 바다에는 추적추적 비가 내린다. 어느새 팽목항은 기다림의 땅이 되었다. 팽목항, 5천만 국민이 이름 모를 항구였던 팽목항을 지금은 모르는 사람이 없다.
그만큼 우리 국민 모두는 슬픔의 땅, 기다림의 땅을 기억하고 있는 것이다. 누구를 탓할 것인가, 누구에게 이 슬픔의 분노를 하소연해야 하나. 사고수습에 허둥대는 정부, 사건이 터질 때마다 다시는 이런 사고가 없겠다던 정부는 또다시 그 말밖에 할 수 없을까. 너희들을 사지에 몰아넣고 자신들만 살겠다고 부랴부랴 도망쳐 나온 어른들을 어떻게 벌을 내려야 하나, 어떤 부모는 오죽했으면 내 나라를 떠나 이민을 가겠다고 하는가.
우리는 과거의 사고에서 교훈을 얻어야 했는데, 사고가 날 때마다 정부는 앞으로 절대 그런 일이 없겠다고 수없이 약속했지만 그때뿐, 시간이 지나면 그뿐이 아니었든가. 그렇게 당하고도 문제점을 고치지 못했다. 언론을 통해 팽목항을 지켜보는 국민들은 똑똑히 보았다. 정부당국이 이번 사고에 어떻게 대처했는가를…….
어디를 들춰봐도 온통 문제점이다.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말을 하지 않아도 잘 알고 있다. 정부가 무엇을 했는지, 선사(船社)가 무엇을 했는지 안전행정부는, 해양수산부는 무엇을 했는지 잘 보고 있었다.
물론 선장과 선원들도 잘못이 크다. 그러나 그렇게 만든 선사의 잘못이 세월호를 뒤집어엎었다. 거기에는 화물을 초과해서 선적을 해도 눈감아준 당국이 있었고, 그 당국을 감독할 정부는 손을 놓고 있었고, 그런 과정에서 분명히 부정한 돈이 오고갔을 것이다. 아! 슬프다. 이 나라가 지금까지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불법을 자행해온 후진국이 아니었던가.
대통령 지시에 필기하기에 바쁘고
외신들이 후진국이라고 폄하해도 할 말이 없다. 일본에서 18년 3개월 동안 오지 섬을 향해 운항하다 팔려온 세월호, 불행과 불미스런 일로 세계의 이목을 받으며 세계 정상들로 부터 위로를 받는 꼴이 부끄럽기도 하다.
20명의 학생을 구출하고 마지막 탈출한 배관설계공의 영웅적인 활동과 단원고교 김초원, 남원철 교사의 학생들을 끝까지 지켜주다 살신성인한 진정한 스승이었다. 하지만 100년 전 동종의 여객선 사고였던 타이태닉호와는 너무 상반된 선장의 행동에 아연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너무도 안타깝다.
이는 우리 기성세대의 이기주의와 안전 불감증에 깊은 반성을 요구하고 있기도 하다. 구조도 끝나지 않았는데, 자신들에게 유리한 입장을 발표하는 몰지각한 정치인들, 우리나라 국회의원들이 300여명이다.
그 중 단 몇 명이라도 팽목항을 찾아 실종자 유가족과 아픔을 같이 하는 국회의원이 있다면 그래도 우리나라는 희망이 있어 보일 것이다. 뺨을 때리면 맞고, 물세례를 퍼부으면 물을 덮어쓰면서 그들을 끌어안고 진정성을 보이는 정치인 한두 사람이라도 있다면 그래도 우리나라는 희망이 있다. 그러나 그들은 유가족이 겁이나 얼씬도 못한다.
국무위원들은 대통령 지시에 필기하기에 바쁘고, 누구도 대통령에 대해 참신한 정책을 말하는 자가 없는 필기 전문가들이 모인 각료들에게 우리 국민의 안전을 맡길 수 있을까. 아직도 구조되지 못한 학생과 탐승객이 바다 속 침몰된 선박 안에서 사투를 벌이다. 잠들어 있다. 현장에서는 유가족들이 제대로 구조가 되지 않고 있다고 답답해하고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
지난 26일(현지시각) 스페인 카나리아제도 근해에서 334명을 태운 1만2000t급 여객선 '볼칸 데타부리엔테'가 화재로 긴급 회항하는 사고가 벌어졌다. 그러나 승무원과 구조 당국의 빠른 대응으로 탑승자가 전원 구조된 것으로 전해졌다.
여객선이 스페인의 한 항구를 떠난 지 20분 만에 차고에 있던 트럭의 엔진에서 불이 났고, 차고에 있었던 다른 차량들로 불이 옮겨 붙으며 화재가 커졌다. 이에 선장과 선원들은 비상벨을 울려 화재 사실을 알리고 배가 한쪽으로 쏠리지 않도록 배 좌현과 우현에 승객을 절반씩 나눠 갑판으로 이동시켰다.
또한 긴급 구조 요청을 받은 해경은 바로 헬기와 배 한 척을 사고 해역에 보냈다. 구조 당국의 지시에 따라 사고 여객선은 출항지로 되돌아 왔으며 승객 319명과 승무원 15명 등 모두 무사히 구출됐다.
한국에서 발생한 세월호 침몰 사고는 끝까지 배를 지켜야 할 선장이 가장 먼저 배에서 탈출하는가 하면, 구조 당국이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인 결과 수많은 탑승객들이 사망하거나 실종됐다.
이번 스페인 여객선 화재와 승객 전원구조와는 대비되는 모습에서 후진국이라는 소리를 들어도 할 말이 없다. 한편, 스페인 여객선 화재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스페인 여객선 화재, 전원 구조라니 다행이다" "스페인 여객선 화재, 우리나라도 스페인처럼 적절하게 대응했다면…" "스페인 여객선 화재, 전원 구조 됐으니 다행이지만 우리나라와 대비되는 모습에 왠지 씁쓸하다"등의 반응을 보였다.
윽박질러…하루아침에 쇄신되지 않아
대통령이 현장을 방문하여 공무원을 엄벌한다고 윽박질러서는 하루아침에 쇄신되지 않는다. 세세한 것 까지 모두 지시를 내리는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 스타일로는 지시사항만 받아쓰기 할 뿐 공무원의 체질이 바뀌지 않는다.
시간이 지나더라도 알아서 움직이는 시스템을 만들어내야 한다. 대통령 혼자 다할 수는 없다. 국무총리가 사임을 표했고, 또 전면적인 내각개편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제 새롭게 개각이 되면 대통령은 일을 맡겼으면 믿어야 하고 스스로 알아서 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어야 한다.
전국 곳곳에 법의 허점을 이용하여 땅을 사들이고, 그 땅을 은행에 잡혀 융자를 받아 회사를 만들고, 무려 50여개의 회사를 만들어 세모왕국을 만들려고 했던 집단이 있다면 검찰은 샅샅이 뒤져 뿌리를 뽑아야 한다. 재판부도 양형기준이 어떻고 하지 말고 이런 집단이 이 땅에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엄단을 내려야 할 것이다.
아직도 깊은 바다에 실종되어 있는 우리 어린 학생들과 탑승객들이 하루 속히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기를 진심으로 바라면서 관과 민이 서로 반목하여 구조에 차질을 빚지 말고 어떤 방법을 동원하더라도 실종자 가족의 동의를 얻어 하루 속히 구조하는 길이 최선이다.
모든 잘못은 그 후에 따지면 된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새롭게 선진국으로 가느냐, 마느냐 하는 것은 대통령의 결단이다. 모든 시스템을 새롭게 구축하여 건국하는 자세로 다시 틀을 짜야 한다. 그리고 이번 사고로 가족을 잃은 모든 유가족들에게 국가가 할 수 있는 모든 편의로 보듬어 주어야 할 것이다.
'시민과 공감하는 언론 일요주간에 제보하시면 뉴스가 됩니다'
▷ [전화] 02–862-1888
▷ [메일] ilyoweekly@daum.net
[저작권자ⓒ 일요주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