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이중행태' 논란, 겉으론 조현아 사퇴 뒤로는 카톡 검열

이수근 기자 / 기사승인 : 2014-12-10 16: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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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항공 조양호 회장. ⓒNewsis
[일요주간=이수근 기자] 이른바 ‘땅콩 리턴’ 파문을 일으킨 대한항공 조현아 부사장이 9일 사퇴했다. 하지만 부사장 직급과 등기이사, 계열사 대표 등은 유지키로 해 ‘보여주기식 사퇴’라는 비난 여론이 오히려 확산되고 있다. 게다가 앞서 조 부사장의 행위를 두둔하다 역풍을 맞은 바 있는 대한항공이 이번 사건의 유출자를 색출하기 위해 승무원들의 카카오톡을 검열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공식 사과와 조 부사장의 사퇴에 대한 진정성을 의심 받고 있는 상황이다.

대한항공에 따르면 9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땅콩 리턴’으로 물의를 일으킨 조 부사장의 보직 사의를 전격 수용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회의 참석 후 이날 오후 귀국한 조 회장은 인천공항에서 임원회의를 열고 조 부사장의 퇴진을 결정했다.

이 자리에서 조 부사장은 “본의 아니게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고객과 국민 여러분에게 죄송하다”고 사과의 뜻을 밝혔다.

이어 “저로 인해 상처를 본 분이 있다면 너그러운 용서를 구한다”며 “이번 사태의 책임을 지고 대한항공의 모든 보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조 부사장은 ‘대한항공의 기내서비스와 호텔사업부문 총괄 부사장’에서 물러나지만 부사장 직위와 계열사 임원 신분은 그대로 유지해 ‘보여주기식 사퇴’라는 비난이 나오고 있다. 이 밖에도 칼호텔네트워크, 왕산레저개발, 한진관광 계열사 3곳의 대표이사도 그대로 유지된다.

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조 부사장이 임원 지위는 그대로 유지한 채 대한항공 기내서브시, 호텔사업부문 총괄(CSO) 보직에서만 사퇴를 결정한 것은 악화된 여론을 봉합하기 위한 꼼수라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대한항공이 승무원들의 휴대전화 메신저, 카카오톡을 검열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대한항공의 이중적 행태가 비난에 휩싸였다.

9일 <MBN> 보도에 따르면 대한항공이 승무원들의 휴대전화 메신저, 카카오톡을 검열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은 이번 사건의 유출자를 찾기 위해 승무원들의 메신저를 검열했으며 또 승무원 관리자들에게는 일괄 메시지를 보내 언론 대응 방향을 강요했다는 것. 외부에서 이번 사태에 관한 문의가 올 경우 “해당 사무장의 자질이 부족해 벌어진 일이라고 답하라”고 지시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대한항공의 한 승무원은 8일과 9일 이틀에 걸쳐 회사 측이 승무원들의 카카오톡 대화방을 일일이 살펴봤다고 호소하며 이는 명백한 인권 침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은 “회사 차원의 검열은 사실무근”이라며 해당 사실을 부인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사무장이 자신의 팀원들을 관리하는 과정에서 개인적으로 주의사항을 지시했을 수는 있어도 회사 차원에서 검열과 대응방향을 강요한 것은 전혀 아니다”라며 “사무장은 팀원들에게 주기적으로 SNS를 통해 서비스 향상 등의 지시사항을 내려 왔었고, 이런 과정의 일부가 확대해석 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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