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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상연 한의사 |
만성소화불량 호소하는 환자의 ‘유병률은 15.5%
‘소화기능 정상화’ 스트레스 저감 식단조절 병행
효소가 풍부하다면 ‘화학적 기계적 소화력’ 왕성
막힌속 먼저 뚫어주는 치료후 육군자탕 처방복용
[일요주간 = 정상연 칼럼니스트] 소화가 안 되었던 경험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속이 거북하고 영양소가 제대로 몸에 흡수되지 못해 기력이 떨어진다. 이로 인해 작업능률도 저하되고 기분마저 우울하게 되는 등 삶의 질은 현격히 악화된다.
이러한 소화장애를 만성으로 갖고 있는 사람의 삶은 얼마나 괴로울까?
병원에 방문한다 해도 갖가지 검사 상 별다른 이상이 없다면 ‘기능성 소화장애’라는 진단명만 통보받게 되는데, 이러한 유형의 환자가 전 인구의 15.5%나 되고 평균 병력은 10년이라고 하니 가볍게 넘길 질환은 아니다.
예전에는 질환의 원인과 치료법을 명확히 제시하기 힘들어 ‘신경성 소화불량’이란 진단명이 붙는 경우가 많다. 최근에는 소화기계 운동기능이 현저히 떨어지는 것에 착안하여 ‘기능성 소화불량’이라고 부른다.
‘기능성 소화불량’에는 한의학적 치료가 매우 효과적인 것으로 보인다. ‘기능성 소화불량’으로 진단이 내려진 환자에게는 보통 평위산이나 향사평위산 등과 같은 소화제 처방을 우선 고려할 수 있다.
소화기계의 운동기능을 향상시키기보다는 식적(食積)으로 막힌 속을 먼저 뚫어주는 치료를 하는 것이다. 이는 원인치료의 기능강화에 입각한 치료방법이라 부르는데, 고장난 TV를 고치기 전에 기계에 쌓인 먼지부터 제거하는 것으로 이해하면 쉽다.
그러나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 하듯 평위산류의 한약은 장복을 해서는 안 된다. 필요 이상의 복용은 몸의 기력을 소진시켜 위장관 운동능력이 오히려 저하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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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경성 소화불량’이란 진단명이 붙는 경우가 많다. 최근에는 소화기계 운동기능이 현저히 떨어지는 것에 착안하여 ‘기능성 소화불량’이라고 부른다. |
식적(食積)이 제거된 후에는 육군자탕을 처방받아 복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육군자탕은 기능성 위장질환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유명한데, 따라서 일본 유수의 대학을 비롯한 여러 연구기관에서 임상연구가 활발히 진행되었다.
여러 대조군을 통한 다기관 임상시험들에서 4주 이상 지속된 식욕부진, 상복부 불쾌감, 메스꺼움 등 운동부전형 증상에 육군자탕 투여군이 저용량 대조군에 비해서 유의하게 효과가 있음이 여러번 밝혀졌다.
한편 육군자탕은 앞서 말한 평위산류와는 다르게 장복을 해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 한약으로, 한의사의 관리 하에 꾸준히 복용하는 것이 좋다.
만일 환자가 일반적인 기능성 소화불량 환자보다 설태가 두껍다든지 활맥(滑脈)이 나타나는 등의 담습(痰濕)소견이 현저하다면 육군자탕에서 발전된 반하백출천마탕을 복용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반하백출천마탕은 육군자탕보다 보다 효율적이다. 게다가 기능성 소화불량 환자의 변증유형 중 반하백출천마탕의 적응증인 비허담습형이 가장 많다는 것도 이 처방이 자주 활용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또 반하백출천마탕은 보험액스제로도 출시되기 때문에 저렴한 가격에 복용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한의원에서 추가적으로 침 치료를 받는다면 신경계를 안정시켜 위장운동을 도울 수 있다. 더욱이 중완 부위에 뜸을 뜬다면 침의 효과를 배로 향상시킬 수 있으므로 번거롭더라도 뜸 치료까지 받는 것이 좋다.
한의학 치료만큼 중요한 것은 생활습관을 교정하는 것이다. 우선 스트레스 관리를 하여야 한다. 소화기는 자율신경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장기라서 그만큼 스트레스에 민감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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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기관 임상시험들에서 4주 이상 지속된 식욕부진, 상복부 불쾌감, 메스꺼움 등 운동부전형 증상에 육군자탕 투여군이 저용량 대조군에 비해서 유의하게 효과가 있음이 여러번 밝혀졌다. |
그러나 한국에서 스트레스를 피하기는 어려운 법. 따라서 이미 받은 스트레스를 적절히 해소하기 위한 방법을 찾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다. 적당한 취미를 갖지 못한 사람에게 추천할 수 있는 것은 숲에서 산책하는 것이다.
다양한 연구결과를 통해서도 알 수 있지만 숲은 사람의 스트레스를 줄여주고 자율신경을 안정시켜주어 각종 질병을 치유해주는 효과를 갖고 있다. 베토벤이 하일리겐슈타트 숲길로부터 교향곡 6번의 악상을 선물로 받았다면, 우리는 동네 자그마한 숲으로부터 건강을 얻을 수 있다.
또한 식습관을 교정하는 것이 중요한데 그 중에서도 흰 밀가루의 섭취를 줄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정제된 흰 밀가루는 몸을 차게 만들고 복합탄수화물이 부족하여 소화기에 큰 부담을 준다.
더불어 혈당을 급격히 올리고 몸의 산화반응을 촉진하는 등 건강상 불이익도 많다. 따라서 흰 밀가루는 주방 선반 위에서 치워버리는 것이 좋은데, 밀가루 음식을 너무나도 좋아해 도저히 끊기 어려운 분들은 통밀이나 호밀로 된 밀가루 식품을 찾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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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습관을 교정하는 것이 중요한데 그 중에서도 흰 밀가루의 섭취를 줄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정제된 흰 밀가루는 몸을 차게 만들고 복합탄수화물이 부족하여 소화기에 큰 부담을 준다. |
또한 식탁에 발효음식을 많이 올려놓는 것이 좋다. 몸의 소화효소가 부족하여 화학적 소화력이 떨어지게 되면 소화기의 근육은 더 큰 부담을 떠안을 수밖에 없다. 게다가 다른 일을 해야하는 대사효소까지 소화기에 끌어들이기 때문에 몸의 대사력도 떨어진다.
따라서 먹는 음식에 효소가 풍부하다면 화학적, 기계적 소화력 모두 향상될 수 있다. 다행이 우리 전통음식에는 발효식품이 풍부하므로 평소 한식위주의 식단을 짜는 것이 좋다.
그 중에서도 청국장은 나토키나아제, 바실러스균 등을 포함한 효소와 유익균의 보고이므로 반찬으로도 좋지만 건강식품으로 생각하여 매일 적당량(수저 한스푼)을 복용하는 것이 권장된다.
사람에게 기(氣), 즉 에너지는 태어났을 때부터 지니고 있던 선천(先天)의 기와 자라면서 자양하는 후천(後天)의 기로 나뉘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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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순한 기능성 위장장애라고 생각했던 질환이 위궤양, 십이지장궤양, 췌장염, 담석증, 심지어는 위암, 췌장암 등의 증상인 경우도 있다. |
이 중 후천의 기는 모두 내가 섭취하는 음식으로부터 길러지기 때문에 좋은 음식을 먹고 제대로 소화흡수하는 것이 건강을 위한 첫 번째 관문이라 할 수 있겠다. 따라서 기능성 소화장애로 고생하는 분들은 한의학적 치료와 생활습관의 개선을 통해 하루 빨리 소화기능을 정상화시켜야 한다.
물론 단순한 기능성 위장장애라고 생각했던 질환이 위궤양, 십이지장궤양, 췌장염, 담석증, 심지어는 위암, 췌장암 등의 증상인 경우도 있다. 따라서 가까운 의원이나 한의원에서 전문적인 진단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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