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 12년 구형에 재계 ‘술렁’

김지민 기자 / 기사승인 : 2017-08-07 18: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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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재계, “지나친 형량이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7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징역 12년을 구형받았다. (사진제공=뉴시스)

[일요주간=김지민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7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징역 12년을 구형받았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 심리로 열린 이재용 부회장 등에 대한 결심공판에서 “이재용 피고인에게 징역 12년을 구형합니다. 그리고 최지성 피고인과 장충기, 박상진 피고인에게는 각각 10년을, 황성수 피고인에게는 징역 7년을 구형 합니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경영권 승계를 대가로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의 승마훈련을 지원하고, 미르·K스포츠 재단에 출연금을 내는 등 433억원을 주거나 혹은 주기로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날 직접 출석한 박영수 특검은 이 같은 이 부회장의 혐의에 대해 “부정한 청탁의 대가로 교부된 뇌물”이라며 징역 12년의 중형을 구형했다.


이에 대해 이 부회장 측은 “특검의 공소사실에 증거가 없고 부정적 인식과 추측만 나열하고 있다”며 “정황증거와 간접사실을 모조리 모아봐도 공소사실이 뒷받침 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이 부회장에 대한 1심 선고는 오는 25일에 내려질 예정이다.


이 같은 이 부회장에 대한 중형 구형에 일부 재계는 “지나친 형량”이라는 반응을 내비치기도 했다. 또 특검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뇌물죄를 입증하기 위해 이 부회장에게서도 실형 선고를 받아내야 하는 만큼 구형 형량을 무리하게 끌어올렸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편 아래는 이재용 부회장의 최후진술의 전문이다.


존경하는 재판장님, 판사님. 지난 5개월 동안 복잡한 재판을 세심하고 공정하게 들어주신 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구속 수감된 지난 6개월 동안 답답하고 억울한 마음도 없지 않았지만 한번 모든 걸 내려놓고 저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로 만들어보려 노력했습니다.



지난 몇 개월 재판 과정을 지켜보며 복잡한 법적 논리 등을 이해하기 어렵고, 특히 특검에서 얘기하는 공소사실도 인정할 수 없었지만 한 가지 깨달은 게 있습니다.

제가 너무 부족했고 챙겨야 할 것을 챙기지 못한 것, 이게 다 제 탓이었다는 점입니다. 다 제 책임입니다. 변명의 여지가 없습니다.

오늘의 삼성이 있기까지는 모든 임직원들, 많은 선배들의 피땀 어린 노력이 아니었으면 불가능했습니다.

창업자이신 저희 선대회장님 죄송합니다. 그리고 삼성을 글로벌 기업으로 키워주신 회장님의 뒤를 이어받아 삼성이 잘못되면 안 된다는 중압감에 저도 나름 노심초사하며 회사 일에 매진해 왔습니다.

하지만 제가 큰 부분을 놓친 것 같습니다. 저희의 성취가 커질수록 국민들과 우리사회가 삼성에 거는 기대는 더 엄격하고 커졌습니다. 이번 사건 수사와 재판 과정을 통해서도 많은 그런 것들이 드러났습니다.

이 모든 것이 제 부덕의 소치입니다.

저는 평소에 제가 경영을 맡게 된다면 제대로 한 번 해보자, 법과 정도를 지키는 것은 물론이고 사회에서 제대로 인정받고, 나아가서는 많은 사람들에게 존경받는 기업인이 되어보자고 다짐해보곤 했습니다.


그런데 뜻을 펴 보기도 전에 법정에 먼저 서게 되 버리니 만감이 교차하고 착잡합니다.

재판장님. 이것 한 가지만은 꼭 말씀드려야겠습니다. 제가 제 사익을 위해서나 개인을 위해서 대통령에게 뭘 부탁한다든지 대통령에게 그런 기대를 한 적은 결코 없습니다.

변호인께서도 말씀드렸는데 국민연금 오해받는 부분도 말씀드리겠습니다. 특검과 세간에서는 삼성물산 합병으로 인해 제가 국민연금에 엄청난 손해를 입히고 제 개인이 막대한 이익을 취한 게 아니냐고 의심을 갖고 있습니다. 존경하는 재판장님. 결코 아닙니다.

제가 아무리 부족하고 못난 놈이라도 국민들의, 우리 서민들의 노후자금인 국민연금에 손해를 입히면서 그런 욕심을 부렸겠습니까. 너무나 심한 오해입니다. 정말 억울합니다.

오해와 불신이 풀리지 않는다면 저는 앞으로 삼성을 대표하는 경영인이 되지 못합니다. 이 오해만을 꼭 풀어주시길 바랍니다.

그동안 삼성을 아껴주신 많은 분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큰 실망을 보여드린 데에 다시 한번 깊이 반성하고 사과드립니다. 존경하는 재판장님. 말씀드릴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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