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스페이스, 국산 무기체계 첫 미국 계약…K9MH로 美 자주포 시장 정조준

엄지영 기자 / 기사승인 : 2026-08-19 17:4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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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디펜스USA, 미 육군과 K9MH 시제품 6문 공급 계약…차륜형 자주포로 현지 시장 진출 본격화
▲ K9 차륜형 자주포(K9MH)가 국방과학연구소 시험장에서 사격시험을 하고있다.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국산 무기체계로는 처음으로 미국과 직접 계약을 성사시키며 세계 최대 방산시장인 미국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6·25전쟁 당시 미국의 포병 지원을 받았던 한국이 76년 만에 미국의 포병전력과 방산 기반 강화에 참여하게 됐다는 점에서 한미 방산협력의 새로운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자회사 한화디펜스USA는 19일 미국 육군과 K9 차륜형 자주포(K9 Mobile Howitzer·K9MH) 시제품 6문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을 통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기존 궤도형 K9 자주포에 이어 차륜형 자주포로 미국 시장에 진입하게 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9MH는 자동화 포탑을 적용한 차륜형 자주포다. 미 육군은 차기 자주포 도입을 목표로 올해 초부터 주요 글로벌 방산업체에 신형 자주포 시제품 제작을 의뢰했다. 복수의 글로벌 방산업체를 대상으로 납기, 요구 성능, 현지화 비용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했다.

미 육군은 향후 최대 4년간 K9MH가 미 육군의 작전운용개념에 부합할 수 있도록 세부 조건을 보완하는 과정을 진행할 예정이다. 통상 미군은 이 같은 맞춤 조정(customizing)을 거친 뒤 특별한 결함이나 결격사유가 없으면 최종 양산 계약을 체결한다.

K9MH의 미국 시장 진출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기술력과 함께 정부와의 긴밀한 협력도 주요하게 작용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방위사업청은 사업 초기부터 최종 수주까지 주요 현안을 수시로 공유하며 공동 대응했다. 특히 수주를 앞둔 마지막 단계까지 신속한 협의와 정부 차원의 지원을 이어갔다. 이번 계약은 정부와 기업이 하나의 팀으로 미국 방산시장 진출을 추진한 민관협력의 성과라는 의미도 갖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향후 K9MH의 안정적인 공급은 물론 미국 방산시장 내 입지를 확대하기 위해 방사청 등 정부와 적극 협력할 계획이다.

현재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단계적인 현지화 전략도 추진하고 있다. 지난 4월 미국 앨라배마주 오펠리카의 유휴 공장을 3년간 임차하는 계약을 체결하며 현지 생산 기반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지 자주포 공급망에도 투자해 미국 전투차량 산업 기반을 강화하고, 미국 육군의 장기적인 전력 현대화 파트너로 자리매김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계약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오랜 기간 구축해 온 미국 네트워크와 방산 수출 확대 전략이 결실을 맺은 사례로도 평가된다. 김 회장은 방산업을 국가 안보와 직결된 사업으로 보고 기술 경쟁력 확보와 글로벌 시장 진출을 지속적으로 강조해왔다.

이 같은 전략은 김동관 한화그룹 수석부회장의 미국 시장 공략으로 이어졌다.

당초 미 육군은 2020년대 초부터 신형 58구경장 화포를 탑재한 궤도형 자주포 개발 사업(ERCA)을 추진해 왔다. 이후 국제정세 악화 등으로 병력의 장거리 전개 수요가 늘면서 기동성이 높은 차륜형 자주포를 확보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전환했다.

김 수석부회장은 미군의 차륜형 자주포 수요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관련 사업에 대한 선제적인 대비를 지시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미군 사업 동향을 면밀히 파악하는 과정에서 2024년 3월 미 육군이 발표한 예산안에 차륜형 자주포 관련 사업이 포함된 것을 확인했다. 이후 같은 해 12월 K9MH 개발에 착수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이번 계약은 K9 자주포가 세계 최대 방산 시장에 진입한 의미 있는 성과이자 대한민국의 무기체계가 미국을 지키는, 한미동맹의 새 역사를 썼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차별화된 현지화 전략으로 미국에서도 안정적인 생산 기반을 구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일요주간 / 엄지영 기자 circle_9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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