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근선
여성민
나의 시에는 나의 인간이 있나요
나의 인간은 잘 있나요
한없이 다가가고 있나요 오사카의 꽃집에 가나요 오사카의 꽃집은 어디에 있습니까
모릅니다 시인은 사실의 세계와 해석의 세계를 교환한 사람입니다
오사카의 꽃집은 인간이었던 나의 목소리입니다
인간을 이루는 비물질적인 부분 인간은 물질에 비물질이 묻은 존재입니다 마음 슬픔 비물질이 물질을 파괴하는 존재입니다
빛에 빗물이 묻어 작은 새가 되나요
지구는 민들레다
이렇게 써도 구원받을 수 있나요 시인은 구원받지 못해요 온통 비물질이 묻은 몸으로 한없이 다가가요
민들레를 향해 다가가요
인간의 눈이
민들레로 보일 때까지
죽음에 시를 섞어 인간이 되나요
나의 인간은 잘 있나요

[일요주간 = 이은화 작가] ( 시 감상 ) 시인은 묻습니다. “오사카의 꽃집은” 어디에 있느냐고요. 주소가 있었다면 낡았거나 헐릴 수 있겠지만, 지도 밖에 있는 이 꽃집은 시제 없는 자리로 읽힙니다. 언제나 ‘가고 있는 중’으로만 존재하는 공간으로 말이지요.
시인은 그 꽃집을 “인간이었던 나의 목소리”라고 말합니다. 한때 인간의 소리였던 것이 지금은 꽃집이라는 이름으로 남아 있다는 뜻이겠지요. 물질에 마음이 스미면 인간이 되고, 빛에 빗물이 스미면 새가 됩니다. 민들레도 죽음도 그렇게 슬픔이 스민 또 다른 이름이라면, 오사카의 꽃집 역시 슬픔이 묻어 생겨난 자리일지 모릅니다.
무한히 가까워지되 포개어지지 않는 선, 오사카의 꽃집이 꼭 그래요. 시는 그곳을 향해 문장을 뻗어가지만 행이 늘어날수록 꽃집은 오히려 한 걸음 더 물러서지요. 이 물러남이야말로 시가 우리에게 건네는 선물일 거예요. 만약 닿았다면 그 꽃집은 애초에 상상이 가닿지 못한 공간이었을 테니까요.
그렇게 다가가다 마침내, 보는 사람이 보이는 대상이 되는 자리에서 “나의 인간은 잘 있나요”, 시인은 오사카 꽃집의 인사를 이렇게 되묻지요. 그러니 오사카의 꽃집이 어디 있느냐고 다시 묻는다면 닿지 않아서 완성되는 그 꽃집은, 이 시 안에서만 피어 있다고 가만히 생각해 봅니다.
※ 이은화 서울예술대학 졸업. 시집 『타인과 마리오네트 사이』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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