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배家네 토종 장칼국수 ‘김윤선 대표’

소정현 기자 / 기사승인 : 2021-12-21 14:50:05
  • -
  • +
  • 인쇄
강남이 너무 좁다는 ‘자신감 충일한 가족들’
강원도서 상경 ‘부부와 딸’ 3인이 가계운영
코로나 지친 자영업, 그래도 열심히 즐겁게
▲ 왼쪽부터 엄마 황미영, 딸 김윤선 대표, 아빠 김남훈

 

● 코로나에도 좌절보다는 희망을
지하철 2호선 강남역 1번 출구 인근에는 ‘강남역 효성해링턴타워’ 오피스텔빌딩이 자리한다. 그리고 그 빌딩의 지하 1층에는 ‘킵유어포크’라는 이름의 푸드 코트가 있다. 두 군데의 계단을 이용하거나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로 내려가면 삥 둘러 가지런히 정돈된 넓은 공간에 200여개의 좌석이 비치되어 있는데, 입구에 들어서면 다양한 메뉴의 푸짐한 먹거리로 고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찬찬히 살피면서 뒤 쪽으로 돌아 들어가면, ‘배家네 토종 장칼국수’라는 식당이 눈에 띈다. 토속 ‘장칼국수’ 세 종류와 ‘묵은지 김치찜’이 주 메뉴인 이 식당은 오픈한 지 이제 불과 6개월이 조금 넘었을 뿐이다. 이제는 ‘배달돼지&짜글이’, 주먹밥 등 다양하게 메뉴를 개발하여 고객들의 입맛을 한층 돋우려 한다.
 

▲ 얼큰함과 매콤함이 일품인 토종 장칼국수 와 시골밥상의 정겨움 ‘배달돼지&짜글이’


그러니 강원도에서 상경한 장년 부부와 딸로 구성된 전 직원 세 명의 꿈과 노력이 결실을 맺기에는 아직 이른 감이 있다. 대한민국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강남의 한 복판에서, 난다 긴다 하는 수많은 업소들의 치열한 경쟁과 견제를 뚫고, 그것도 오래된 굴레로 자영업자들의 목줄을 죄고 있는 ‘코로나 19’로 인한 각종 규제와 들쑥날쑥한 한계를 견디며, 오늘에 이르기까지 결코 쉽지 않은 도전과 행보였을 이 가족들의 사연이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


이미 각종 SNS와 배달앱의 리뷰 등을 통해서 맛집으로 점점 소문이 나고 있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현장의 반응이 궁금한지라 식사를 마친 한 고객에게 맛이 어떠냐고 넌지시 물어보니, 망설이지 않고 엄지 척을 하면서 직접 먹어보면 알 거라고 웃어보인다.

▲ 한 고객에게 맛이 어떠냐고 넌지시 물어보니, 엄지 척이다.


● 직접 농사를…신선한 식재료
강남역 인근에서는 많은 빌딩군이 난립해 있지만 푸드 코트가 운영되는 곳은 이곳이 유일하다. 실제로 너무도 오랜 기간 동안 적절한 대책이나 구제 방안도 없이 많은 자영업자들, 특히 요식업에 종사하는 상인들의 상처는 깊어질 대로 깊어진 상태다. 어떻게 하든 살아남아야 하는 절박한 현실에 꼭 맞아 떨어지는 전략이 있는 건 아니지만, 지금처럼 종잡을 수 없는 규제의 변동에 적절하게 대응하여 식당을 잘 운영한다는 건 정말 쉽지 않다.


예컨대, 고급스러운 분위기나 월등한 가격의 레시피가 아니라 오늘의 강남이 원하는 건 친근하고 부담 없는, 늘 곁에서 함께 있는 착한 이웃 같은 다정함이다. 혼밥이나 단체 식사나 어떤 종류도 어색하지 않고, 자율적으로 배식과 쟁반반납을 하며, 모자라는 음식은 주저 없이 더 달라고 할 수 있는 능동적 선진 문화가 어쩌면 강남의 신세대 의식과 잘 어우러진다.

▲ 힘이 무럭 무럭 샘솟는 주먹밥


처음 찾은 사람이 마치 어제도 왔었던 듯 느껴지는 친근함, 자주 오는 사람이 전혀 지루하지 않고 항상 새롭게 느껴지는 신선함, 그리고 고향을 떠난 사람이 언제나 그리워하는 집밥처럼 고향의 맛을 듬뿍 담고 있는 식단, 토속적이면서도 외국인들의 입맛까지 유혹함에 부족함이 없는 깊고 그윽한 향기, 이 모든 게 골고루 반죽되어 빚어내는 분위기가 이 식당의 매력이며 특징인 것 같다.


강원도에서 직접 농사를 지어 갖고 온 맛깔스런 장과 고춧가루, 기름 등과 아울러 발품 팔아 엄선한 야채와 고기, 또한 모든 신선한 식재료들로 이른 아침 시간부터 정성껏 준비한 메뉴로 강남의 직장인들과 학원생들, 그리고 오피스텔의 입주민들 입맛을 만족케 하기 위해 오늘도 주방에서는 음식 만드는 소리가 쉬지 않고 들려난다. 아! 바쁘다. 점심시간에 늦지 않고 식사를 마치려면 부지런히 내려가서 줄을 서야 한다.

[일요주간 = 소정현 기자]  

 

 

[저작권자ⓒ 일요주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오늘의 이슈

댓글 0

댓글쓰기
  • 이 름
  • 비밀번호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