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故노태우 前대통령! ‘88올림픽조직위원장’을 추모하며

윤강로 국제스포츠외교연구원장 / 기사승인 : 2021-10-30 17: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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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올림픽유치와 성공적 개최에 크게 기여
자네 말이 빠르잖아! ‘통역완급조절 회상’
집중케하는 묘한 카리스마와 마력 소유자
▲ 윤강로 국제스포츠외교연구원장

 

[일요주간 = 윤강로 국제스포츠외교연구원장] 필자가 1982년부터 KOC(대한올림픽위원회)/대한체육회에서 국제업무를 담당하며 당시 정주영KOC위원장(대한체육회장 겸임/작고)통역은 물론 당시 제2대 체육부장관인 이원경(작고) 추후 외무부장관(영어는 능통하시기에 때문에 불어 통역만 해드렸음), 염보현 당시 서울특별시장 등의 국제스포츠관련 고위인사 방한 예방 면담 시, 모든 통역을 두루 전담할 만큼 이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었나보다.

그러다 보니 자연히 당시 ‘서울올림픽대회 조직위원회’(SLOOC) 위원장직을 맡고 계시던 노태우 전 대통령 비서실의 요청으로 외빈통역(영어와 주로 불어)까지 가끔 도와드리곤 했는데, 한참 후 외대 영어과 동문으로 같은 외대통역대학원출신 곽중철 선배가 SLOOC에 전담 통역(이후 SLOOC 통번역실장)으로 스카우트되어 이후에는 그분 통역을 전담하게 되었다. 

 

▲ 서울올림픽조직위원장 시절의 노태우 전 대통령이 당시 사마란치 IOC위원장(국제올림픽위원회) 방문 시 배석 하였으며 필자는 통역중


故노태우 당시 SLOOC(서울올림픽대회 조직위원회) 위원장은 1932년 생 원숭이띠로써 ‘사마란치’(Juan Antonio Samaranch, 1920년 생) 전 IOC(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장, ‘마리오 바스케스 라냐’(Mario Vazquez Rana, 1932년 생) ANOC(국가 올림픽 연합회) 회장, 평창2020동계올림픽유치위원장이었던 공로명 전 외무부장관(1932년 생) 및 필자(1956년 생)와는 모두 ‘띠 동갑’이다.

노태우위원장께서는 매우 침착 하시고 부처님 귀를 방불케 하는 귓불을 가지고 계셔서 그런지는 몰라도 남의 이야기를 잘 들어 주시고, 말씀도 천천히 조용조용히 목소리 톤을 낮추어 하시기 때문에, 일단 말문을 여시면 좌중이 전부 더욱더 조용해지고, 저절로 그분의 말씀에 빨려 들어가듯이 집중케 하는 묘한 카리스마와 마력의 소유자이기도 하였다.


▲ 노태우 서울올림픽조직위원장 시절 셰이크 파하드(Sheikh Fahad) OCA(아시아 올림픽 평의회)회장 접견 장면(필자는 우측에서 통역 중)


그분이 서울올림픽대회 조직위원회 위원장 재직 중이던 1984년, 명동 당시 외환은행본점(현 하나은행건물)에 위치한 서울올림픽조직위원회 위원장 집무실에서 당시 OCA(아시아올림픽평의회) 회장 겸 쿠웨이트 IOC위원이었던 ‘파하드 알아흐마드 알자베르 알사바’(1990년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 시 교전 중 사망)와의 면담 시, 필자가 긴장한 나머지 통역을 빨리 하였나 보다. 그때 노태우 조직위원장은 부드럽지만 아주 나지막이 “이봐, 자네 말이 너무 빠르잖아!”라고 완급조절을 요구하셨던 기억이 난다.

이후 지금까지도 가끔 예기치 못한 통역이나 국제회의 발언 때 이 말 한마디가 귓가에 쟁쟁하게 떠올라 발언 속도와 수위 조절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 모로코 IOC(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 면담 시 제2대 이원경 체육부장관 시절 불어로 통역 중인 필자

한반도 정세가 불안하다며 서울올림픽개최지 제3국 변경을 줄 곳 주장한 당시 소련의 ‘그라모프’(Gramov) 체육장관의 멕시코ANOC(국가올림픽연합회) 총회에서의 책동을 노태우 당시 서울올림픽대회 조직위원회 겸 대한올림픽위원회(KOC)위원장이 ‘마리오 바스케스 라냐’(Mario Vazquez Rana) ANOC(국가 올림픽 연합회) 회장 및 사마란치(Samaranch) IOC위원장과 연합하여 굳게 지켜 내기 위한 방편으로 ANOC총회멕시코선언문을 채택하는데 스포츠 외교적 역할을 주도하기도 하였다.

서울1988올림픽유치와 성공적 개최에 크게 기여하신 노태우 SLOOC위원장 겸 KOC위원장 겸 전 대통령 영전에 이 글과 사진을 봉헌하며 고인의 명복을 빈다. 부디 영면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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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강로 국제스포츠외교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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