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그해 소풍의 저자’ 임명자 작가를 만나다.

소정현 기자 / 기사승인 : 2022-06-08 17: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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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문학은 산소였고 ‘정신을 살찌우는 밥’이었으며
다양한 세상을 넓고 깊고 높게 보는 ‘입체적 里程標’

가족! 든든한 울타리 ‘소소한 행복을 발견하는 共感’
쌓아온 경험 지혜로 승화시킬 때 진정 ‘우아한 노인’
▲ 임명자 작가! “인연은 사람이든 환경이든 우리 삶에서 우연처럼 필연이 다가옵니다.”

 

● 그해 소풍이라는 에세이 화보집을 단행본으로 출간하셨는데?

▼ 1990년 시로 등단하면서 문단 활동을 시작하여 3권의 시집과 ‘그해 소풍’을 포함하여 3권의 에세이집을 출간했습니다. 내게 문학은 산소였고 정신을 살찌우는 밥이었으며, 세상을 넓고 깊고 높게 보는 이정표였습니다.

인연은 사람이든 환경이든 우리 삶에서 우연처럼 필연이 다가옵니다. ‘그해 소풍’은 구체적이진 않았지만, 머릿속에 어렴풋이 구상하고 있던 것이 현실적인 상황과 맞물려 태어난 작품집입니다.

● 부군의 건강 문제로 잠시 요양했던 ‘그해 소풍의’ 배경되는 강화도의 펜션이 궁금하다.

▼ 남편의 건강에 대한 이야기는 ‘그해 여름’ 1, 2부에서 여러 차례 밝히고 있습니다. 해를 거듭하며 여러 번의 수술로 인해 정상적으로 활동하기는 무리가 있습니다. 지금의 건강상태는 양호한 편이지만, 외출이 자유롭지는 못합니다. 병원에 가는 것 외엔 15년 만에 처음으로 문밖을 나서서 강화도에서 자연과 함께 하는 시간을 갖게 된 것입니다.

우리가 머문 펜션을 운영하는 분들은 펜션업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분들이 아니고 다른 사업체를 운영하는, 삶의 멋을 아는 여유로운 분들입니다. 오래전 장인어른의 병환을 치유해드리기 위해 구입한 곳을 다른 이들과 함께 나누겠다는 마음으로 팬션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크리스천인 그분들은 진심을 다해 사람을 대하는 부지런하고 멋진 분들이십니다.
 

▲ 우리가 머문 펜션을 운영하는 분들은 함께 나누겠다는 마음으로 진심을 다해 사람을 대하는 멋진 크리스천이십니다.


● 에세이 화보집의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 예찬이 메인 컨셉인데, 건강이 최우선 아닌가?

▼ 오랫동안 ‘마음 다루기’ 명상을 하고 있습니다. 소확행 예찬이라기보다는 보잘 것 없다고 지나쳐 버린 일상의 작고 소소한 행복을 바로 보려 노력하며 살고 있습니다. 환경과 인연을 탓하던 시절이 있었지요. 마음을 바로 보는 지혜가 생기면서 그 어느 것도 다 마음먹기에 달렸음을 알았습니다. 전환점이랄까? 그것은 극심한 고통을 인정하고 받아들임으로써 고통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그 결과는 꽃이 되기도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쉽지는 않았지만 결국은 그러한 진리가 ‘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건강에 관한 것은 몰라서 못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생각대로 습관처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은 술과 담배, 단백질 과다 섭취 등 나쁜 것을 알면서도 핑계를 대며 계속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남편도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의 하나로 그 백해무익한 것들과 너무 친하게 지내다 보니 이토록 극심한 질병에 시달리게 된 것입니다.

점점 나이 들어가는 지금, 최고의 건강 비결은 무엇에든 집착을 버리는 것입니다. 지나친 건강 염려증도, 과도한 욕심거리들도 비우는 일, 그리고 정신적 여유를 갖는 것이 최상의 건강 유지법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살아 있음에 늘 감사하고, 소소한 행복을 발견하는 일에 더 마음을 쏟는 것이 저만의 비결입니다.


▲ 오늘, 바로 지금 살아 있음을 늘 감사해야 삶의 마무리도 물 흐르듯 순리에 따라 흘러갈 것으로 생각합니다.


● 체험적 입장에서 든든한 버팀목이자 울타리인 가족관계의 중요성은?

▼ 누구에게나 그렇듯 가족은 가장 든든한 울타리입니다. 서로 의견이 달라 다툼도 있고 세대 간의 갈등도 생기지만, 그것은 서로에게 향한 과잉애정으로 일어나게 되는 일입니다. 가장 힘들 때 곁에 있는 사람들은 그래도 가족입니다. 공감과 이해, 배려 즉 역지사지를 경험으로 알게 될 때 화목함은 저절로 따라오지요.

● 노년만의 미학(美學)은? 인간은 언젠가 이 세상과 작별할 시간이 다가오는데?


실제 노년에 든 이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하는가에 따라 노년만의 장점을 드러낼 수 있다고 봅니다. 독선이나 아집에서 벗어나 살아오면서 쌓아온 경험을 지혜로 승화시킬 때 진정으로 우아한 노인이 될 것입니다

마지막이 불안해서 손에 쥔 것을 놓지 못하는 그 마음을 비울 때 몸도 마음도 가벼워지고, 그 가벼워진 마음이 사람들을 곁에 머물게 하여 외롭지 않게 됩니다. 설령 외롭다 해도 스스로 외로움을 달랠 줄 알아야 주위 사람들을 괴롭히지 않지요. 과거를 붙잡고 있지 말고, 아직 오직 않은 미래도 생각할 것이 없습니다. 오늘, 바로 지금 살아 있음을 늘 감사해야 삶의 마무리도 물 흐르듯 순리에 따라 흘러갈 것으로 생각합니다.

 

일요주간 / 소정현 기자 oilga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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