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교회 위기, 신도는 없고 건물만 덩그렁
“과거 항일운동과 근대화 역사의 한 축을 담당했던 교회가 이제는 국민들의 비웃음을 사는 조롱의 대상이 되어버렸다. 온갖 비리로 입방아에 오르는 몇몇 대형 교회들, 서구 영화에 등장하는 노쇠한 교회처럼 신도는 없고 건물만 덩그러니 남은 교회들. 과연 교회 본연의 역할인 복음을 성실히 수행하는 교회가 몇이나 될까. 교회는 이제라도 그간의 오명을 씻기 위해 변화해야 한다. 교회의 수익을 건물신축이 아닌 인력 재창출을 위한 인격교육에 투입해 복음과 평화의 사명을 훌륭하게 감당하는 지도자를 양성해야 한다”
‘선한 사마리아인의 집’의 대표 임진형 선교사는 나라가 어려울 때인 지금 만델라, 루터킹 같이 종교와 인종을 뛰어넘어 세상을 끌어안는 영적인 지도자가 양성이 시급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세상을 바꾸는 일은 작은 개인의 행동에서 시작한다. 어쩌면 세상의 평화에 대한 무의미함을 느끼고 행동을 하지 않는 것이 대부분 인간들의 선택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꿈을 품고 행동 하는 것이 진정한 사랑을 뜻하며, 이러한 용기를 통해 평화로운 세상을 이끌 리더가 절실히 필요하다. 세상의 평화를 위해 행동하는 리더가 우리사회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은 이미 역사를 통해 증명돼 왔다. 평화를 지키기 위해서는 전쟁을 하는 것보다 더 큰 용기와 희생이 수반되어야 하며 지도자들이 그러한 용기를 보여줘야 하는 때다”
지금 우리 사회는 국민들을 정신적으로 이끌어 줄 수 있는 지도자가 없다. 존경하는 사람이 물으면 대다수의 국민들은 ‘부모님’혹은 역사 속 위인을 꼽는다. 임 선교사는 종교가 바로서지 않으면 정치가 흔들리고, 이는 곧 나라 전체의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며 영적 지도자를 배출하는 교회 본연의 역할이
일본 한 켠 버려진 땅에
‘평화’을 짓는 사람들
‘선한 사마리아인의 집’은 노숙자 갱생, 노인 호스피스, 청소년 상담, 농촌개발프로젝트, 국제평화공원 조성, 키브츠 마을 공동체 등을 위해 힘쓰고 있는 비영리법인이다. 27년 전 기독교의 불모지나 다름없는 일본으로 건너간 임 선교사는 복음을 전파하고 ‘선한 사마리아인의 집’을 설립해 사회적 약자를 도와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데 일조하고 있다.
임 선교사는 2만여 평의 척박한 일본땅을 노숙자와 알코올 중독자, 형무소 출소자들을 위한 평화의 안식처로 만들기 위해 개발사업을 하고 있다. 이들과 함께 밭일을 하며 노동의 참의미인 보람과 기쁨을 깨닫게 하고 삶의 의욕을 고취시켜 가정과 사회의 건강한 구성원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목표다.
임 선교사는 후지산 인근 버려진 120여 평의 황무지 땅이 지금은 2만평에 달하는 평화의 땅이 된 것 언급한 뒤 꿈을 품고 기도하는 것에 그치지 말고 행동하라고 당부했다
“모든 꿈은 기도를 통해 이루는 것이 아니라 행동이 수반되어야 한다. 그 비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숱한 고난이 닥치겠지만 꿈을 심고 땀 흘려 가꾸면 반드시 그 꿈은 열매를 맺을 것이다”
임 선교사는 일본 후지노미아 시 농사과 관계자들을 설득한 끝에 후지산 밑 버려진 땅을 기증받아 ‘선한 사마리아인의 집’이라 명명하고 노숙자들 등과 함께 함께 머무르며 농사를 짓기 시작했다. 이 공간은 단순한 일터가 아닌 소외된 자들의 마음에 꿈을 심어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열정과 용기를 북돋워주는 해원과 화합의 장으로 거듭났다.
임 선교사의 뜻에 동참해 땅을 무상으로 기부해주겠다는 사람들이 늘어나 120평에서 시작한 ‘선한사마리아인의집’은 일년만에 2만평으로 확장된 상태다. 이렇듯 ‘선한 사마리아인의 집’은 삶의 방향을 잃어버린 사람들이 모여 공동체적에 삶의 통해 화합하고 평화의 일꾼을 양성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국제적 종교행사인 ‘코스타’ 집회가 지난달 8일부터 12일까지 3박4일 일정으로 선한 사마리아인의 집에서 성공리에 마무리됐다. 복음 전파와 사명자 발굴을 목적으로 하는 이번 집회는 한국·일본·중국의 대학생 1100여명이 참가했다.
세계 평화에 기여할 인재 양성하는 국제적 행사 ‘코스타’ 집회는 종교·국가 간의 편견을 넘어 교류와 협력을 통해 평화의식을 고취하기 위한 자리다.
임 선교사는 “미래의 희망이 동아시아 학생들이 모여 평화를 위해 기도하는 이 자리를 통해 진정한 동북아 화합을 모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임 선교사는 ‘생명 병원’을 신설해 육체적인 약자들을 치료하고 보살펴줄 계획이다. 하지만 병원을 운영하기 위해선 필수적인 관련 시설을 갖춰야 하는 법. 임 선교사는 그중 가장 시급한 것이 식수해결이라며 근심어린 표정을 지었다.
“일본 사람들의 도움으로 부지는 확보했지만 이제 남은 것은 건물 신축을 위한 시설을 갖추는 일이다. 식수 시설 개선, 화장실 수리, 취사장 신축 등의 과제 중 농수공급과 식수 확보가 가장 시급하다. 아직까지는 시내에서 직접 물을 길러 와 사용하고 있지만 식물을 재배하기에도 턱 없이 부족한 양이다. ‘우물파기 봉사’와 같은 후원 차원의 지원이 절실하다”
일본에 소제한 단체라는 이유로 착한사마리안 집에 대한 국내 기업들의 후원이 전무한 상황이다. “왜 하필 일본인을 돕느냐”는 불편한 시선들도 물론 있다. 하지만 후원과 나눔이란 편견 없이 필요한 사람에게 나누는 ‘평등한 사랑’을 전제로 하는 것이 옳지 않을까. 결국 임 선교사의 노력들은 한일 양국 간 관계 개선에 기여해 동북아시아 전체의 평화증진을 위한 디딤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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