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속과 격리된 섬…충전과 활력의 깊은 쉼터”

소정현 / 기사승인 : 2017-06-15 10:0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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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름엔 송이도에 가고 싶다.
▲ 섬에 소나무가 많고 섬의 형태가 사람의 귀와 같다 하여 송이도(松?島)라 부른다. 송이도는 접근이 쉽지 않아 영광군에 사는 사람들조차 잘 알려지지 않은 섬이다. 그 덕분에 송이도는 원시의 자연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 칠산 바다 가로질러 송이도로

송이도로 가려면 먼저 영광군 계마항에서 배를 타야 한다. 파고나 물때에 따라 출항시간이 차이가 있어 하루 이틀 전에 정확한 시간을 확인해야 한다. 배편은 예약 없이 현장 판매만 한다. 영광군 계마항에서 매일 1회 왕복 운항하는 정기 여객선이 있는데, 1시간 10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 서해안 특유의 강한 바람이 바닷길을 막기도 하고 바다에서 가장 두려운 존재인 안개가 뒤덮일 때는 결항일 수밖에 없다.

계마항에서 남쪽으로 조금 내려가면 법성포 칠산 바다다. 법성포 앞바다에 섬이 7개 있는데, 이 섬들과 법성포 사이의 바다를 칠산 바다라 한다. 칠산 바다에서 잡은 조기를 해풍에 말린 것이 유명한 영광굴비다.

임금님에게 보내는 진상품으로 유명한 영광 굴비는 이 칠산바다 주변에서 잡혔다는데 그 칠산바다의 중심에 있는 섬이 송이도이다. 1960년대 조기가 많이 잡힐 때 칠산바다는 조기를 잡는 어선들이 불야성을 이루었다지만 오늘날 송이도 주변에서 그런 모습은 볼 수 없다. 이때 영광경찰서장보다 낙월도, 송이도, 안마도를 관할했던 낙월도 지서주임이 더 낫다는 웃지 못할 이야기도 전해진다.

가도 가도 보이는 건 푸른 바다요 파란 하늘뿐이다. 괭이 갈매기가 밀집 형태로 계속 에스코트하여 준다. 섬에 소나무가 많고 섬의 형태가 사람의 귀와 같다 하여 송이도(松?島)라 부른다. 송이도는 접근이 쉽지 않아 영광군에 사는 사람들조차 잘 알려지지 않은 섬이다. 그 덕분에 송이도는 원시의 자연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예로부터 영광군의 속현인 임치현에 속했으며 1895년 지방관제 개편 때 지도군에 편입되었다가 1914년 다시 영광군에 편입되었다.





▲ 비스듬한 해변엔 크고 작은 몽돌이 빼곡하게 깔렸다.

● 송이도의 명물인 몽돌해변가

선착장 언덕에는 동상 하나가 외롭게 세워져 있다. ‘호심 김인곤 박사상’이다. 3선의 국회의원을 지낸 김인곤(金仁坤) 박사는 광주대학교 설립자로 이곳 송이도 출신이라고 한다. 이 조그마한 섬에서 인물이 났으니 가히 동상을 세울 만하다.

방파제를 걸어 나오니 송이도의 명물인 몽돌해변이 넓게 펼쳐진다. 비스듬한 해변엔 크고 작은 몽돌이 빼곡하게 깔렸다. 썰물 때면 너비 500m, 길이 2km 가량의 몽돌이 드러나는데, 부드럽기 때문에 맨발로 다녀도 발이 아프지 않으며 반짝거리는 모습도 아름답다.

달걀보다 작은 몽돌은 오랜 세월 파도에 씻기고 씻겨 동그랗다. 몽돌은 한국에서 유일하게 송이도와 백령도 두곳 뿐이라 한다. 송이도의 아름다운 해변을 그대로 간직하기 위해 몽돌 반출을 철저히 금지하고 있다.
또 하나의 명물인 송이도의 왕소사나무는 전국 최대의 군락지이다. 왕소사나무 군락은 1991년 천연보호림으로 지정되었다. 보통 소사나무는 해안가에서 자라는데, 여기서는 특이하게 산 중턱과 능선에 군락을 이루고 있다. 섬에는 왕소사나무 외에도 팽나무, 느티나무, 해송 등이 고루 섞여 서식한다.

북쪽 해안도로로 가는 길 한가운데에 평상이 있고 팽나무 두 그루도 주목을 끈다. 한 그루는 수령이 적어도 천 년이 넘었을 거라 한다. 육지에서도 천 년 수령의 나무를 찾기는 힘들다.







▲ 방파제를 걸어 나오니 송이도의 명물인 몽돌해변이 넓게 펼쳐진다

● ‘아름다운 어촌 100선’ 마을로 선정

송이도는 2003년 해양수산부에 의해 ‘아름다운 어촌 100선’마을로 선정되었던 마을이다. 1973년도까지만 해도 송이도에는 107가구 522명의 주민이 살았다. 현재 50가구에 50여 명이 거주하고 있다. 1가구당 한명 꼴이다. 인구가 급감하니 법성포초등학교 송이분교는 폐교된지 오래이다.

송이도 주민들은 대부분 어업과 농업에 종사한다. 송이도 부근의 수역에서는 귀족조개인 대합과 농어, 민어와 꽃게가 많이 잡히며, 바지락은 사시사철 이 섬의 특산물이다. 그리고 논농사도 지었지만 주로 밭에 고추, 마늘, 양파, 고추를 많이 심는다.







▲ 달걀보다 작은 몽돌은 오랜 세월 파도에 씻기고 씻겨 동그랗다.

섬에는 펜션형으로 꾸민 민박집이 서너 군데 있다. 민박은 식당도 겸하는데 그때그때 잡히는 생선과 해산물로 차린 소박한 섬마을 밥상을 맛볼 수 있다.

간만의 차이가 심한 이곳 서해안은 물의 흐름이 적은 조금을 전후하여 4~5일을 제외하고 매일 물이 빠지면 2회씩 바닷길이 열린다. 바닷물이 많이 빠지면 송이도에서 각이도(약 4.5km)까지 바닷물이 갈라지는 ‘모세의 기적’이 나타나기도 한다. 바닷길이 열리는 폭이 6~7km이며 각이도까지 도보로 왕복 1시간 30분 정도 된다. 자동차나 경운기로도 이동할 수 있다. 물이 빠지면 새우, 참새우, 참조개 등이 많이 잡혀 갯벌체험장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면소재지인 낙월도는 송이도와는 사선으로 20여 분 거리이지만, 두 섬을 연결하는 뱃길은 없다. 송이도에서 면소재지인 낙월도에 가려면 객선을 타고 법성포 계마항으로 나와 버스를 타고 영광읍과 염산을 거쳐 향화도에서 낙월도행 배를 타야 한다. 그래서 두 섬의 교류는 전혀 없는 셈이다. 유일하게 1년에 한 차례씩 면민 체육대회 때 만난다.

낙월도는 신안군과 매우 가깝고 송이도는 영광군 법성포 쪽에 가깝기 때문에 생활권이 서로 다르다. 바다에서 나오는 어종도 서로 달라 낙월도 주민들은 새우젓을 많이 잡고, 칠산 바다에 속한 송이도와 안마도 사람들은 조기를 많이 잡는다.







▲ 북쪽 해안도로로 가는 길 한가운데에 평상이 있고 팽나무 두 그루도 주목을 끈다. 한 그루는 수령이 적어도 천 년이 넘었을 거라 한다

송이도에서 맛있는 음식, 관광, 숙박을 모두를 일거에 만끽하려면 송해 펜센을 필히 찾아야 한다. 송이도 고향을 떠나 이제 다시 보금자리로 돌아온 김상천씨이다. 민박형 펜션으로 직접 숙식을 할수 있도록 새단장에 분주한 모습이다. 친절은 기본이고 마치 가족처럼 불편없이 지낼 수 있도록 온갖 도움을 아끼질 않는다. 자기 개인차로 섬을 둘러볼 수 있게 배려해주며, 섬근교를 들러보기를 원하면 배편을 친히 주선하기도 한다.

천혜의 자연조건을 갖춘 송이도는 이름뿐만 아니라 실제로 그림처럼 아름다운 섬이다. 저녁노을은 서해안 최고의 낙조로도 손색이 없다. 사람들이 잘 찾지 않는 송이도라는 브랜드가 여행객들에게 각인되고 있다. 앞으로 이곳을 자연생태 학습장으로 개발하면 매우 좋은 명소가 될 것 것이다.

■ 문의 : 전남 영광군 낙월면 송이도길 24-43 김상천 (061) 352-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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