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호 부경대 교수 분석 "한전 직접 시행 대비 사업비 약 6.9% 증가 예상"
이헌석 정책위원 "입지 선정 분쟁 우려… 장기 계획의 민주적 절차 선행돼야"
최철호 위원장 "비용 효율성보다 국민 부담 증가 및 공공성 후퇴 가능성 높아"
정연제 과기대 교수 "정산금 요금 반영 과정서 독립적 검증 주체 명시해야"
이창용 수석부위원장 "숙련 인력 이탈 악순환 단절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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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전력공사가 국가기간 전력망 건설에 민간사업자 참여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사업비 통제와 준공 책임 강화 등 공공성 확보를 위한 관리체계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은 한국전력 본사사옥 전경. (사진=한전 제공) |
국가기간 전력망 건설에 민간사업자의 참여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민간참여 방식이 국민 부담 증가와 전력산업의 공공성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전국전력산업노동조합연맹(이하 전력연맹)은 지난 3일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제7간담회의실에서 ‘국가전력망 민간참여 본격화, 공공성 훼손 우려와 대응과제’를 주제로 ‘전력산업 공공성 강화를 위한 정책 연속세미나’ 첫 번째 행사를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는 지난 5월 19일 전력망 특별법 개정안이 국회 상임위원회를 통과하면서 민간사업자의 국가기간 전력망 건설 참여가 본격화됨에 따라 관련 쟁점과 공적 통제 방안을 점검하기 위해 마련됐다.
전력연맹과 공공재생에너지포럼이 공동 주관했으며, 내일의 공공과 에너지·노동을 생각하는 의원모임, 김정호 의원실, 김주영 의원실, 혁신더하기연구소, 전기신문이 공동 주최했다.
전력연맹 최철호 위원장은 이날 “국가기간 전력망에 대한 민간참여에 어떤 위험성이 있는지, 어떤 예방조치들이 필요한지 논의가 필요하다”며 “민간참여의 비용 효율성보다 국민부담 증가와 공공성 훼손 우려를 낳을 가능성이 훨씬 크다”고 주장했다.
이어 “오늘 토론회를 통해 현장의 경험을 공유하고, 전문가 여러분들께선 이러한 우려에 대해 안전장치를 만드는 자리가 되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 김종호 “민간 전력망 건설, 금융비용이 전기요금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어”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김종호 부경대 경제학과 교수는 민간사업자가 전력망을 건설한 뒤 준공 즉시 한국전력공사에 양도하는 BT(Build-Transfer·건설·양도) 방식의 경제성을 분석했다.
김 교수는 “민간의 효율성과 민간의 자금조달은 별개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통합관리의 이점이나 인허가 단축 효과가 BT 방식 고유의 것이 아니라 기존 EPC(발주) 방식에서도 확보할 수 있으며, 특별법 자체의 효과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BT 방식의 실질적인 편익은 ‘민간이 자금을 먼저 투입해 착공을 앞당기는 효과’ 하나로 좁혀진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기후부 추정치를 분석한 결과 한전이 직접 시행하는 경우와 비교해 민간 참여 시 총사업비가 약 6.9% 추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금리 5%와 민간 수익률 5%를 합산한 데 따른 것으로, 김 교수는 해당 비용이 결국 전기요금으로 전가될 가능성을 짚었다.
김 교수는 대안으로 “민간의 역량은 활용하되, 민간금융은 조건부로 해야 한다”며 “BT의 시간 편익이 추가금융 비용보다 커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이헌석 에너지정의행동 정책위원은 민간참여가 초래할 수 있는 사회적 갈등과 공공성 훼손 문제를 분석하며 민간참여 도입의 근거 자체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 위원은 “현재 전력망 건설이 지연되는 가장 큰 원인은 자금 부족이 아니라 지역 주민의 반발과 인허가 지연”이라며 “한전 흑자 시기에도 지연이 가장 심했다는 사실이 이를 방증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민간사업자가 참여하더라도 이 본질적 원인이 해소되지 않으면 건설 지연 문제는 해결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전력망의 공공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이 위원은 “전력망이 자연독점 인프라인 만큼, 소유 주체만이 아니라 계획 수립의 민주성·투명성·이해당사자 참여 보장을 공공성 논의의 핵심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민간기업 주도의 건설이 진행될 경우 입지선정 과정에서 정부·한전·민간 사업시행자의 책임 소재가 불분명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민간 사업시행자가 입지선정위원회를 주도적으로 이끄는 구조에서 새로운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도 제기했다.
특히 현재 장기 송변전설비계획이 한전의 내부 계획에 그쳐 공청회 절차 없이 추진되는 구조라고 지적하면서 이를 민주적 국가계획으로 격상하고 주민과 이해관계자의 참여를 보장하는 제도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 전문가들 “민간참여보다 중요한 것은 실질적 통제 방안”
이어진 토론에서는 비용 통제와 현장 관리, 인력 문제 등을 놓고 분야별 전문가들의 논의가 이어졌다.
정연제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에너지정책학과 교수는 “민간참여 여부는 이미 결정됐고, 지금 살펴야 할 것은 그 결정이 남긴 쟁점”이라며 논의의 초점을 실질적인 통제 방안으로 좁혔다.
정 교수는 앞선 두 발제자의 분석에 공감하면서 국제 사례와 비교할 경우 이번 개정안은 소유·운영을 즉시 한전에 귀속시키는 가장 조심스러운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법률은 뼈대만 정했고, 실질은 전부 시행령에 위임됐다”고 지적하며 민간에 지급된 돈이 어떤 절차를 거쳐 전기요금이 되는지 세밀하게 설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 교수는 특히 정산금에 대한 요금 단계의 사후 검증 무력화, 요금 반영 원칙의 부재, 정산 기관과 요금 심의 기관 간 견제 절차 부재 등 세 가지 위험을 구체적으로 지적했다.
그러면서 시행령과 표준협약에 검증 주체의 독립성과 이익 공유 조항을 반드시 담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 한전 “민간참여 불가피”…공공성 훼손 막을 관리체계 병행
이시영 한국전력공사 송변전건설단 실장은 한전 현장 입장에서 민간참여 도입의 불가피성을 인정하면서도 공공성 훼손을 막기 위해 절차 전반에 대한 관리체계 마련이 병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 실장은 BT 방식 적용 시 한전이 제시한 기준사업비 안에서 총액계약 방식으로 사업비 변경을 원칙적으로 차단하고, 준공 목표를 지키지 못할 경우 지연 기간에 비례한 페널티를 부과하는 등 민간사업자의 책임성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동시에 현재 한전의 장기 송변전설비계획이 공청회 등 주민·이해관계자 참여 절차 없이 수립되는 구조라는 점을 인정하면서 이를 민주적 사회적 논의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창용 전국전력노조 수석부위원장은 민간참여 확대가 한전 인력 감축의 빌미가 돼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수석부위원장은 “재생에너지 대전환과 첨단산업 전력수요 급증으로 전력망 건설물량이 폭증하고 있음에도, 건설부문 기피현상이 장기화되면서 숙련인력 이탈이 가속화되고 신규인력 유입마저 한계에 부딪혀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민원 중심의 업무환경과 과중한 업무량이 건설업무를 최우선 기피업무로 만들고, 이것이 숙련인력 이탈→신규인력 충원 난항→기존 인력 업무부담 증가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형성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민간참여와 한전 인력 확충은 대체가 아니라 상호보완 관계”라고 규정하고 단순 증원에 그치지 않고 전문인력 육성·장기근무 유도와 성과보상이 연계되는 선순환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전력연맹은 오는 22일 오후 2시 국회도서관 소강당에서 ‘전력산업, 누가 어떤 원칙으로 감독할 것인가’를 주제로 연속세미나 2차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일요주간 / 이수근 기자 lee85019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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