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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정현 편집인 |
[일요주간 = 소정현 편집인] 2004년 한국 사회는 주5일제를 전격 도입했다. 최종적으로는 2018년, 최대 노동시간이 주당 52시간으로 단축되면서 완결에 이른 것이다. 현재 주5일제 도입의 성과는 분명 실증되었다.
2019년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에 따르면 시간당 노동생산성은 도리어 증가했다. 해당 연구를 보면 주 5일제 도입 이후 노동시간은 주당 약 1.5시간, 전체의 3%인 월평균 약 6시간이 줄었고, 노동생산성은 5% 정도 상승했다. 일하는 시간에 집중도가 올라간 결과라는 분석이다. 이제 주4일제는 과연 가능한가?라는 공론화에 화두를 던지지 않을 수 없다.
우리 보다 앞선 덴마크, 스웨덴 등은 이미 주 4일제를 법제화했고, 최근 4년 동안 주 4일제를 시행한 아이슬란드의 결과에 여러 나라들이 주목하고 있다. 전 국민 취업자 1%를 대상으로 주 4일제를 실험한 것이다.
2014년과 2019년 아이슬란드가 주 4일제를 경제활동인구 1%를 선정해 시범 도입한 결과 스트레스로 인한 번아웃과 ‘일과 삶의 균형’ 개선에서 긍정적인 내용을 확인했다. 시행 결과 직원의 신체와 정신적 고통이 해소되어 ‘이직·병가’의 감소 현상이 확인되었다. 남는 시간을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업무 생산성은 오히려 증가했다.
2021년 4월, 일본 자민당은 주4일 근무제 추진을 공식화했고, 경단련(일본경제단체연합회)은 코로나 확산 방지 등을 이유로 회원사에 재택근무와 주4일제를 권장하는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2021년 6월, 일본 정부가 발표한 연례 경제정책지침에는 주4일 근무제 시행 권고가 담겼다.
주 4일제 도입으로 직원의 업무 만족도 뿐 아니라 기업의 성과가 향상된 사례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국내에도 일찌감치 주 4일 근무제를 도입해 생산성과 임직원 근무 만족도를 향상시킨 기업이 있다. 바로 종합교육기업 ‘에듀윌’이다. 2019년 6월 에듀윌은 ‘드림데이’라는 제도를 도입해, 주말을 제외하고 하루 더 쉬는 주 4일 근무 체계를 마련했다. 하루 8시간씩 주 32시간 근무한다. 쉬는 날은 직원들이 고른다.
최근에는 주4일제가 기후 위기의 새로운 해법으로 제시되기도 했다. 영국 환경단체 ‘플랫폼 런던(Platform London)’은 2021년 5월 30일 발표한 ‘노동시간 단축의 환경 혜택’ 보고서에서 “영국이 주4일 근무제로 전환하면 2025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연간 1억2,700만톤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영국 전체 온실가스 배출의 21.3%에 해당하고, 스위스의 한해 온실가스 배출량과 맞먹는 양이다. 또한 개인승용차 2,700만대가 도로에서 사라지는 것과 같은 정도의 효과라고 보고서는 추정했다.
그렇다면 주 4일제 도입은 마냥 장밋빛 미래를 약속할까? 현재 우리의 실정은 주5일제에 주52시간 제도도 시행됐지만, 인력과 자본, 시스템이 부족한 50~300인 규모의 중소기업의 많은 노동자들은 아직 야근과 퇴근 후 재택근무에 매달린다. 주 52시간을 초과해서 일하는 사람도 태반이다. 주 4일제가 조기에 시행되려면, 야근과 주말근무부터 근절해야 한다.
이처럼, 중소기업, 특히 제조업 등 공장노동자들의 경우 노동시간을 늘릴수록 수당이 붙기 때문에 노동시간 단축을 달가워하지 않을 수 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임금 삭감, 중소기업의 타격 등에 대한 맹점에 대해서는 어떻게 제도를 설계하고 보완할 지에 대해 논의해 나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주 4일제 시행은 인간다운 삶과 노동시간 단축을 위한 주4일제는 언제가 해야 할 일이다. 4차 산업혁명에 맞춰 가급적 빨리 도입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러나 사회적 합의를 이뤄내기 위해선 먼저 공론화의 장을 폭넓게 구축하면서, 노사 간 합의가 반드시 우선돼야 한다. 이제는 일이 삶을 압도한 사회를 벗어나, 일과 삶의 조화가 가능한 사회를 모색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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