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화 시인의 작가 초대석] AI 인류, 존재는 누구의 것인가?

이은화 작가 / 기사승인 : 2025-05-09 12:59:11
  • -
  • +
  • 인쇄
진행: 이은화 시인, 이인철 시인

▲ 이은화 작가
[편집자 주] 이인철 시인은 2003년 《심상》으로 등단하였고 현재 시인수첩+(주)여우난골 발행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첫 시집 『회색병동』이라는 시집으로 현대인의 이상심리를 적나라하게 묘파하여 문단에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현대사회의 가장 큰 화두가 된 인공지능을 다루는 두 번째 시집 『AI 인류』는 이번 5월, 시인수첩에서 시인선 96번으로 출간되었으며, 여러 출판사 청소년 추천도서이기도 하다. 이어 문단에 큰 충격파를 던져준 『AI 인류』의 시집 해설은 한국에서 첫 번째로 'Chat GPT' 로 작성했다.

 

『AI 인류』라는 무척 독특한 주제로 시집을 발간했는데 시집에 담긴 이야기가 듣고 싶습니다.

 “지난 5월 1일자로 출간한 시집 제목은 간결하게 『AI 인류』로 정했습니다. AI와 인간이 맞물려 살아가는 미래에 대한 시로 문학과 과학소설의 경계를 허문 대담하고 섬세한 시적 실험입니다. 구성은 전통적 사사 구조를 따랐으며 ‘플랫폼’, ‘갈등’, ‘공생’, ‘계시록’이라는 4부로 인간 존재의 변화와 진화에 관한 이야기예요. 시집을 이끌어나가는 소재도 ‘양자컴퓨터’, ‘우주 이민’, ‘기계 육체 이식’ 등 과학적 상상력을 담은 시집에서 저는 AI 시대에도 인간다움이 어떻게 살아남을지를 끊임없이 질문하고 있습니다. 첨단 과학과 따뜻한 서정이 어우러져 미래를 성찰하는 깊이를 담으려고 노력했습니다.”

 

▲ 이인철 작가
● 기술 문명 속 인간성의 가능성과 위기를 동시에 포착한 점이 인상적입니다. 작품의 전반적인 흐름과 내용은 어떤가요?


 “1부에서는 인간 의식의 확장과 새로운 존재 가능성에 대한 상상을 그렸습니다. 2부에서는 창조주와 피조물의 갈등이라는 고전적 테마를 통해 긴장과 충돌을 담았으며 3부에서는 공존과 화해의 가능성을 모색했습니다. 대단원 격인 4부에서는 인간의 운명이 우주적 순환 속에 다시 자리 잡는 모습을 계시록의 형식으로 펼쳤습니다.”

 

 작품 소재도 무척 다채로울 것 같아요.

 “‘양자컴퓨터’, ‘사이보그’, ‘기후위기’, ‘영혼 제조’ 같은 미래적이고 논쟁적인 소재가 등장합니다. 하지만 인간 내면의 ‘두려움’과 ‘욕망’, ‘윤리의식’ 등도 담고 있어요. 이는 집필 내내 잊지 않았던, 단순히 미래를 경계하거나 환영하는 것이 아닌, 인간과 기술 사이의 근본적 질문을 진지하게 마주하려는 제 시작(詩作)과 직결됩니다. 성과가 어떨지 모르겠지만, 낙관도 비관도 아닌 열린 상상력을 통해 독자가 스스로 성찰할 수 있는 거울을 제시하며, 변화 속에서도 인간다움은 계속 진화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습니다.”

● AI의 창작에 대한 생각이 궁금합니다.


 “이제는 AI가 시와 소설을 쓰고 그림을 그리는 시대입니다. 그 현상이 두렵기도 하고, 동시에 놀랍기도 해요. 하지만 창작은 단순히 정보를 조합하는 기술이 아니라, 상처받고 흔들리며 생겨나는 ‘진짜 떨림’에서 시작됩니다. 고통과 사랑, 불안과 희망을 스스로 겪어내는 존재는 아직 인간뿐이기에 그런 의미에서 AI는 이미 훌륭한 도구이자 파트너가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여전히 인간이 쓰는 시를 믿고, 그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어요. AI 시대에 시를 쓴다는 것은, 기계와 구별되기 위한 몸부림이 아니라, 인간다움을 확장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 애착이 가는 시 한 편을 소개한다면 어떤 시가 있을까요?
 

 한 편만 고르기는 어렵지만, 시집의 화두를 함축하는 「AI-플랫폼 1」을 소개하겠습니다.
 


AI-플랫폼 1

이인철



양자컴퓨터에 내 뇌는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된다

달리는 말에도
기계인간에도
미루나무에도
행성을 날아가는 새에도

내 뇌는 통합된 분리다

듣고 느끼고 달리고
같은 순간에도 다분화된 오감으로 절정을
느끼는 나
같은 시간에 여러 가지를 판단하고
여러 나는 서로 다른 관점에서 세상을 본다

나는 물끄러미 바라본다 또 다른 나들을



● 이번 시집을 내면서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 있을까요?


 “『AI 인류』는 그 물음 앞에 서서, 인간다움이란 무엇인가를 함께 생각해보고 싶어 쓴 시집입니다. 기술이 아무리 발달해도, 결국 우리를 지탱하는 것은 사랑, 기억, 그리고 꿈이라는 믿음은 변함없습니다. 이에 따라 낯설고 두려운 미래에도, 인간의 마음은 여전히 빛날 것이라 믿습니다. 이 시집이 잠시나마 여러분에게 그런 믿음을 건네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

●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현재 시인수첩+(주)여우난골 발행인으로써 한국 시단의 발전을 위해 홈페이지를 새로 개설했습니다. 컨텐츠로 시와 AI해설, 에세이, 그림 등 다양한 컨텐츠를 준비했습니다. 또한 새로운 시인을 발굴하고 시집 발간을 원하는 시인들에게는 투고를 받아서 수준 높은 시집을 발간하고 있으니, 홈페이지 주소는 www.nobelk.com이며,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이인철 시인의 『AI 인류』는 미래 시점을 취하고 있다. 타 예술 장르에서는 미래에 대한 작품들이 쏟아지면서 독자의 흥미를 끄는 반면 그동안 시 쓰기는 과거나 현재에 경험적 위주의 한계에 머물러 있었다. 그런 면에서 이 시집은 AI에 관한 예언적이고 계시적인 한국 최초의 시집이라 해도 과언은 아니다. 시도 SF 영화처럼 먼 미래 사회에 대한 상상력으로 확장될 수 있으며, 그만큼 AI 인류 사회에 대해 다양한 관점에서 접근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리라 믿는다. 

 

* 이은화 서울예술대학 졸업. 시집 『타인과 마리오네트 사이』가 있음. 일요주간 문화예술 전문 주필위원.

 

'시민과 공감하는 언론 일요주간에 제보하시면 뉴스가 됩니다'

▷ [전화] 02–862-1888

▷ [메일] ilyoweekly@daum.net

[저작권자ⓒ 일요주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오늘의 이슈

댓글 0

댓글쓰기
  • 이 름
  • 비밀번호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