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현정의 시사칼럼] 민주당과 국민의당의 호남 전투

기현정 논설위원 / 기사승인 : 2017-09-20 09: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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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지방자치 선거... 가장 관심 끄는 지역이 호남
▲ 기현정 논설위원

[일요주간 = 기현정 논설위원] 내년도 치러지는 지방자치 선거를 앞두고 가장 관심을 끄는 지역이 호남이다.


호남은 해방이후 야당인 민주당이 자신들의 정치적 텃밭으로 여겨온 야세가 강한 지역이다. 박정희 전 대통령 집권 당시 잠깐 민주공화당이 우세했던 적은 있었지만 반세기 넘는 동안 항상 민주당이 득세했고, 우리나라 민주화 운동의 중심지역으로 부상한 곳이다.


그러나 지난 총선에서 노무현 대통령 시절 호남 홀대론이 부상하기 시작하면서 민주당의 인기는 바닥으로 떨어졌고 그 중심에 있는 인물이 지금의 문재인 대통령이었다. 이에 위기를 느낀 호남지역의 많은 민주당 의원들은 때마침 문재인과 정치적 라이벌이었던 안철수를 중심으로 새로운 국민의 당을 창당하고 20대 총선을 치르게 되었고 그 결과 호남 지역을 석권하는 돌풍을 일으키게 되었다.


당시 호남에서는 노무현의 직계인 문재인이 나타나면 표 떨어진다고 문재인의 지원을 회피하는 현상까지도 있었다. 민주당이 비록 수도권에서 예상외의 성적을 거둬 간신히 제1당의 위치를 차지는 했으나 텃밭에서의 참패는 두고두고 뼈아픈 결과였다.


이후 지난 대선에서는 박근혜 정부의 무능과 적폐로 인해 여당은 처음부터 설 자리를 잃었고 민주당 문재인 후보의 압도적 우세가 계속 유지돼 왔다. 이는 당선 가능성이 있는 후보를 밀어준다는 유권자 의식과 문재인 후보의 호남에 대한 끈질긴 구애가 성공한 결과로써 호남에서도 안정적 득표를 하게 되었던 것이다.


총선 이후 독자적인 색깔내기에 실패하므로써 위상이 약화되기 시작한 국민의 당은 대선을 치른 이후 그 위상이 크게 약화되어 존립을 위협받는 상황에 이르고 있다. 민주당은 이러한 국민의 당을 통합함으로써 안정적 국정운영을 도모할 계획을 가지고 있었을 것이다. 사실 민주당이 초기 정부인사에서 국무총리를 비롯한 주요보직에서 호남의 인재를 적극 중용한 것도 이러한 움직임과 무관하지 않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문재인 대통령과 첨예한 각을 세우고 있는 안철수가 국민의 당 대표가 됨으로써 지방자치 선거 전에 통합을 모색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안철수는 독자생존을 위해서는 어떻게 해서든 호남에서 승리를 해야하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서있고, 민주당은 안정적 국정운영을 위해 국민의 당과의 통합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에 있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민의 당이 지방선거에서 참패를 해야하는 것이 민주당에게는 바람직한 결과가 된다.


현재의 호남의 민심은 지난 대선 이전과는 확연히 다르게 문재인 정부에 우호적이다. 그러나 지역 민심을 얻었다고 해서 당장 국정운영에 직접 보탬이 되는 것은 아니고 궁극적으로 민주당은 지방자치 선거에서 호남에서 압승하고 그 여세를 몰아 국민의 당과 통합을 추진하므로써 정계개편을 이루어 원만한 국정운영을 해나가야 한다. 상호간 원만한 협상을 통한 통합은 안철수 대표가 당선되므로해서 물건너간 셈이다. 서로 죽느냐 죽이느냐의 살벌한 승부만 남았다고 본다.


따라서 호남에 대한 현 정부의 구애와 사랑은 한동안 지속될 것이 확실해 보인다.


민주당은 선거전략으로써


첫째는 선거 전까지 국민의 지지를 잃게 되는 실정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아직은 정권 초기라 중대한 실정이라 할 만한 것이 눈에 띄지 않지만 앞으로 8개월여가 남은 상황에서 정부.여당이 무슨 실수를 할지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당장 북핵의 위기 국면에서 온 세계가 제재를 부르짖는데 북한에 800만 달러의 인도적 지원을 하겠다는 정부 방침은 시기적으로 너무 부적절해 보인다. 이는 대화를 바라는 측으로부터도 지지를 받지 못하는 지극히 아마추어적인 발상이며 국민의 정서를 제대로 못읽고 자신들의 정서만 읽은 무능한 결정으로 보인다. 이러한 일이 자주 반복되면 정부 여당에 대한 국민의 지지는 차츰 철회될 것이다.


다음으로 당선 가능성이 큰 인물을 고르는데 최우선 순위를 둘 것이다.


물론 선거란 것이 당선 가능성을 가장 우선순위에 두는 것은 상식이지만 복잡한 정치적 역학관계에서 그렇지 않은 경우도 상당히 있는 것이 사실이다. 경선을 치루더라도 내부적으로 조율을 거쳐 최대한 내부 분열을 억제하므로써 본선에서의 경쟁력을 극대화하기위해 애쓸 것임에 틀림없다.


이에 맞서 국민의 당은 정부. 여당의 실정을 부각시키는데 초점을 둘 것은 당연한 일이다. 특히 호남을 중심으로한 흠집을 찾아내는데 당력을 집중 할 것이 틀림없다.


다음으로 국민의당은 당 구성원들의 내부 단결이 중요한 과제로 보인다. 안철수 대표의 위상 추락으로 당의 구심력이 많이 약화된 상태이기 때문이며 이는 상대방에게 이용당할 수 있는 중요한 약점이다. 안철수의 정치력이 요구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국민의 당의 가장 큰 적은 여전히 내부에 있다고 보여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당 입장에서는 국민의 당이 호남에서 상대했던 과거 여당만큼 만만한 상대는 아니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호남에서의 선거결과가 향후 정계개편의 촉매가 될 것이고 싫건 좋건 호남은 우리 정치의 중심에 서게 될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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