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지하벙커‧경희궁 방공호‧신설동 유령역, 40여년 ‘비밀’ 살펴보기

이수근 기자 / 기사승인 : 2017-10-20 14:30:47
  • -
  • +
  • 인쇄
서울시, 비밀 지하공간 3곳 개방..서울 내 이색 문화체험†
▲ 여의도 지하비밀벙커 개관식에서 시민들이 전시물을 살펴보고 있다.

[일요주간=이수근 기자] 40여년간 일반인 출입이 금지됐던 비밀 지하공간 3곳이 개방된다.


서울시는 지난 19일 여의도 지하 비밀벙커와 일제강점기 때 만들어진 경희궁 방공호, 노선이 조정되면서 폐역사가 된 신설동 유령역 등 지하공간 3곳을 새 단장해 시민들에게 개방한다고 밝혔다. 서울시의 이색적인 문화체험 시설이 한 차례 증가한 것.


이날 서울시는 여의도 지하 비밀벙커를 전시문화공간 ‘SeMA 벙커’로 단장해 정식 개관했다. SeMA벙커는 화∼일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문을 연다.


▲ 서울시는 여의도 지하 비밀벙커를 전시문화공간 ‘SeMA 벙커’로 단장해 19일 정식 개관했다.

지하 벙커는 규모가 연면적 871㎡로, 지난 2005년 4월 서울시가 여의도에 버스환승센터를 건립하기 위한 현지조사를 벌이다 발견됐다. 그러나 이 벙커를 누가, 언제, 왜 만들었는지에 대한 기록이 없어 추측만 무성했다.


다만 서울시가 항공사진을 찾아본 결과, 1976년 11월 사진엔 벙커 지역에 공사 흔적이 없었지만 이듬해 11월 사진엔 벙커 출입구가 보인 것과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1972년부터 10여년간 국군의날 행사가 여의도광장에서 열렸던 사실에 비춰 대통령 경호용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닌가 추정됐다.


서울시는 이 벙커의 내부 공간을 가능한 원형 그대로 보존해 전시공간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 서울역사박물관 주차장 한구석에 있는 경희궁 방공호.

한편 서울역사박물관 주차장 한구석에 있는 경희궁 방공호는 일제강점기 말 비행기 공습에 대비해 통신시설(경성중앙전신국 별관 지하전신국)을 갖춰 만든 방공호로 추정된다. 경희궁 방공호는 전체 면적 1천378㎡ 규모로 10여 개의 작은 방을 갖춘 시설로, 외벽 두께가 약 3m에 이른다.


서울시는 식민지 말기 암울했던 상황과 방공호의 느낌을 되살리도록 조명과 음향 장치를 설치하고, 방공호 1층 천장에는 3D로 재현한 폭격기 영상 등을 연출했다. 또 일제강점기 관련 사진 2만여 장으로 ‘포토 모자이크 미디어아트’를 선보인다.


▲ 신설동 유령역은 1974년 지하철 1호선 건설 당시 만들어진 옛 승강장으로, 노선이 조정되면서 폐쇄된 곳이다.

또 신설동 유령역은 1974년 지하철 1호선 건설 당시 만들어진 옛 승강장으로, 노선이 조정되면서 폐쇄된 곳이다. 지난 43년간 일반인 출입이 금지됐고 지도에도 나오지 않아 ‘유령역’으로 불리며 간혹 영화나 뮤직비디오 촬영 장소 등으로 사용됐다.


서울시는 19일 이 비밀스런 지하공간 3곳을 개방키로 결정했다. 단 경희궁 방공호와 신설동 유령역은 방문시 사전예약이 필요하다. 경희궁 방공호는 서울역사박물관 홈페이지(www.museum.seoul.kr), 신설동 유령역은 서울시 홈페이지(safe.seoul.go.kr)에서 다음 달 22일 오후 6시까지 사전 예약하면 방문할 수 있다.


'시민과 공감하는 언론 일요주간에 제보하시면 뉴스가 됩니다'

▷ [전화] 02–862-1888

▷ [메일] ilyoweekly@daum.net

[저작권자ⓒ 일요주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오늘의 이슈

댓글 0

댓글쓰기
  • 이 름
  • 비밀번호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