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주간=구경회 기자]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이 회담 장소를 물색 중인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판문점을 유력한 후보지로 지목해 주목된다.
하지만 미국 정부 관료들 사이에서는 이미 남북정상회담이 판문점에서 한 차례 열렸다는 점 때문에 탐탁지 않게 여기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극적인 효과를 노려 평양을 방문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국내 일부 북한 전문가들도 북미정상회담 장소로 평양을 유력한 하게 거론한다. 싱가포르 등 제3국에서 열릴 경우 회담의 성격을 고려해 볼 때 상징성이 떨어지고 경호가 쉽지 않다는 등의 문제가 있다. 특히 깜짝 이벤트를 즐기는 트럼프 대통령의 성향 등을 고려해 볼 때 극적인 효과를 연출하기 위해 평양을 회담 장소로 택할 가능성을 배제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 다른 시각은 북미정상회담 장소로 평양이 낙점되면 판문점은 남북미 3자 회담 장소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남북미 정상들이 만나 판문점에서 최종적으로 종전 선언을 한다면 역사적으로도 상징적인 의미가 크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북미정상회담 개최지로 평양을 탐색하고 있다는 보도가 일본에서 나왔다.
2일 아사히신문은 ‘북한은 여전히 평양 개최 모색’이라는 제목의 서울발 기사를 통해 북한 관계 소식통을 인용 “북한 당국은 1일 현재 당 간부에게도 북미정상회담 개최지 등을 말하지 않고 있다”며 “여전히 평양 개최를 염두에 두고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이 평양 개최를 생각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트럼프가 평양을 방문하면 미국 정상이 머리를 숙이고 방문했다는 구도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라며 “정치적 야심이 강한 트럼프는 마지막 단계에서는 방북을 결단할 것이라는 계산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또 한국의 한 전문가의 의견을 통해 “한국 정부는 판문점 개최를 바라고 있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주인공이 되는 것 같은 선택을 트럼프 대통령이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북미정상회담 개최지로 판문점을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북미정상회담을 판문점에서 개최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우리는 비무장지대(DMZ)에 있는 평화의집과 자유의집 가능성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사히신문은 판문점 개최에 대해 불편한 시선을 보냈다. 트럼프가 판문점을 유력 후보지로 고려하는 것은 역사적 회담을 연출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지적이다.
신문은 또 워싱턴발 기사에서 미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애초 판문점 개최는 우선순위가 낮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에게 ‘양보했다’는 인상을 줄 수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 정부는 실무급 논의에서 제3국을 중심으로 검토를 해왔다”며 “스위스 제네바와 싱가포르로 개최 후보지가 압축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판문점을 유력 후보지로 거론하며 급선회했다고 말했다.
아사히는 “트럼프 대통령이 진나 28일 미시간주에서 열린 유세 연설에서 북한 문제에 대해 자신의 성과를 밝히자 지지층이 ‘노벨상’을 연호하자 고양됐다”며 “트럼프가 지난 4·27 남북정상회담 영상을 보고 판문점이 개최지로 적당하다고 판단했다”는 CNN의 보도를 다루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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