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음식을 대표하는 ‘허브류는 고수’
고수의 해독 및 항균작용 식중독을 예방
마그네슘과 테르펜 풍부해 ‘심신을 안정’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 음식을 대표하는 향은 고수의 향일 것이다. 시큼하면서도 청량한 고수의 향은 처음 접하는 사람은 놀라기도 하지만 먹을수록 그 맛에 빠지게 된다.
고수의 영어 이름은 코리안더(Coriander)이지만 ‘차이니스 파슬리’나 향채(香菜) 등으로 더 많이 알려져 있다. 미나리과에 속하며 우리나라에도 깊은 산에 들어가면 자생하고 있는 고수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줄기는 30~60cm로 곧게 서고 속이 비어 있으며 가지는 갈라져 있다. 향기가 난다. 잎은 2~3회의 새 날개깃 모양으로 분열하는데 맨 끝 쪽의 잎은 선형(線形)이다. 꽃은 6~7월에 백색 또는 담적색의 꽃이 피고 열매는 8~9월에 결실한다.

고수가 식용으로 쓰인지는 매우 오래 되었는데, 어느 학자는 고수를 ‘인류 최초의 향신료’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고수의 원산지는 동남아 지역이 아니라 지중해 연안이다. 동양으로 전해진 것은 중국 전한시대에 장건이 호(胡)나라로부터 가져왔다고 한다.
우리 한반도에는 고려시대에 황해도로 유입되었다. 문헌으로는 1527년 최세진이 쓴 '훈몽자회, 1610년 허준의 '동의보감' 1611년 허균의 '도문대작'에서 고수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고수가 인류의 역사 동안 전 세계 각지에서 많은 사랑받은 이유는 고수의 맛과 향이 음식에 활용하기 좋았기 때문이겠지만 또 다른 이유로 다양한 약용효과를 들 수 있다.
고수의 가장 커다란 약효는 해독 및 항균작용이다. 동남아 지역과 같은 덥고 습한 지역에 고수가 더욱 널리 퍼진 이유도 고수풀이 식중독을 예방해주기 때문이다. 고수는 식중독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12종의 세균의 성장을 멈추고 사멸시키는 효과가 있다.
한국을 포함한 선진국에서 동남아 지역으로 넘어온 여행자들이 현지 식당의 비위생적인 환경에 경악하더라도, 별 탈 없이 여행을 마칠 수 있는 것은 바로 고수의 덕분일 것이다.

중국에서도 자국민이 식중독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이유로 3가지를 꼽는데, 매일 마시는 차와 음식에 풍부하게 들어간 양파 그리고 모든 향신료의 베이스가 되는 고수가 그 것이다.
고수는 또한 심신을 안정시키는 탁월한 효과가 있다. 고수에는 마그네슘이 풍부한데, 고수 50g을 먹으면 마그네슘의 하루 권장량을 모두 섭취할 수 있다. 마그네슘은 대표적으로 근육을 이완시켜주는 미네랄로서, 긴장된 몸을 편안하게 풀어준다.
뿐만 아니라 마그네슘은 뇌세포의 흥분을 가라앉혀 사람의 마음도 차분하게 만들어준다. 더욱이 분노조절 장애나 소아의 경기 등에도 활용되는 약초라 말할 수 있다.
마그네슘 외에도 테르펜(terpene)이라는 물질도 고수에 많은데, 이는 우리가 삼림욕을 할 때 안정감을 느끼게 해주는 성분이다. 따라서 예전부터 스님들이 절 주변에 고수 나물을 재배하며 정신수련을 해온 것은 매우 당연한 현상이다.
고수는 또한 소화기능을 향상시키는 데 효과적이다. 우선 담즙과 같은 소화효소의 분비를 돕고, 위를 튼튼하게 하여 연동 운동을 촉진시킨다. 고수의 열매는 장에 찬 가스를 배출해주는 등 어느 하나 버릴 것 없이 몸에 이로운 작용을 한다.

이러한 고수의 약용 효과가 하나씩 소개되면서 고수를 중심으로 한 연구도 점점 활발해지고 있다. 대부분 다른 한약재와 배합한 탕제에 관한 연구가 주를 이루고 있으며, 최근에는 천연물신약의 약제로도 그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고수를 이용하여 건강을 증진시키는 가장 좋은 방법은 뭐니뭐니 해도 음식으로 섭취하는 것이다. 아직 한국의 밥상에는 고수가 익숙하지 않지만, 고수의 양을 조금씩 늘려가며 반찬을 만들면 금새 고수의 맛과 효능에 푹 빠질 수 있을 것이다.
'시민과 공감하는 언론 일요주간에 제보하시면 뉴스가 됩니다'
▷ [전화] 02–862-1888
▷ [메일] ilyoweekly@daum.net
[저작권자ⓒ 일요주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