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힘들고 고달픈 세상…가난한 영세상인의 베품이 주는 풍요로움

김쌍주 / 기사승인 : 2018-09-10 12:25:34
  • -
  • +
  • 인쇄
김쌍주 대기자
김쌍주 대기자

[일요주간 = 김쌍주 대기자] 한 온라인 커뮤니티 회원 A씨가 쓴 자신의 고향에서 목도한 가난한 영세상인의 베품이 주는 풍요로움을 주는 남다른 사연의 글이 올라와 많은 누리꾼들이 글을 읽고 ‘할머니의 선행이 훈훈한 감동이다.’, ‘소외된 이웃들이 보다 따뜻한 명절을 보냈으면 좋겠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A씨의 사연은 “전라북도 순창읍 5일장이 열리던 지난해 어느 날, 아버지와 함께 한 식당을 찾았다. 우동을 기다리고 있는데 옆 좌석에는 허름한 노숙자 옷차림의 한 할아버지가 앉아서 음식을 기다리고 계셨다.”로 시작됐다.


이어 “주인할머니는 곧 짜장면을 내오더니 가위로 자르며 숟가락까지 갖다 주셨다. 치아가 약한 할아버지가 드시기 쉽게 해드리려는 것. 이 할아버지는 허기가 지셨는지 일반 중국식당의 곱빼기에 달하는 짜장면을 금세 비우셨다.”고 소개했다.


그리고 “할아버지는 주머니에서 돈을 주섬주섬 꺼내시더니 주인 할머니에게 500원 짜리를 건네셨다. 이 식당의 짜장면 가격은 4천원이었다. 그런데 주인할머니는 돈을 안 받는다고 그냥 가시라고 하시고는 할아버지가 바닥에 흘린 짜장면 가닥을 치우기 시작하셨다.”고 목격담을 털어났다.


A씨는 주인할머니에게 왜, 할아버지를 그냥 가시라고 하는지 물어봤다. 그러자 할머니는 어려운 할아버지인 것 같아 그냥 가라고 하셨다는 것. 할머니는 “500원을 받는 것보다는 그냥 대접하는 게 마음이 편해요”라고 말씀하셨다고 한다.


이 주인할머니의 선행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고 한다. A씨가 떠올려 보니 지난번 식당에 왔을 때도 어느 할머니 한 분이 가격이 4천원인 우동을 2천원 어치만 달라고 하니, 양은 똑같이 주고 2천원만 받으신 기억이 났다며, A씨는 “보기만 해도 행복해지는 광경이라 올려봅니다”라며 회원들에게 이 할머니의 선행을 소개했다.


가난한 영세상인 주인할머니의 곱고 착한 마음 씀이 마음의 베품이니. 베풀 것이 없어서 베풀지 못함이 아니라 베풀려는 마음이 고갈되어 있는 것임을 알게 해준다. 베품은 참 역설적인 것이다. 남에게 베풀수록 줄지 않고 더 많아진다는 것이다. 내가 여유로워야 남에게 베풀어 줄 수 있다. 하지만 베풀어 주다 보면 생기는 게 풍요로움이다.

베품을 실천하다 보면 마음의 행복과 평화는 물론 따뜻함과 주변의 관계회복에 이르기까지, 헤아릴 수 없는 풍요로움을 맛보게 된다. 인간의 생명은 한 사람 한사람이 축복이고 소중하다. 생각해보면 모두가 똑같이 세상에 나와 우리들이 만들어 놓은 관념적 귀천의 현실에 놓이게 된다.


이른바, 물질만능주의시대에 개인은 물론 집단이기주의가 팽배한 요즘이긴 하나 때로는 좀 더 가진 자가 통 크게 나누기도 한다. 그러나 가난하고 없는 자가 베풀면 유독 더 크게 보이는 것은 못 가졌거나 덜 가진 대다수의 동병상련 격 사랑의 시선 때문일 것이다. 나눌 것이라고는 짜장면 밖에 없는 가난한 영세상인 할머니의 베푸는 것이야 말로 힘들고 피곤한 세상에 더없이 귀한 교훈을 주고 있다.


앞으로 2주후면 우리민족고유명절 추석이다. 즐겁고 풍요로움이 가득한 한가위 잘 보내시고 어려운 이웃에게도 넉넉함을 나누어 두 배의 사랑을 느낄 수 있는 그런 뜻깊은 추석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시민과 공감하는 언론 일요주간에 제보하시면 뉴스가 됩니다'

▷ [전화] 02–862-1888

▷ [메일] ilyoweekly@daum.net

[저작권자ⓒ 일요주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오늘의 이슈

댓글 0

댓글쓰기
  • 이 름
  • 비밀번호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