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정부는 화재현장의 단골 ‘샌드위치패널’ 사용건축물 언제까지 두고만 볼 것인가?

김쌍주 / 기사승인 : 2018-09-27 11: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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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쌍주 대기자
김쌍주 대기자

[일요주간 = 김쌍주 대기자] 요즘 주변에서 샌드위치패널로 지은 건물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얇은 철판 사이에 스티로폼을 넣은 샌드위치패널은 화재에 취약해서, 불이 나면 큰 피해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최근 4년 반 사이 발생한 샌드위치패널 화재 건수는 7,440여 건, 이로 인해 41명이 사망하고 275명이 다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 철판 두께기준을 강화했는데, 잘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지난 7일 인천의 한 도색업체 화재현장에는 소방관 190여 명에 소방헬기도 투입됐지만, 건물 10개 동이 손 쓸 틈도 없이 타버렸다.


샌드위치패널로 지은 창고에서 시작된 불이 주변으로 번지면서 큰 피해가 난 것이다. 샌드위치패널에 불이 옮겨 붙자마자, 채10분도 안 돼서 천장 전체가 벌겋게 달궈지더니 금방 타버렸다고 한다.


두 철판 사이에 스티로폼 단열재를 붙인 샌드위치패널은 값이 싸고, 시공이 간편해 공장이나 창고건물에 많이 사용된다. 하지만, 철판이 너무 얇아 스티로폼이 불에 그대로 노출된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스티로폼은 불이 붙으면 유독가스를 배출해 인명피해를 키운다. 이 때문에 정부는 지난 2015년부터 두께가 0.5mm 이상인 철판만 쓰도록 규정을 만들었다. 그런데 이번에 불이 난 공장은 그 이후 지어졌지만, 규정은 지켜지지 않았다.


샌드위치패널 제조업체 관계자는 비용절감을 위해 기준이하의 얇은 철판을 사용하는 경우가 만연해 있다고 한다. 1,000평짜리 공장 지으려면 돈이 30억 원 든다고 하면 박물(0.3mm 제품)로 해도 돈 1,2천만 원밖에 절감이 안 되는데, 그걸 빼먹겠다고 업체들이 이런 짓을 하고 있는 것이다.


‘값 싸고 좋은 차는 없다.’라는 중고차 판매업계의 유명한 말이 있다. 그렇다. 입장 바꿔서 값싸고 좋은 제품을 판매하게 되면 판매자가 손해를 본다. 또한 판매자가 손해를 봐야 매수자가 값싸고 좋은 제품을 샀다고 하지 않겠는가?


그런데 장사꾼이 물건을 손해보고 판다는 건 3대 거짓말 중에 하나이다. 자본주의 사회의 경제 논리에도 맞지 않는 얘기다. 1~2천만 원 빼먹으려고 전국의 집과 공장, 축사를 순식간에 모두 태워 버릴 수 있음에 실로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값싼 물건을 주고받은 매도인과 매수인의 장삿술과 손익이 맞아 떨어진 찰떡궁합의 결과 치고는 참혹할 정도로 처참하기 그지없다. 그러나 정작 규정을 만든 국토부는 단 한 번도 단속조차 하지 않았다고 하니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다.


앞으로 기준을 강화하는 방안과 관리시스템을 강화하는 방안이 연구돼야 할 것이다. 단속을 강화하는 방안도 함께 강구되어야 할 것이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야 할 정부가 언제까지 이런 일이 반복되도록 두고만 볼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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