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주간=구경회 기자] 정부가 공공기관 개혁을 선언한 가운데 직원들의 평균 연봉이 1억원이 넘는 한국예탁결제원(이하 예탁원)의 과도한 복지가 도마 위에 올랐다.
<한국경제>는 지난 4일 예탁원이 부산으로 본사를 이전한 뒤 135억원을 들여 임직원 숙소용 오피스텔 116실을 매입했고 이를 공짜로 임대해주고 있다고 보도했다. 예탁원이 국토교통부에서 승인받은 임직원 숙소 상한선은 3개에 불과하지만 법을 위반해 가면서까지 직원들에게 후한 복지를 제공하고 있다는 것.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종석 자유한국당 의원이 입수한 ‘공공기관 지방 이전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예탁원은 2014년 부산 광안동에 있는 도시형 생활주택과 오피스텔 빌딩을 매입, 이를 직원 숙소로 제공하고 있다.
예탁원은 증권유관기관 중 유일하게 공공기관으로 분류된다. 주식시장으로부터 증권을 예탁받아 보관하고 이에 대한 수수료를 받는 업무를 한다. 무려 4000조에 이르는 증권을 보관중이며, 지난해 영업이익은 598억원에 이른다.
또 지난해 예탁원의 1인당 평균 연봉은 1억961만원에 달한다. 이에 일각에서는 정년 보장에 높은 평균 연봉까지 자랑하는 예탁원에 대해 ‘신의 직장’이라 일컫는다.
그럼에도 부산으로 이전한 본사에 근무하는 직원 320명 중 3분의 1이 이곳에 공짜로 거주하는 혜택을 누리고 있다. 이에 해당 매체는 공공기관이 취득한 이익을 임직원 복지에 과도하게 지출하고 있다며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 논란을 제기했다.
이와 관련 김종석 의원은 직원 숙소용 오피스텔을 대량 매입했다는 것은 주인 없는 조직인 공공기관의 전형적인 방만경영이자 도덕적 해이 사례라고 꼬집었다.
예탁원의 방만경영 및 모럴해저드 사례로 꼽히는 것은 이 뿐만이 아니다. 예탁원이 사내 체육대회 등을 위해 임직원 체육용품 구매 등에 많은 예산을 지출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같은날 <매일경제>는 예탁원이 사내 체육대회를 핑계로 수억원을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해당 매체에 따르면 예탁원은 올 가을 진행될 사내 추계 체육대회 행사에서 직원들에게 지급할 트레이닝복 구입 예산으로 1억3360만원을 책정했다.
앞서 지난 춘계 체육행사 당시는 바람막이 재킷 구매비로 6480만원을 사용한 바 있다. 이들 금액만 더해도 올해 총 2억원 가량을 임직원 체육용품 구매비로 지출하는 것이다.
지난해에도 운동화, 백팩 등 직원 배포용 체육용품 구매비로 1억2190만원을 사용했으나 올해는 지난해 대비 62.8% 급증했다. 지난해 대비 올해 직원수가 10% 가량 증가했다 하더라도 이 같은 지출은 과다하다는 게 해당 매체의 지적이다.
이 외에도 예탁원은 지난해 온누리상품권 등 임직원 기념품비로 7억1452만원을, 동절기 사무실 에너지 절감을 명목으로 직원들에게 풀집업 재킷을 지급하며 5590만원을 집행하기도 했다.
이 같은 예탁원의 방만경영 행태는 코앞으로 다가온 2018년도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예탁원의 방만경영 문제가 매년 지적 사항으로 제기돼 왔음에도 개선되지 않았다며 공공의 책무를 져버리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이와 관련 <일요주간>은 예탁원의 입장을 듣기 위해 이틀 연속 전화 연결을 시도했으나 담당자가 부재 중이었다.
한편 예탁원은 지난 2014년 방만경영 중점 관리 기관에서 해제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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