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주간=최충웅 언론학 박사] 지금 세계 청소년들의 한국어 공부 열풍이 거세다. 바로 한류바람이다. K팝과 TV드라마의 한류가 지구촌을 휩쓸고 있다. 특히 BTS(방탄소년단)은 본격적인 ‘글로벌 한류’ 시대를 열었다. 인터넷 개인방송 채널과 SNS로 세계 각국 팬들과 한국어로 직접 소통하면서 한국어 바람이 거세진 것이다.
BTS 멤버의 '원폭 티셔츠'를 둘러싼 논란으로 일본 언론과 우익들의 '혐한' 공격에도 지난 13일에 이어 이틀째 일본 도쿄돔 공연장엔 5만 명의 관객과 팬들의 뜨거운 열기가 넘쳤다.
영어가 아닌 외국어 앨범으로는 최초로 미국 빌보드 앨범차트 정상에 1년에 두 번씩이나 올랐다. 세계의 젊은이들은 방탄소년단의 한글 노랫말을 받아 적고 함께 부르며 열광하고 있다. BTS는 한류확산 기여 공로로 화관문화훈장을 받았다.
SNS를 통한 미디어 환경이 한류 확산에 기여했다. 외국에서 화장품, 한식 등 한국 제품 선호도가 높아졌다. 한국 드라마는 외국 팬이 직접 자막을 달아 거의 실시간으로 유통된다고 한다.
발칸반도에 위치한 동유럽 국가 루마니아의 클루지나포카시. 인구 30만여명이 사는 작은 도시에서 매년 4월 '한국어 말하기 콘테스트'가 열린다. 헝가리와 불가리아, 루마니아에서 한국어를 공부하는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한국어 실력을 뽐내고 있다.
클루지나포카시의 바베시 볼리야이 대학교 도서관에는 분기에 한 번씩 한류 이벤트도 열린다. 한국어를 전공하는 60여명의 학생들을 중심으로 케이팝(K-POP)과 한국 음식 등 한국문화를 학생들과 공유하고 있다.
교육부 산하 국립국제교육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76개국 224개 도시에서 한국어능력시험 토픽(TOPIK)에 응시한 사람은 23만7790명으로 2010년 9만2607명에서 불과 7년 만에 2배 이상 증가했다. 1997년 첫해 응시자 2274명에 비해선 20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올해 응시자는 3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토픽은 한국어를 모국어로 하지 않는 재외동포나 외국인을 상대로 한 시험으로 국내 대학 유학이나 취업 등에 활용할 수 있다. 토픽시험을 볼 수 있는 국가도 많아졌다. 1997년 4개국에서 시작해 지난해 76개국으로 늘었고 내년에는 수단, 아프가니스탄, 동티모르, 볼리비아, 사우디아라비아 등 5개 국가가 추가로 늘어난다고 한다.
인도네시아 부톤섬 ‘찌아찌아족’이 2009년 한글을 표기언어로 받아들인 이후 9년이 지났다. 그들 부족의 고유 언어인 찌아찌아어를 갖고 있었지만 수백 년 동안 그 언어를 기록할 문자가 없어 역사를 비롯한 기록을 남길 수 없었다. 그러던 중 찌아찌아어를 기록할 문자로 우리나라 한글을 채택한 것이다. 2010년 7월에 인도네시아 정부가 한글 사용을 공식 승인하여 한글이 ‘찌아찌아족’의 공식 문자가 된 것이다.
한글은 1997년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도 등록됐다. 자랑스런 한글이 해외로 수출될 만큼 한글의 가치와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는데, 막상 그 우수성을 정확히 알고 있는 한국인은 얼마나 될까.
자랑스런 문화유산인 한글의 본고장에서 우리의 자랑 한글과 우리말을 올바르고 아름답게 가꾸어야 할 것이다. 한 나라의 문화를 형성하는 여러 요소 중에서 중요한 부분이 바로 언어이다.
최근 방송언어사용 실태를 조사한 결과 우리말 어법에 맞지 않거나 부적절한 어휘, 비속어, 욕설, 반말, 막말 등 품격이 낮은 표현과 불필요한 외국어와 어려운 한자어 은어나 신조어 등 세대 간 이질감과 소통이 안되는 언어들을 많이 사용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한국교육총연합회가 중·고등생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평균 75초에 한 번씩 욕설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거의 1분마다 욕설을 한다는 것은 욕을 입에 달고 있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여성가족부 보고서에서도 청소년 74%가 매일 욕설을 하며 욕하지 않는 경우가 5%밖에 안된다고 한다. 욕설하는 이유는 남들이 하니까 또는 친근감이 가니까, 평소 사용하는 욕설이 나쁜것인줄 모르고 그냥 습관적이라는 학생이 많았다. 청소년들의 욕설 모방은, 인터넷, 게임, 영화, TV드라마 등 대중매체 영향이 큰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지난해 매체이용행태 조사결과를 보면 국민들의 하루평균 TV시청 시간은 2시간 48분이며 주말은 3시간 22분이었다. 다른 어느 매체보다 TV시청시간이 가장 높다. 이렇게 방송이 대중에게 미치는 높은 영향력으로 방송언어는 공공성을 요구받게 된다. 방송언어는 단순한 의미전달의 도구가 아니라 사고방식이나 가치 체계를 반영하는 문화적 이념적 전달도구이다.
TV방송에서 막말과 인격비하, 선정적인 내용이 자막으로 방송된 사례가 많다. 부적절한 언어와 맞춤법에 어긋난 한글파괴 현상으로 올바른 언어생활을 해치고 있다. 방송 프로그램 제목에서 외래어와 외국어제목과 어법에도 맞지않는 부적절한 어휘를 사용한 제목들이 많다. 방송에서 무분별한 외래어 사용이나 국적불명의 언어 남용으로 우리말 한글의 오염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된다.
세계 청소년들의 한국어 공부 열풍에 즈음해서 우리의 자랑 한글과 우리말을 올바르고 아름답게 가꾸어야 한다. 올바른 언어가 밝고 건강한 국가를 만든다.
[필자 주요약력]
(현) 경남대 석좌교수
YTN 매체비평 출연
(전) 경희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방송통신심의위원회 특별 위원장
방송위원회 심의 위원장
언론중재위원회 위원
KBS 예능국장, 총국장, 정책시장, 편성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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