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주간 = 김쌍주 대기자] 거의 모든 경제지표가 나쁘게 나오고 최악의 고용위기가 닥쳐온 상황에서 정부가 일자리예산 54조원을 쏟아 부었지만, 일자리는 오히려 줄어들었다. 엉뚱한 곳으로 줄줄 새어나가는 예산을 지켜만 봐야 하는 국민들에겐 참혹한 마음이 들 수밖에 없다.
공공기관이나 공공단체는 해를 거듭할수록 비대해져만 가고 있는데, 감독기관의 관리·감독부재로 비리는 걷잡을 수 없이 계속해서 터져 나온다. 이런 와중에 서울시 출연재단인 서울디지털재단 비리는 압권이다.
서울디지털재단 이사장의 비위사실은 일단 개인적인 가족과 관련된 일부터 시작된다. 즉 가족동반 해외출장부터 시작하여, 인사비리에 폭넓게 관여한 정황과 함께 승진연한이 지나지 않은 팀장을 본부장급으로 승진시키고, 특정대학교 출신을 대거 채용하는 등 인사규정을 위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아직은 확인된 사실이 없고 일단은 공익제보로 인해서 직무가 정지된 상태라고 한다.
거기다 서울디지털재단 고위간부가 계약직 여직원들에게 성희롱을 일삼고 정규직 전환과정에서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과 고위직원들이 업무시간 중 근무지를 일탈하고 허위초과근무로 수천만 원을 받아갔다는 제보에 대해서 서울시가 조사할 방침이라고 한다.
오죽했으면 전·현직 직원들이 집단고발을 했을까?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공무원증원, 공공단체에의 지원 등 깨진 독에 물붓기식의 예산낭비 행태는 이제 그만 멈춰야 한다.
최저임금 외에도 정부가 그동안 일자리를 강조해왔는데, 들어간 돈에 비해 결과가 참담하다. 이렇듯 지금까지 54조를 투입했는데도 고용시장이 악화되기만 하는데, 정부는 내년도 일자리 예산을 23.5조로 확대했다.
즉, 내년까지 포함하면 3년 동안 77.5조 원(4대강 사업 3.5회분)이 일자리에 투입되게 되는 셈이다, 내년에 일자리 예산으로 투입될 23.5조원도 결국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으로 끝날 것이라는 회의적인 시각이 나오고 있다. 이미 투입한 54조조차 지속 가능한 일자리 창출보다는 구직급여, 실업급여 등 복지성격의 예산이 압도적으로 많다.
우리와 외교관계를 맺고 있는 주요 국가들은 거의 다 호황이다. 그런데 우리만 혼자 이 모양이라 더 문제인 것이다. 미국은 올해 4월 실업률이 완전고용을 넘어 초과고용상태까지 진입한 상황이고, 일본은 일각에서는 잃어버린 30년을 드디어 탈출한다고 김칫국을 마실 정도로 상당히 경기가 회복세로 돌아선 상황이다.
세계 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하는 미·중 두 국가 모두 호황인 상황에서, 미국, 일본 등은 역대 최저실업률을 기록하는 등 살판났는데 유독 한국만 최악이다. 만약 미·중 무역 갈등으로 세계경제가 휘청거리면 더 악화될 수 있는 상황이다.
정부가 짠 일자리 예산확대는 국민들의 세수를 바탕으로 도박을 하고 있는 셈이다. 물론 이 도박에서 잃으면 그대로 헬조선이다. 만약 내년도 23.5조 원의 일자리 예산투입도 실패한다면 그 밑 빠진 독을 메우기 위해서 등골이 휘는 건 국민들이며, 앞으로 경제활동을 할 10대, 20대 세대다.
특히 우리나라 같은 수출주도형국가가 실업률이 높게 나오는 건 문제가 매우 심각한 것이다. 차지에 국회와 정부는 깨진 독에 물붓기식 예산낭비행태가 지속되고 있지는 않은지 철저히 살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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