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복의 현장 청론] 시대가 새로운 영어평가를 요구하고 있다

전경복 편집위원 / 기사승인 : 2023-04-10 09:3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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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경복 편집위원
[일요주간 = 전경복 편집위원] 왜? 대한민국은 영어시험을 언어교육의 본령과 목적과 거리가 먼 시험을 위한 시험을 아직도 시행하고 있는가? 언어의 본령과 목적의 정답은 불문가지다. 삼척동자도 다 알고 있다.

물론 언어교육의 직접적 본령과 목적에 사뭇 거리를 둔 시대가 있었다. 즉 언어의 4대 기능 중 읽기와 쓰기를 더 중요시한 때가 있었다. 그러나 모두가 소리친다. 지금은 글로벌 시대다. 지구촌 시대다. 글로컬 시대다. 참으로 불행하게도 영어는 여전히 우리에게 100% 완벽하게 외국어다. 애석한 일이다. 왜? 그렇게 자초했는가? 통찰하고 반성해야만 한다. 이제는 완전히 벗어나야 한다. 영어교육과 영어평가를 문화개념으로 동시에 승화해야 한다. 나라와 시대에 따라 읽기와 쓰기, 듣기와 말하기가 대립하여 교육 과정에서 중요하게 생각될 수 있다. 나라마다 환경은 다르나 이를 일찍부터 극복한 나라가 바로 핀란드다. 핀란드는 국민의 80%가 영어로 대화할 수 있도록 실용 외국어교육을 1960년대부터 말하기 듣기 중점교육을 시작했다. 타산지석으로 깊이 삼아야 한다.

우리나라의 교육 과정의 구성과 변천을 살펴보자. 광복 후 1955년 8월 1일 최초로 문교부령 제46호, 인문계 고등학교 교육 과정이, 1958년 6월 5일 문교부령 제76호로 실업계 고등학교 교육 과정이 제정되었다. 제1차 고등학교 영어과 교육 과정은 중학교의 교과 기초로 하여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에 숙달 목표로 1963년 2월 15일 문교부령 제121/122호인 제2차 고등학교 영어과 교육 과정은 말하기와 듣기능력 신장에 핵심을 두고 1973년 2월 14일 문교부령 제310호인 제3차 고등학교 영어과 교육 과정에서는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의 종합적인 어학 기능을 기름을 1981년 12월 31일 문교부 고시 제442호인 제4차 고등학교 영어과 교육 과정에서는 실용성을 중시하고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의 심화를 목적으로 독해력 지도를 강조했다.


그 후 29년 전 현 수능 영어체제로 바꾸었다. 그러나 현 수능 체제는 영어교육과 평가와의 본래 목적과는 현격히 거리가 먼 것이 증명되었다. 그 답은 명확하다. 자본 민주주의, 시장경제, 이해 당사자 충돌 등 운운하여 영어교육과 평가에 에듀몽거(edumonger)만 양산했을 뿐이다. 그들은 순수한 교육에 사복을 채우는데 만 혈안이 되었다. 급기야 “사교육 폐해”란 냉소적인 표현이 잉태되었다. 암적 교육 장사꾼이다. “교육 암”이다. 당장 고치는 방법은 없는가? 물론 있다. 한때 바꾸려고 노력한 적도 있었다. 국가영어재단을 설립하여 국가 영어 능력 시험(NEAT)을 시행하려던 정책이다. 그러나 이 정책은 반대에 부딪히고 행정적 요인과 인적요인과 기술적 요인으로 수포가 되었다. 결과에 대하여 책임지는 사람이 아예 없다. 아연실색한다.


그러는 사이에 교육정책이 이념적 정쟁으로 쇠퇴하여 교사의 본본 중 하나인 평가의 역할과 기능이 후퇴하고 학생들의 “학력 저하”라는 재난용어가 발생했다. 결국, 교사와 학생이 평가하고 평가받는 민주적이고 미래의 교육목적에 두려움, 우울증 등 암 환자로 전락했다 해도 과언은 아니다. 와중을 틈타 외국시험이 번창하는 기현상을 잉태하고 “국부유출” 이란 신조어가 범부에게도 회자 되었다.

국가공무원, 외국영어시험으로 뽑아야 국지공도(國之公道)인가? 하는 조소당할 실상이 도출되었다.


우리는 지구상에서 사용되고 있는 어떠한 측정 도구에도 완벽한 기준이 없다고 단언해도 결코 틀린 말은 아니다. 즉, 100% 정확한 측정이 어렵다는 것이다. 그러나 개발자가 새롭게 개발하는 과정에서 기존 기준을 엄밀히 관찰하고 연구하고 수정하여 새로운 원 기준을 만들고 다시 수정해야 한다. 이 때 감각과 체감만으로 원 기준을 만들면 일관성이 결여하는 점이 주의해야 할 핵심이다. 동시에 불균형의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 시행하면서 점 차적으로 공정성을 확보해야 하며 표준화 작업을 위해 치열한 노력을 게을리해서도 안 된다. 실패는 창의적 성공의 원동력이 되고도 남는다. 우리나라가 국가 영어 능력 시험 개발과 시행에 실패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이러한 각고의 숨은 노력을 하는 주인공이 있다는 사실을 망각하고 일부가 국가 영어 교육 과정의 발전을 저해하는 외국영어시험의 기준에 무분별하게 복종하는 자세는 국가와 국민에 온당한 태도인가?

시험도 한 국가 문화의 귀중한 소산이며 고유한 전통이 살아 숨 쉬고 있다. 문화를 창조하려면 각 나라의 전통이 반드시 투입되는 게 사실이다. 우리나라도 예부터 양질의 시험이 시행되었는데 과거시험이었다. 조선 초기의 문신이며 학자인 성현(成俔)이 그의 백미 수필집 용재총화((慵齋叢話)의 제2권 2편에 당시의 실상을 잘 표현하고 있다. 고려 광종 때 중국식 과거제도가 본격 실시된바 과거시험의 정실개입 여지를 개선하는데 상당한 세월을 인내하여 조선 세종 조에서 비로소 격례(格例)를 개정했다는 내용이다. 이렇듯 역사발전에는 시간의 흐름과 인내심이 필요하다.

인사혁신처는 2017년도부터 국가공무원 7급 영어시험을 폐지하고 미국영어시험인 TOEIC, TOEFL로 대체할 계획을 이미 결정했고 시행하고 있다. 또 한 9급 공무원 영어시험에도 2018년 도부터 그 적용을 확장하려 했으나 요로 반대에 강력히 부딪혀 시행을 중단했다. 그 자세와 태도에 기립박수를 보낸다. 그러나 5급, 7급의 적용도 과감히 철회해야 한다. 비단 인사혁신처뿐만 아니다. 국가자격증 및 국가고시, 기업체 신입사원 선발, 대입시 등에도 공통현상이다.

시험마다 시험 이름이 있고 그 이름이 목적을 표방하고 있다. 국내에서 시행하는 영어시험은 국가의 영어 교육 과정에 맞추어 우리 실정에 맞는 시험을 개발하고 발전시켜나가야 한다. 외국시험을 단순히 모사하는 유형의 시험은 언어습득에 별로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는 명확한 현실이다. 영어는 우리에게 완전한 외국어다. 이미 한정된 정보를 제공하고 그 정보에 대한 기계적 암기 및 이해 여부를 측정하는 시험은 무의미할 뿐이다. 시험 준비 과정에서 언어습득 능력을 체화하고 창의적 문제해결 능력을 배양하는 시험이어야 하며 동시에 두뇌의 작동영역과 연계되어야 한다. 즉 두뇌 속의 듣기 중추, 구성 중추, 이해 중추, 발음 중추 영역과 두뇌 밖의 4대 발성 기관(후두, 혀, 턱, 입술)을 자극해야 한다. 바로 이 과정이 시험 문항에 여실하게 나타나야 한다.

외국영어시험의 목적은 진정 무엇인가? 누구를 위한 시험인가? 교육적 보편성과 이상을 갖고 있는가? 지역성을 벗어나 세계성을 진실로 담보할 수 있는가?

우리나라에서도 오래전부터, 영어평가 전문가가 숭고한 전통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상기 사항을 고려하고 상호 협력하여 시험을 개발하여 시행하고 있으며 이 순간도 수정 보완 보급하려는 처절한 노력을 다하고 있다. 우리는 외국영어시험에 대한 착시현상을 과감히 버려야 한다. 언제까지 자기비하와 자기폄하를 할 것인가? 외국영어시험을 무 비판적으로 선호하는 정책 관계 당국과 일부의 엄중한 자기반성과 성찰을 간절히 기대한다.

교육의 정상화 즉 중 3병, 고 3병 해소, 학부모의 사교육비 절감과 학생들의 과중한 학습 부담 감소와 국가산업 발전과 지방교육의 진흥을 위하여 경제적이며 과학적인 시험 시행이 절실하다.

영어는 평가가 아니라 진단해야 한다. 비견하여 종합병원 시스템을 차용한다. 즉 진단/평가/치료과정이다. 학생 중심교육 입장과 국제적 관점과 인성발달, 실질적인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는 다양성을 창출하고 지식 격차에 따른 청소년 범죄예방, 지나친 AI 보급과 인간소외 속출 탈피, 단순 모방 창조를 극복하는 창의교육을 견인하는 진단 검사다.

개인적, 사회적, 학문적 적합성 등의 조화로운 합의와 여론을 수용하여 정치적 결단과 결행을 바로 이행할 때다.

만시지탄(晩時之歎)이다! 과감히 확 바꾸자!

 

[필자 주요약력]
(사)한국국제언어진흥협회 이사장
(민)대한민국 일등봉사대 사무총장
대한민국 대통령경호실 혁신자문위원
중앙대학교 외국어교육원 강의교수
(사)국가공인 검정관리기관 한국외국어평가원 영어전문위원실장
THE KOREA TIMES 국제교류원 영어평가연구실장
2018동계올림픽 평창유치기원 전국학생 영어 말하기대회 심사위원
21세기한국미디어뉴스(주)시사코리아 논설실장
부패방지신문 보도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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