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개 대부업체에 정상금리보다 낮은 연 2.3~4.6%로 대여…지원 약 217억 원
회장·친족 등이 14개 업체 대부분 지분 보유… 지난해 명륜당 매출 3085억 원
가맹희망자에게 대부업체와 특수관계·대출조건 등 알리지 않고 '해당사항 없음' 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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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륜진사갈비. (사진=명륜진사갈비 홈페이지/newsis) |
공정거래위원회가 ‘명륜진사갈비’ 등을 운영하는 ㈜명륜당의 계열 대부업체에 대한 부당지원행위와 가맹사업법 위반행위를 적발하고 제재에 나섰다.
공정위는 28일 명륜당이 가맹점 창업자금 지원 과정에서 회장 일가가 소유한 14개 대부업체에 총 2983억 원의 자금을 정상적인 자금조달 금리보다 현저히 낮은 금리로 대여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104억 7200만 원을 잠정 부과하고, 명륜당과 이종근 회장을 고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와 별도로 가맹희망자에게 신용 제공·알선 내역을 사실과 다르게 기재하고 대부업체와의 특수관계를 알리지 않은 행위에 대해서도 시정명령과 과징금 44억 원을 잠정 부과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공정위가 명륜당의 부당지원행위와 가맹사업법 위반행위에 대해 잠정 부과하기로 한 과징금은 총 148억 7200만 원이다.
◇ 14개 대부업체에 2983억 원 저리 대여
공정위 조사 결과 명륜당은 2018년부터 2021년 말까지 가맹사업 확대를 위해 가맹점주에게 무이자로 창업자금을 지원하는 ‘엔젤투자약정’을 운영했다.
당초 엔젤투자약정은 명륜당의 가맹사업과 관련된 육류도매업을 영위하는 펜플의 자체 자금으로 운영됐다. 이후 신규 가맹점 증가로 명륜당의 현금보유액이 늘어나면서 명륜당이 펜플에 자금을 대여하고, 펜플이 이를 창업자금으로 제공하는 방식으로 변경됐다.
그러나 2021년 하반기 외식업계 경기 악화로 가맹점들의 대여금 상환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으면서 펜플의 대손 발생이 우려됐다. 이에 명륜당은 무이자 대출을 지속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가맹점주에게 이자를 받고 자금을 대여하기 위한 별도의 대부업체를 설립하기로 했다.
명륜당은 2021년부터 2024년까지 총 14개 대부업체를 설립했으며, 이 가운데 10곳은 2023년에 만들어졌다. 공정위는 2022년 추진된 ‘명륜진사갈비 뉴버전(리모델링) 사업’으로 기존 가맹점주의 자금 수요가 늘고 외식업 경기 회복에 따라 가맹희망자의 창업 수요도 증가한 것이 대부업체 증가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14개 대부업체는 모두 이종근 회장이 주도해 설립했다. 이 회장은 명륜당이 대부업체에 자금을 대여하는 과정에서 주요 사항을 직접 결정했을 뿐 아니라 대부업체 운영 전반에도 관여한 것으로 조사됐다.
명륜당은 2021년 12월부터 올해 4월까지 4년 3개월 동안 14개 대부업체에 연 2.3% 또는 4.6%의 금리로 총 2983억 원을 대여했다. 다만 2983억 원은 특정 시점의 대여금 잔액이 아니라 한도대여 방식에 따라 행위 기간 중 차입금액을 단순 누적한 금액이다.
공정위는 27개 금융기관으로부터 대부업체별 재무제표와 대여금 입출금 거래내역, 대부채권 및 연체율 현황 등 자료를 받아 금리를 확인했다. 이를 토대로 대부업체에 가장 유리한 연 8.73~13%를 정상금리로 산정했다.
이 기준을 적용하면 대부업체가 지급해야 할 이자는 약 316억원이지만 실제 명륜당에 지급한 이자는 약 99억원이었다. 공정위는 차액인 약 217억원을 지원금액으로 판단했다.
◇ 업체당 100억~150억 원 한도… 대손위험도 명륜당이 부담
명륜당의 자금대여는 대부업체별 100억~150억 원의 약정한도 안에서 자유롭게 인출하고 상환하는 한도대여 방식으로 이뤄졌다.
명륜당은 가맹점주가 대부업체에 대출금을 갚지 못할 경우 원금을 대신 갚는 대위변제 약정도 체결했다. 공정위는 이로 인해 대부업체가 통상 부담해야 할 원금손실 위험이 상당 부분 줄었다고 판단했다.
14개 대부업체 대부분은 별도의 상주직원을 두지 않았으며, 대표이사는 명륜당이나 계열사 펜플의 전·현직 직원이었다. 대부업법상 등록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1평 남짓한 공유오피스를 임차해 운영한 것으로 조사됐다.
공정위는 자체적인 자금조달이 어려웠을 신생 대부업체들이 명륜당의 지원으로 업체당 100억~150억원의 자금을 저리로 이용하고 대손위험까지 줄이면서 경쟁사업자보다 유리한 조건을 확보했다고 봤다.
14개 업체의 대부채권 잔액을 합산하면 지난해 기준 국내 8203개 대부업체 가운데 27위에 해당하는 규모로 나타났다. 개별 업체별로는 149~392위 수준이었다.
공정위는 이 같은 지원으로 대부업 시장에서 해당 업체들의 경쟁상 지위가 부당하게 강화되고 공정한 거래질서가 저해됐다고 판단했다. 또 14개 업체가 사실상 이종근 일가 소유 회사인 만큼 제공된 경제상 이익이 소유주에게 귀속되는 효과가 발생했다고 봤다.
◇ 세 차례 자금대여 구조 변경… 가맹희망자 대출금리는 연 12~18%
명륜당의 자금지원은 시기별로 세 차례에 걸쳐 이뤄졌다.
1차로 2021년 12월부터 2024년 3월까지 펜플을 통해 10개 대부업체에 연 4.6%의 금리로 총 1256억 원을 대여했다. 펜플은 명륜당에서 연 4.6%로 빌린 자금을 같은 금리로 대부업체에 대여했으며, 공정위는 펜플이 이 과정에서 독자적인 역할을 수행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2차로는 2024년 4월 펜플과의 채권·채무관계를 정리한 뒤 명륜당이 대부업체에 직접 연 4.6%의 금리로 총 1727억 원을 대여했다. 기존 10개 업체의 약정기간을 일괄 갱신하고 신설된 4개 업체와도 자금대여 약정을 체결했다.
3차로 명륜당은 지난해 11월 대부업체에 적용하는 금리를 연 4.6%에서 2.3%로 낮추고 지난해 1월 1일 이후 발생한 이자분부터 소급 적용했다.
공정위는 대부업체들이 사업을 시작할 당시 기존 대부채권이 없는 신생사업자였고 담보로 제공할 자산도 거의 없었지만 명륜당으로부터 대규모 자금을 저리로 제공받았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자금지원뿐 아니라 가맹희망자에게 제공한 정보에도 문제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명륜당은 특수관계 회사를 통해 가맹희망자에게 창업자금을 제공·알선했지만 정보공개서의 ‘신용 제공 및 알선 등 내역’에는 ‘해당사항 없음’이라고 기재했다.
실제 대부업체들은 가맹희망자 등에게 신규 가맹점은 연 15%, 리뉴얼 가맹점은 연 12%의 금리를 적용했고, 2024년 말경 이후 신규 대부거래에는 연 18%의 금리를 적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대부업체는 명륜당으로부터 연 4.6%의 금리로 자금을 조달했다.
명륜당은 창업자금이 필요한 가맹희망자에게 대부업체를 통한 대출을 안내했으며, 대출 상담부터 대부계약 체결까지 관련 실무를 명륜당 직원이 담당했다. 가맹계약과 대부계약도 창업 상담부터 계약 체결까지 서로 연계된 형태로 진행됐다.
가맹점사업자가 대출금을 상환하지 못할 경우 명륜당이 대손위험을 부담하는 대위변제 약정도 있었다. 대부업체는 대부계약서와 함께 ‘채권양도 승낙서 및 위임장’을 받아 명륜당이 대위변제할 경우 채권양수인으로 대출채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했다. 명륜당은 채권보전을 위해 가맹점사업자의 부동산 등에 근저당권을 설정하기도 했다.
대출을 받은 가맹점사업자는 명륜당에서 필수품목인 원육을 구매할 때 원육패키지 1박스당 일정 금액을 추가 지급하는 방식으로 원리금을 상환했다. 원육패키지는 원육 10㎏과 소스 4.5㎏으로 구성되며 공급가는 박스당 약 12만 원이다. 대부계약에 따른 원리금 상환액은 가맹점당 평균 약 3만 6000원이었다. 이렇게 지급된 원리금은 명륜당이 매월 말 정산해 대부업체에 입금했다.
◇ “대부업체 관계·대출조건은 중요 정보”… 과징금 총 148억 7200만 원 잠정
공정위는 명륜당과 대부업체의 특수관계 역시 가맹희망자에게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가맹희망자 등에게 자금을 대여한 업체는 명륜당 대표이사와 친족, 직원 등이 지분을 보유한 특수관계 회사였다.
그러나 명륜당은 대부조건과 가맹계약·대부계약의 관계, 대부업체와 명륜당의 관계 등을 가맹희망자에게 알리지 않았고 정보공개서에도 기재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공정위는 해당 창업자금 대출이 독립된 제3의 금융기관을 통한 일반적인 대출이 아니라 명륜당과 특수한 관계에 있는 대부업체를 통해 가맹점 개설 절차와 연계해 실행된 거래라고 판단했다.
대출 상담부터 계약 체결까지 명륜당 직원이 관여하고 원리금이 원육대금에 포함돼 상환되는 구조였으며, 대위변제와 채권양도 승낙, 근저당권 설정 등이 결합됐다는 점도 판단 근거로 제시했다.
공정위는 이 같은 거래구조가 가맹희망자가 가맹계약 체결 여부와 가맹점 개설자금 조달 방식 및 적정성을 판단하는 데 중요한 정보에 해당한다고 봤다.
이에 부당지원행위에 대해 공정거래법 제45조 제1항 제9호와 제45조 제2항을 적용해 명륜당에 97억6900만원을 비롯해 14개 대부업체에 총 104억7200만원의 과징금을 잠정 부과하기로 했다. 명륜당과 이종근 회장도 고발하기로 결정했다.
가맹사업법 위반행위에는 가맹사업법 제9조 제1항 제1호 및 제2호를 적용해 행위금지명령과 통지명령을 포함한 시정명령과 과징금 44억 원을 잠정 부과하기로 했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가 가맹본부가 창업자금을 지원하는 과정에서 오너일가 소유 대부업체를 설립하고 저리로 자금을 제공하는 방식의 사익추구 행위를 적발·제재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또 가맹계약과 연계된 대부조건과 대부업체가 가맹본부의 특수관계회사라는 사실은 계약 체결 여부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정보로서 가맹희망자에게 제공돼야 한다고 밝혔다.
◇ 명륜당 지난해 매출 3085억원… 공정위 “‘쪼개기 설립’으로 규제 회피”
공정위 자료에 따르면 명륜당의 가맹사업 영업표지는 ‘명륜진사갈비’이며 2017년 7월 1일 가맹사업을 시작했다.
명륜진사갈비 가맹점은 2017년 19개에서 2018년 133개, 2019년 455개, 2020년 554개로 늘었다. 이후 2021년 507개, 2022년 463개, 2023년 559개, 2024년 606개로 집계됐다.
명륜당 매출액은 2020년 1398억 700만 원에서 2023년 2507억 7900만 원, 2024년 2420억 900만 원을 기록했으며 지난해에는 3085억 3700만 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128억 1300만 원이었지만 당기순손실은 75억 4600만 원을 기록했다. 자산총계는 2561억 9300만 원, 부채총계는 1826억 7800만 원이었다.
공정위 자료에는 명륜당과 14개 대부업체의 지분관계도 담겼다. 명륜당은 이종근 일가가 지분 65%를 보유하고 있으며, 14개 대부업체 역시 이 회장 또는 친족이 대부분의 지분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위는 대부업체의 자산이 100억 원을 초과하면 금융위원회 등록 대상이 되고 총자산이 자기자본의 10배를 넘지 못하도록 하는 규제를 적용받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명륜당이 자산 규모가 100억 원을 초과하지 않도록 이른바 ‘쪼개기 설립’을 통해 대부업법상 규제를 회피했다고 자료에 기재했다.
공정위는 앞으로도 가맹사업 등 민생 분야에서 계열회사에 대한 부당지원과 이를 통한 사익추구, 허위·기만적 정보제공 행위를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법 위반행위가 확인될 경우 제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일요주간 / 임태경 기자 allonbeb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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