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금호아시아나 박삼구 회장의 그룹재건 위한 ‘브레이크 없는 질주’ 집중분석

조민지 기자 / 기사승인 : 2017-09-18 18:0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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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구 회장, 회계 사각지대 노린 꼼수로 금호산업 등 핵심계열사 인수
금호타이어 인수에 난항을 겪고 있는 금호그룹 박삼구 회장
금호타이어 인수에 난항을 겪고 있는 금호그룹 박삼구 회장


[일요주간= 조희경 기자] 2010년 금호아시아나그룹 박삼구 회장의 브레이크가 없는 무리한 문어발식 확장 경영은 그룹전체를 몰락할 위기로까지 몰아넣었다.


금호그룹은 2006년과 2008년 대우건설과 대한통운을 잇달아 인수하며 자금난이 가중, 계열사들의 계속된 실적부진, 엎친 데 덮친 격으로 2009년 글로벌금융위기 여파까지 몰려 그룹의 모기업인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는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관리)에 들어가는가 하면, 아시아나항공은 채권단 자율 협약에 따라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재계 8위 안에 드는 기업도 오너의 방만 경영으로 한 순간에 몰락할 수 있음을 보여준 예다.


이후 금호그룹 박 회장은 이 모든 경영 실패에 대한 책임을 안고,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경영 일선에서 잠시 물러나야 했다. 그러나 애초부터 그리 쉽게 물러날 인사가 아니었다.


브레이크가 없는 문어발 식 확장 경영으로 그룹 전체가 문 닫을 위기에 몰렸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과욕에 가까운 경영 욕심에 미련을 못 버린 탓이다.


이후 금호그룹 최고경영자 자리에서 물러나게 된 박 회장은 채권단으로부터 다시 경영권을 되찾기 위한 행보를 보였다.


우선 박 회장은 우선매수청구권을 인정받기 위해 가지고 있던 사재출연으로 일부 부채를 탕감하고 나섰다. 이후에도 박 회장은 3,300억 원 규모의 사재출연으로 워크아웃에 들어 간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 유상증자에 참여하며 채권단으로부터 우선 매수 청구권을 인정받는가하면, 2010년 말에는 경영 일선에 복귀했다.


그러나 박 회장의 지난날 과오에 대한 그룹의 대가는 혹독했다.


박 회장이 그룹 경영일선에 복귀하고 2년이 흐른 지난 2012년, 금호산업의 재무안정화를 위해 결국, 그룹의 모태인 금호고속을 2년 후 되사는 조건으로 IBK펀드 측에 매각한 것이다.


그러나 3년이 흘러 지난 2015년 5월에서야 박 회장은 겨우 인수가를 맞춰, 금호고속을 되찾을 수 있었다.


금호고속을 되찾은 박 회장은 이제, 그룹의 모기업인 금호산업 인수를 시작으로 금호타이어까지 되찾으려하고 있다.


지난 2014년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는 워크아웃 졸업 요건을 간신히 충족해 채권단이 보유하고 있던 출자지분을 매각할 단계만을 남겨놓았다.


하지만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의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한 박 회장에게 주채권 은행인 산업은행은 쉽사리 경영권을 넘길리가 만무했다. 지금도 금호그룹이 금호타이어 인수 난항을 겪는 이유다.


금호그룹이 금호타이어 인수 난항을 겪는 결정적 요인에는 인수가도 문제지만, 재무건전성 평가에 심각한 결점이 발견된 게 원인이다.


지난 2015년 말 박 회장은 우여곡절 끝에 금호홀딩스(금호기업이 금호터미널과 합병한 뒤 사명 변경) 설립으로 간신히 채권단으로부터 출자지분을 모두 회수해 경영권을 되찾을 수 있었다. 금호산업은 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핵심 계열사로 금호그룹이 그룹재건을 완성하기 위해선 꼭 필요한 기업이다.


금호그룹이 지금에 금호홀딩스를 설립해 금호산업을 인수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아시아나항공을 흑자 전환시킨 배경이 가장 컸다.


지난 2014년 금호그룹은 주력 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까지 간신히 흑자로 전환하는 데 성공하며 채권단자율협약에서 졸업할 수 있었다. 이 당시만 해도 채권단은 박 회장의 경영기여도를 높이 사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일요주간이 확인한 바 아시아나항공의 흑자 전환은 금호그룹이 그룹재건을 위해 회계사각지대를 노린 꼼수란 점이 확인됐다.


지난 2014년에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주력 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의 자화사 금호터미널과 아시아나IDT, 아시아나애바카스, 아시아나에어포트 4개 회사를 통해 CJ대한통운으로부터 금호리조트를 695억 원에 인수하며 적자였던 아시아나항공의 재무 상태를 흑자로 전환시키는데 성공했다.


금호리조트를 아시아나항공의 종속회사로 탈바꿈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지난 2014년 아시아나항공의 당기순손실액은 952억 원으로 자본금보다 자본총계가 더 적은 자본잠식상태였다.


하지만 연결 재무제표 상에서 당기순손실이 아닌 당기순이익이 느닷없이 633억 원이나 발생되며, 별도 재무제표와 1580억 원에 가까운 차이를 내며 가까스로 자본잠식 상태를 해소했다.


어떻게 별도 재무제표와 달리, 연결재무제표 상에서 당기순이익이 발생될 수 있었던 것일까.


이는 아시아나항공이 자회사를 통해 들여 온 금호리조트 지분 50%를 유상증자하며 지분을 51.2%까지 끌어 올린 뒤, 금호리조트를 아시아나항공 종속기업으로 포함, 지분 가치를 재평가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실제 2014년 아시아나항공이 공시한 연결 재무제표 상에서 발생된 당기순이익 633억 원은 금호리조트의 지분을 재평가한 것을 반영해, 기타수익, 그러니까 ‘관계기업투자처분이익’이 1328억 원이 발생된 것으로 명시하고 있다.


이것이 현금유입 없이 당기손익을 발생시킬 수 있는 턴 포인트이자,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하는 꼼수였다.


때문에 아시아나항공의 모회사인 금호산업 역시 지난 2014년 금호리조트 지분이 재평가되는 방식으로 회계 상에 반영돼, 200억 원의 연결 이익이 발생될 수 있었다. 이는 금호산업이 워크아웃 졸업 요건을 충족하는 데 크게 반영됐다.


금호리조트 지분 평가로 아시아나항공과 연결된 모든 회사의 재무제표는 얼마든지 회계 상, 당기순이익이 크게 증가한 것처럼 꼼수를 부릴 수 있다는 얘기다.


그리고 절반뿐이었던 금호리조트 지분은 지난 2015년 박 회장이 금호고속까지 인수하며, 리조트지분은 100% 박 회장이 보유하고 있다.


이와 관련 본지기자는 아시아나항공 홍보 관계자에게 전화를 걸어 “금호리조트 지분을 재평가한 것을 제외하고는 실제 2014년 아시아나항공의 재무 상태는 적자아니냐”고 묻자, 이 관계자는 “그렇지만 현행 회계 기준대로 처리했을 뿐이다”고만 답했다.


얼마든지 금호리조트 지분 재평가로, 금호타이어든 금호산업이든 아시아나항공이든 연결된 카테고리 안에 있는 계열사들의 재무 상태는 현금 유입 없이 손쉽게 당기순이익이 발생한 것처럼 만들 수 있다는 설명으로 들린다.


한 때는 부실 경영으로 한 기업을 몰락의 길까지 몰아넣었던 그가 금호산업까지 인수해 그룹재건의 밑그림을 그릴 수 있었던 결정적 배경에는 회계기준의 사각지대를 노린 꼼수가 있어서였다.


이제는 그룹재건의 완성인 금호타이어 인수까지 노리고 있다.


과연 그에게 그룹의 앞날을 맡겨도 되는 것일까. 채권단은 돈을 맡긴 투자자 및 예금주, 그리고 기업에 딸린 가족들을 생각해서라도 올바른 매수자를 선택해야 할 것으로 판단되는 부분이다.


한편 지난 2014년 워크아웃을 졸업한 금호타이어는 우선매수청구권을 가진 금호그룹 박삼구 회장에게 채권단이 매각하기로 추진했지만, 금호그룹의 재무건전성 평가 논란 등 인수가가 맞지 않아 해외로 매각될 위기에 놓였다. 금호타이어의 주채권 은행인 산업은행은 그동안 박 회장과 회사 매각 진행과 관련, 우선매수청구권을 인정하기로 했지만, 아직 금호아시아나나, 금호산업 금호고속 등의 주요 계열사들의 재무건전성 등이 낮게 평가되고 있어 골치를 썩고 있다. 금호그룹 박삼구 회장이 건전만 경영 마인드를 가진 CEO로 거듭나야 할 것으로 사료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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