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주간 = 오준하 기자] 최근 사장 신임절차에 들어간 SGI서울보증보험이 관피아로부터 독립과 박근혜 정권의 낙하산 인사 잔재 지우기의 갈림길에 서 있다. 외부 낙하산 인사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사장 자리에 창립 이래 첫 내부 출신이 선임되는 것을 두고 기대감이 크긴 하지만, 유력 내부 출신 인물들이 구 정권 실세 최모씨의 배후설이 파다했던 김모 전 사장 때 ‘깜짝 발탁" 된 이후 줄세우기에 앞장섰다는 의혹 때문이다.

8개월간 수장이 공석이었던 SGI서울보증보험은 지난달 26일 선임된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가 결정한 사장 후보지원자격과 일정 등에 따라 현재 공모를 진행하고 있다. 임추위는 6일까지 공모를 진행한 후 서류와 면접 심사 등을 거쳐 빠르면 다음주중 차기 사장 후보자를 선정할 전망이다.
서울보증보험의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 “그 동안 6명의 사장 중 4명이 관피아 출신이었기에 내부출신 사장에 대한 열망이 그 어느 때보다 강하다”며 “특히 직전 사장 두 명이 1년 만에 그만두고 다른 곳으로 옮겨갔기에 ‘거쳐 가는 사장 자리’란 오명을 씻기 위해서라도 회사에 애착이 많은 내부출신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현재 내부출신 사장 후보로 유력시 되는 사람은 대표이사 직무대행 직을 수행하고 있는 김 모 전무와 영업통으로 불리는 강모 전무이다. 그런데 탄탄해 보이던 내부 출신 두 사람의 사장 후보 경쟁 가도에 과거 전무 발탁과 이후 행보와 관련된 악재가 불어 닥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성과연봉제 총파업 갈등으로 노조중심 사장 선임 반대 움직임 가능성 높아
서울보증보험의 한 관계자는 “두 사람은 3년 전 박근혜 정부의 비선실세를 통해 선임된 김 모 전임사장이 발탁한 전 정권 인사들”이라며 “노조가 지난해 박근혜 정부가 추진했던 성과연봉제에 반대해 총파업을 진행했지만 내부출신 임원들이 안일하게 대처해 2명의 현직 전무이사가 사장으로 선임되는 것을 반대하는 움직임이 있다”고 밝혔다.
박근혜 정권의 대표적 낙하산 인사로 거론되는 김 전 사장은 2014년 10월 당시 A 금융지주회장 후보직을 갑자기 사퇴하고 서울보증보험 사장에 응모하고 취임했다. A 금융지주 노조 관계자는 이와 관련 “김 전 사장의 발탁 배후에 정권 실세 최 모 씨가 있다는 소문이 파다했다.”며 “우리 회사에서도 김 전 사장에 대한 사내 평판이 좋았기에 굳이 백까지 동원해 가며 ‘갔다 왔다’했을 필요가 있었는지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 모 전 사장은 부임 2개월 후인 2014년 12월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두 사람의 등기전무이사를 선임했는데, 이때 발탁된 사람이 김 모 전무와 강 모 전무였다. 연령과 기수를 파괴한 깜짝 인사였다.
서울보증보험의 한 관계자는 “일부에서는 젊은 피 수혈이라는 찬사도 있었지만, 결국 구 정권 실세와 결탁된 자기사람 심기였다”며 “김 전 사장의 선임 이전에 이미 외부 기관원이 노조집행부에 와서 박 정권의 실세가 지지한다고 해 긍정적 답변을 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두 사람은 사장 지시사항만 충실히 따르면서 노조 및 직원들의 의사를 무시했다. 박근혜 정부의 근로자 말살 정책의 근간인 성과연봉제를 지시받고 끝까지 밀어붙이다 노조와 직원 반발에 부딪쳐 이루지 못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라며 “전임 두 사장이 짧은 임기를 마치게 됨에 따라 주요 승진과 보직 임명에 실질적 권한을 휘두르면서 자신들의 파벌을 형성했다”고 설명했다.
사장 공석 8개월 간 줄세우기, 사장 선임 운동 의혹 제기
이 같은 내부 파벌의 부작용으로 두 사람 가운데 누가 선임되든 피바람이 불 것이라고 전망도 나오고 있다. 서울보증보험에 기반이 없던 전직 사장들이 두 사람을 중심으로 자기사람 만들기와 줄 세우기하는 바람에 그 동안 양 계보의 패권싸움이 치열했기 때문이다. 서울보증보험의 한 관계자는 “사장 공석기간 8개월 동안 내부간부들을 줄 세워서 회사일은 등한시하고 사장 선임 운동만 일삼아 직원들의 불만이 팽배하다”고 말했다.
특히 전무 임시 대표라는 기괴한 체제에서 밀리던 강 모 전무 측이 최근 뒷심을 발휘하면서 김 모 전무 측과 갈등이 증폭되고 있어 이 같은 우려는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다. 서울보증보험의 노조 관계자는 “두 전무이사가 회사 내부 근무 경력만 있어서 경험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대외기관 협조 등에 중량감이 부족하므로 더 많은 경험을 쌓는 것이 우선”이라며 “집안 싸움으로 인해 내부출신 사장이란 좋은 기회를 놓칠까 우려 된다”고 말했다.
과연 두 내부 출신 유력 후보가 구 정권 낙하산 인사의 잔재와 파벌 조성이란 악재를 떨치고 서울보증보험의 숙원이었던 내부출신 사장이란 꿈을 이룰지 관심이 모아지는 대목이다.
'시민과 공감하는 언론 일요주간에 제보하시면 뉴스가 됩니다'
▷ [전화] 02–862-1888
▷ [메일] ilyoweekly@daum.net
[저작권자ⓒ 일요주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