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소연, 수입 전 사전 검증 시스템 부재 의혹 제기… 소비자 신뢰 회복 촉구
"어느 로트부터 오염됐나" 사고 기간 특정 및 재발 방지 대책 마련 나서야
제조사 자료 누락 여부 및 사전 성분 검증 체계 실효성 의문 제기
식약처 현장조사 결과 신속 발표 및 기업의 재발 방지 이행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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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애경산업 ‘2080 치약’ 6종에서 금지 성분인 ‘트리클로산(triclosan)’이 검출되어 전량 회수. (사진=식약처 제공) |
[일요주간 = 노현주 기자] 애경산업 ‘2080 치약’ 6종에서 금지 성분인 ‘트리클로산(triclosan)’이 검출되어 전량 회수 조치가 진행 중인 사태와 관련해 GCN녹색소비자연대(이하 녹소연)는 단순 전량 회수를 넘어 혼입 경로와 인지 시점, 사전 검증 체계 전반에 대한 투명한 정보 공개를 강력히 촉구하고 나섰다.
녹소연는 12일 성명서를 통해 “애경산업의 즉각적인 출고 중단과 자진 회수 결정은 소비자 안전을 위한 필요한 조치”라고 평가하면서도, “소비자 불안을 근본적으로 해소하기 위해서는 사고의 원인과 유통 기간, 인지 경위 등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 발암물질 변환 가능성 있는 ‘트리클로산’, 왜 위험한가
이번에 검출된 트리클로산은 과거 항균 효과를 내세워 위생용품에 널리 쓰였으나 잇따른 유해성 보고로 인해 국내외에서 엄격히 규제된 성분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트리클로산은 햇볕에 노출될 경우 발암물질인 다이옥신으로 분해될 수 있으며 환경호르몬 작용을 통해 동물의 생식과 성장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특히 트리클로산은 생체 축적성과 잔류성이 강해 여성의 모유나 소변에서도 검출될 만큼 인체 건강을 위협하는 성분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FDA는 이미 해당 성분이 일반 비누나 물보다 질병 예방에 효과적이라는 근거가 없다고 판단해 사용을 금지한 바 있으며 우리나라도 2016년부터 치약 등 구강용품 내 사용을 전면 금지하고 있다.
◇ ‘이물질’ 표현의 적절성 의문... “비의도적 오염인가, 관리 부실인가”
녹소연은 애경산업이 공식 안내문에서 회수 사유를 ‘이물질(트리클로산) 포함 확인’이라고 명시한 점을 지적했다.
트리클로산은 과거 항균 효과를 위해 사용되었으나 안전성 논란으로 현재 치약제 등 의약외품에 사용이 금지되거나 엄격히 제한된 성분이다. 녹소연은 “이물질은 통상 제조 과정에서 예기치 않게 혼입된 것으로 이해되지만 이번 사안이 단순 오염인지 아니면 원료 배합 단계의 관리 문제인지를 분명히 해야 한다”며 “어떤 근거로 이물질로 판단했는지 소비자가 납득할 수 있는 설명을 내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 “언제부터 얼마나 유통됐나”... 사고 기간 특정 요구
애경산업은 현재 구매 시점이나 영수증 유무와 관계없이 전량 회수·환불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대해 녹소연은 소비자 편의 측면에서는 긍정적이지만 ‘안전 관리’ 측면에서는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녹소연의 설명에 따르면 정확한 사고 기간과 해당 로트(Lot) 번호가 특정되어야만 소비자 노출 가능성과 피해 범위를 객관적으로 점검할 수 있다. 녹소연은 “단순히 다 수거하겠다는 태도를 넘어 어느 시점 제조분부터 문제가 발생했는지 공개해 기업의 대응이 신속했는지 검증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 사전 검증 시스템 부재 여부 등 ‘타임라인’ 공개 촉구
특히 단체는 이번 사태의 핵심 쟁점으로 ‘사전 검증 체계’의 실효성을 꼽았다. 녹소연은 애경산업을 향해 제품 판매 전 성분 확인 및 공급망 검증을 제대로 수행했는지, 그리고 중국 제조사가 제공한 자료에서 해당 성분이 단순 누락된 것인지 혹은 의도적으로 은폐된 것인지에 대해 명확한 답을 내놓을 것을 촉구했다.
아울러 문제를 처음 인지한 시점은 언제이며 이후 실제 공지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이 어떠했는지에 대해서도 상세한 소명을 요구했다. 녹소연은 “이 모든 과정은 막연한 추정이 아니라 검증 가능한 객관적 자료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타임라인 형태로 공개되어야만 무너진 소비자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녹소연은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애경산업에 각각 구체적인 조치를 요구했다.
먼저 식약처에 대해 “수거 검사와 현장 조사 결과를 토대로 혼입 경로, 사고기간(로트 범위), 위해평가 결과를 신속히 확정하고 소비자가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근거와 함께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애경산업에는 ▲‘이물질’ 판단 근거 공개 ▲수입·판매 전 성분 검증 여부와 공급업체 자료 검증 과정 설명 ▲인지 시점부터 회수까지의 대응 타임라인 공개 ▲혼입 경로 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 이행을 명확히 밝힐 것을 요구했다.
아울러 소비자들에게는 회수 대상 여부를 확인해 즉시 사용을 중단하고 안내 절차에 따라 회수·환불을 신청하며 피해가 의심될 경우 1372 소비자상담센터 등을 통해 상담·신고할 것을 당부했다.
녹소연 관계자는 “전량 자진회수는 중요한 첫 조치이지만 이제는 소비자가 안심할 수 있도록 원인과 경과를 숨김없이 설명하고 재발 방지 체계를 증명하는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며 “이번 사안이 조속히 정리되고 무엇보다 소비자가 안심할 수 있는 투명한 설명과 제도 개선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전문가들은 “트리클로산이 비누와 같은 위생용품에 사용될 때 질병을 예방하거나 건강을 증진시킨다는 증거가 없다”고 입을 모은다. 오히려 “트리클로산은 환경호르몬으로 동물의 생식과 성장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트리클로산이 생체 축적성과 잔류성으로 몸과 환경 속에서 그 농도가 점점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2002년 스웨덴의 연구에서는 여성의 모유 속에 높은 농도의 트리클로산이 존재하는 것을 발견했고 미국의 질병통제센터는 75퍼센트 이상의 미국인들 소변에서 트리클로산이 발견되었다고 보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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