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부동산 거래가 남긴 세 가지 고사

이재훈 주필 / 기사승인 : 2026-07-27 09: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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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newsis)


이재명 대통령 부부가 분당 아파트를 29억 원에 매각했다. 소유권은 매수인에게 넘어갔지만, 이 대통령 부부는 매수인을 채무자로 해 채권최고액 17억7700만 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했다. 매수인이 당장 지급하지 못한 잔금을 오는 10월까지 유예하고, 이를 담보하기 위한 조치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매수자의 사정을 고려한 통상적 거래”라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확인된 사실만으로 이 거래를 불법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대통령의 행위는 합법과 불법이라는 잣대만으로 평가되지 않는다. 국민에게 요구한 원칙을 자신부터 지켜야 할 더 무거운 정치적·도덕적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첫 번째 경고는 《한비자》의 ‘법불아귀 승불요곡(法不阿貴 繩不撓曲)’이다. 법은 귀한 사람에게 아부하지 않고, 먹줄은 굽은 나무를 따라 휘지 않는다는 뜻이다.


정부의 강도 높은 대출 규제로 국민의 주택 구입은 어려워졌다. 그런데 정책의 최종 책임자가 자신의 집을 팔면서 사실상 거액의 잔금 지급을 미뤄주고 근저당권을 설정했다. 법률상 허용되는 민사계약이라고 하더라도, 국민에게 적용한 대출 규제의 취지를 통치자가 자신의 거래에서는 우회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국민에게 들이댄 먹줄이 대통령 앞에서만 휘어진다면 법은 남아 있어도 정책에 대한 신뢰는 무너진다.


두 번째 경고는 《논어》의 ‘위정이덕(爲政以德)’과 《맹자》의 ‘의리지변(義利之辨)’이다. 공자는 덕으로 정치해야 한다고 했고, 맹자는 “왕은 어찌 이익만을 말씀하십니까. 오직 인의가 있을 뿐입니다”라고 가르쳤다.


통치자는 법망을 빠져나가는 기술이 아니라, 때로는 손해를 감수하면서도 원칙을 지키는 모습으로 나라를 다스려야 한다. 조금 덜 받고 팔더라도 국민과 같은 제약을 감당했다면 오히려 정책에 대한 신뢰를 얻었을 것이다.


더욱 납득하기 어려운 것은 논란이 불거진 뒤의 태도다. 대통령은 사과하기보다 부동산 불법과 편법을 국민 통합을 해치는 행위라고 꾸짖었다. 말 자체는 옳다. 그러나 그 잣대를 자신에게 먼저 적용하지 않는다면 옳은 말조차 위선으로 들릴 수 있다. 남을 향한 꾸지람이 엄할수록 자신을 향한 성찰은 더욱 엄격해야 한다.


세 번째 경고는 ‘지록위마(指鹿爲馬)’다. 사마천의 《사기》 진시황본기에는 환관 조고가 황제 호해에게 사슴을 바치면서 말이라고 우기는 장면이 나온다. 조고의 권세가 두려웠던 신하들은 눈앞의 사슴을 보고도 말이라고 맞장구쳤다.


오늘날에도 권력 주변 사람들이 논란의 소지가 큰 거래를 무조건 “통상적인 방식”이라고 감싼다면 사슴을 말이라 우기는 권력과 다를 바 없다. 대통령은 벌거벗은 임금이 되고, 참모들은 보이지 않는 옷이 훌륭하다며 박수치는 아첨꾼이 된다. 참모의 임무는 권력자의 체면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눈에 무엇이 보이는지 사실대로 말하는 데 있다.


이번 거래가 형사처벌 대상이 아닌 민사계약일 수는 있다. 그러나 국민에게 요구한 기준을 통치자가 스스로 우회했다는 정치적·도덕적 책임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 정책은 공동체가 함께 지켜야 할 원칙이 아니라 힘없는 국민에게만 채워지는 족쇄가 된다.


대통령은 남의 편법을 꾸짖기에 앞서 자신의 거래가 국민에게 어떻게 비쳤는지 돌아보고 사과해야 한다. 측근들의 박수도 멈춰 세워야 한다. 나라의 질서는 법률 조문만으로 바로 서는 것이 아니다. 통치자가 국민에게 요구한 기준보다 더 엄격한 잣대를 자신에게 적용할 때, 비로소 국정의 기강과 신뢰가 바로 선다. 눈앞의 사슴을 말이라고 우기기 시작하는 순간, 흔들리는 것은 대통령 한 사람의 체면에 그치지 않는다. 국민이 정부를 믿고 따르게 하는 국정의 신뢰마저 무너진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 이재훈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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