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 크레인 사고 1주기...목격자들 '외상후스트레스장애' 방치

이수근 기자 / 기사승인 : 2018-05-01 13:5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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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살인기업' 불명예가 남긴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산재사망대책마련 공동 캠페인단 주최로 열린 '2018 최악의 살인기업 선정식'에서 삼성중공업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이김춘택(왼쪽) 사무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이날 캠페인단은 "노동부 중대재해 발생보고 자료를 기반으로 살인기업을 선정"하며 "기업의 책임과 처벌 강화를 위해 매년 산재사망 최악의 살인기업을 선정 한다"고 밝혔다. (사진=newsis)
지난달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산재사망대책마련 공동 캠페인단 주최로 열린 '2018 최악의 살인기업 선정식'에서 삼성중공업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이김춘택(왼쪽) 사무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이날 캠페인단은 "노동부 중대재해 발생보고 자료를 기반으로 살인기업을 선정"하며 "기업의 책임과 처벌 강화를 위해 매년 산재사망 최악의 살인기업을 선정 한다"고 밝혔다. (사진=newsis)

[일요주간=이수근 기자] 최근 근로복지공단(이하 공단)이 6명이 사망하고 25명이 다친 삼성중공업 크레인 사고 목격자들이 겪는 ‘외상후스트레스장애’를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한 것과 관련해 ‘늑장대처’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앞서 공단은 지난달 27일 삼성중공업 크레인 사고를 목격한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 7명이 신청한 외상후스트레스장애를 업무상질병으로 인정한다고 밝혔다.


삼성중공업 크레인 사고는 지난해 5월1일 발생한 사고로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에서 800t급 골리앗 크레인과 32t급 지브형크레인이 충돌하면서 간이화장실을 덮친 사고였다. 해당 사고가 발생한 날이 노동절이라는 점에서 많은 이들의 안타까움을 더했다.


이 사고를 목격한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 7명은 사고 이후 불면증, 심리적 불안을 호소하며 지난해 10월부터 산재 요양급여를 신청했고 모두 산재를 인정 받았다.


서울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는 이들에 대한 정신적 충격, 업무와 질병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했고 해당 사고와 관련한 재해노동자 38명 중 산재 신청을 하지 않은 경상자 5명과 하청업체 사업주 1명을 제외한 32명에 대해 산재를 인정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삼성중공업 크레인 사고 철저한 진상규명과 대책 마련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지난달 29일 성명을 통해 ‘반쪽짜리 늑장대처’라고 비판했다.


대책위는 “최근 근로복지공단?고용노동부의 발표만 보면 노동자들이 사고 뒤 적절히 치료받고 빠짐없이 산재로 인정받은 것처럼 보이나 이는 전혀 진실이 아니다”면서 “사고 뒤 외상후스트레스장애로 고통받은 노동자들은 1년이 지나도록 방치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진실은 고용노동부의 늑장대처로 66%가 넘는 노동자가 실태 파악에서 제외됐고 외상후스트레스장애 위험이 파악된 노동자 161명도 치료 없이 방치된 것”이라며 “사고 5개월이 지나서야 경남근로자건강센터를 주관 단체로 트라우마 관리 대책 사업이 시행됐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트라우마 보호조치 또한 현황조사를 하고 심리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 전부”라면서 “정부는 산업재해가 발생하면 시행할 수 있는 일관되고 실효성 있는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크레인 사고로 많은 사상자를 낸 삼성중공업은 ‘2018 최악의 살인기업’에 선정되는 불명예를 안았다.


지난달 25일 ‘노동건강연대·매일노동뉴스·민주노총·한국노총이 꾸린 '산재사망대책마련 공동 캠페인단'(이하 캠페인단)은 지난해 1년동안 산업재해 사망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기업을 발표했다.


캠페인단에 따르면 지난해 크레인 충돌사고가 발생한 삼성중공업이 ‘최악의 살인기업’ 1위에 선정됐다.


캠페인단은 “이번 사고 원인은 위험의 외주화와 원청의 책임 회피를 불러일으키는 다단계 고용구조”라면서 “사고 사망자 모두가 노동절에도 쉬지 못하고 일하던 비정규직 하청 노동자였다”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위험 업무 외주화'한 삼성중공업은 안전불감증과 안전예산 공사비 감축으로 인한 사고에 대해 책임지지 않았다”면서 “가장 취약한 하청 노동자들의 산재사망으로 이 같은 사실이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한편 캠페인단은 산재 사고의 심각성을 알리고 기업의 책임과 처벌 강화를 위해 지난 2006년부터 중대재해 고용노동부 자료를 바탕으로 매년 산재사망 최악의 살인기업을 선정해왔다.


이번해 최악의 살인기업 공동 2위는 5명이 숨진 현대엔지니어링·GS건설·대림산업, 공동 5위는 4명이 사망한 STX조선해양·현대산업개발·현대산업개발·케이알산업·대림종합건설이 차지했다. 이들 기업의 산재 사고 사망자는 37명으로, 모두 하청업체 노동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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