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측 "'부정 편입학은 없었다'는 소명을 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답변

[일요주간=조무정 기자]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이른바 ‘물컵 갑질’을 시작으로 들불처럼 번지고 있는 대한항공 총수 일가 퇴진운동이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으로까지 향하는 양상이다. 조 전 전무의 오빠인 조원태 사장이 인하대학교에 부정편입학 논란에 휩싸이면사 파장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특히 미국 국적의 조 전무가 대한항공 계열사인 진에어 등기이사에 불법으로 등재됐던 사실이 드러난 것과 맞물리면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일가의 퇴진운동이 점점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앞서 인하대총학생회동문협의회가 지난달 25일 조 사장의 부정 편입학 의혹을 제기하자 대한항공 측은 이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으나, 이혁재 인하대 총학생회동문협의회 집행위원장(정의당 인천시당 남동갑 보궐선거 예비후보자)은 지난 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한국일보의 1998년 6월17일자 '인하대 이사장 아들(조원태) 부정편입학' 관련 기사 내용을 공개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위원장은 해당 신문 면을 캡처한 사진과 함께 “(조양호) 인하대 이사장 아들 조원태씨의 부정편입학 사실이 밝혀졌다”며 “국적기 대한항공의 사장이자 학교법인 정석인하학원의 이사이며 한진그룹의 경영권을 승계받을 사람이 이래도 되는거냐”고 꼬집었다.
해당 신문에 따르면 1998년 당시 교육부는 조양호 인하대 이사장의 아들이 그해 1학기 인하대에 부정편입학한 사실을 적발했으며, 조원태씨와 당시 편입학 심사위원들을 엄중징계하도록 지시했다.
조씨는 지난 1995년 미국의 2년제 대학인 힐버컬리지에 입학했는데, 그는 그곳에서 졸업인정학점인 60학점?평점 2.0에 크게 못 미치는 33학점?평균 1.67만을 이수했다. 그러나 조씨는 1997년 외국대학 학생 자격으로 인하대서 21학점을 취득한 뒤 이듬해 편입학했다.

인하대 학칙에 따르면 ‘편입학을 위해서는 소정의 학점을 이수해야 한다’는 조항에 따라 편입학을 위해서는 68~72학점을 이수해야 한다. 또 당시 인하대 학칙만 보더라도 3학년 편입의 경우 국내?외 4년제 대학 2년과정이상 수료 및 졸업예정자, 또는 전문대졸업자 및 졸업예정자로 규정돼 있었다.
그러나 인하대는 조씨가 대학과정을 제대로 수료하지도 않고 취득 학점조차 자격 미달인데도 불구하고 그를 3학년에 편입학시켰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인천 지역의 시민단체 및 사회단체, 인하대 학생 및 교직원 등은 조씨에 대한 부정편입학 의혹 해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8일 ‘한진그룹의 갑질족벌경영 청산과 인하대 정상화를 위한 대책위 출범을 위한 준비위 발족’ 제하의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혁재 위원장은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의 부정편입 제보를 받고 인하대 측에 정보공개 청구를 했다”고 밝혔다.
또 이 위원장은 인하대 측에 ▲1996~1998년 인하대 편입학 모집요강, ▲해당년도에 학점교류로 입학한 편입학생 수, ▲해당년도에 학점교류로 편입학이 가능한 법적 근거, ▲현재 학점교류로 편입학이 가능한가 등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이에 대해 인하대 측은 ‘편입학의 경우 전적 대학에서 이수한 학기 및 학점에 의거해 자격을 부여함. 타 대학에서 교과목을 수강하고 이를 심의해 인정받는 제도는 일반적인 사항임’이라는 답변을 보내왔다.
이와 관련 대한항공 관계자는 9일 <일요주간>과의 전화 통화에서 “그 당시에 ‘부정 편입학은 없었다’는 소명을 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인하대 관계자는 일부 언론 매체 등에 편입학원서 등의 관련 문서 보존기간이 지나 확인이 불가능하나 당시 부정입학과 관련해 의혹이 제기됐을 뿐 불법은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이다.
이에 <일요주간>은 인하대 입장을 받기 위해 담당자와의 전화통화를 시도했으나 “담당자가 이번주 내내 휴가여서 복귀 후 답변을 전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메세지만 전달 받을 수 있었다.
한편 대한항공 총수 일가는 지난달 조 전 전무의 '물벼락 갑질'이 불거지면서 갑질 논란이 확산됐다.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등에서 회사 내부 관계자들의 폭로가 이어지면서 해외 명품 밀반입 의혹까지 불거진 상황이다. 이에 관세청 등은 평창동에 위치한 조양호 회장의 자택을 압수수색했으며 지하 1층 구석의 ‘ㄱ’자 공간과 2층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의 드레스룸에 위치한 숨겨진 공간, 이른바 ‘비밀의 방’을 수색하는 등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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