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중학교 ‘자유학년제’ 심층해부

소정현 / 기사승인 : 2018-05-23 15:5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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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지식을 ‘창조·융합’하는 인재상”

1년간 시험 대신 체험활동 비중을 늘리는 제도


전체 3209개 중학교 ‘46.7% 1499곳’에서 시행


1년동안 고교입시에서도 내신을 반영할수 없어


시행 학교는 연간 최소 221시간 이상 운영해야


▲ 현재 중학생들은 ‘자유학기제’에 이어 ‘자유학년제’ 확장에 따라 1년 동안 시험 부담에서 벗어나 토론, 실습, 체험활동 등에 참여한다. 이를 통해 꿈과 끼를 키우며 진로 탐색 시간을 갖는다.  (포토 소스 교육부)
▲ 현재 중학생들은 ‘자유학기제’에 이어 ‘자유학년제’ 확장에 따라 1년 동안 시험 부담에서 벗어나 토론, 실습, 체험활동 등에 참여한다. 이를 통해 꿈과 끼를 키우며 진로 탐색 시간을 갖는다. (포토 소스 교육부)

●바야흐로 ‘자유학년제 시대’ 개막


중학교에서는 2016년부터 자유학기제가 도입된 데 이어 올해 2018년부터 자유학년제가 도입된다. 자유학년제는 자유학기제의 확장판으로 한 학년에 걸쳐 시행된다.


교육부는 ‘중학교 자유학기제 확대·발전 계획’을 2017년 11월 5일 이같이 확정·발표했다. 교육부는 자유학기제 확대 수요를 파악한 결과를 바탕으로 올해 전국 중학교 1499곳에서 자유학년제가 본격 운영한다. 이는 전체 3209개 중학교의 46.7%에 해당하는 규모다. 절반에 조금 못미치는 수치다.


‘자유학년제’는 중학교 1학년 1학기나 2학기, 2학년 1학기 등 3개 학기 가운데 한 학기를 골라 시행하던 자유학기제를 한 학기 더 연장해 1년 간 운영하는 것을 말한다. 전 단계인 ‘자유학기제’는 중학교 한 학기 동안 시험을 보지 않고 체험활동 비중을 늘리는 제도이다.


이에 교육부는 기존 중학교 과정에서 한 학기만 자유학기로 지정하도록 한 내용을 두 학기 지정도 가능하도록 바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한바 있다. 개정안은 학교에 따라 최대 2학기까지 한 학년동안 자유학기제를 운영할 수 있도록 하였다.


현재 중학생들은 ‘자유학기제’에 이어 ‘자유학년제’ 확장에 따라 1년 동안 시험 부담에서 벗어나 토론, 실습, 체험활동 등에 참여한다. 이를 통해 꿈과 끼를 키우며 진로 탐색 시간을 갖는다.


자유학년제와 별도로 2013~2015년 시범 운영을 거쳐 2016학년부터 전국에 도입된 자유학기제는 올해 3210개 모든 중학교에서 운영한다. 자유학기제 실시 학교 중 500여 개교는 연계학기, 1500여 개교는 자유학년제로 확대 운영하기에 이른 것이다.


중학교 2학년들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연계 자유학기제는 1학기 연계 자유학기와 2학기 연계 자유학기로 계획되어 있어 자유학년제와 차이가 있다. 연계 학년제의 핵심은 학생 중심 수업을 이끌기 위해 1학년 때 이뤄진 주제 선택활동들을 학교 교육과정 안에서 연계가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이다. 단, 연계 자유학년제 시범학교들은 학기당 51시간 이상의 수업을 반드시 자유학기 활동으로 운영해야 한다.


자유학년제(학기제)가 운영되는 동안 교과 시간이 제약되는 것은 아니다. 교과목 수업 시간 일부가 자율과정으로 편입되면서 활동 중심의 수업이 늘어나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교과수업이 일주일에 약 8시간가량 줄기에 수업에 대한 진도가 다소 빠르게 진행될 수 있어 수업전 예습과 복습습관이 매우 중요하다.


진로탐색, 예술·체육, 동아리 등 자유학기제 시행 학교는 한 학기 170시간 이상, 자유학년제 시행 학교는 연간 최소 221시간 이상 운영하며 학기당 운영시간과 개설 영역은 학교에서 자율적으로 결정하게 된다. 예시하면 다음과 같다. (1학기) 170시간+ (2학기) 51시간, (1학기) 102시간+ (2학기) 119시간 등


자유학기제·자유학년제 담당 교사는 교육과정을 자율적으로 재구성해 활동 중심 수업을 운영하고 학생 개개인의 성장과 발달에 중심을 두고 평가해야 한다. 이에 교육부는 전체 중학교에서 자유학기를 내실 있게 운영하고, 희망 학교에서 자유학년제 및 연계학기를 안정적으로 도입할 수 있도록 교육부 장관이 결정해 교부하는 2018년 특별교부금으로 예산을 지원한다.


학교별 연평균 지원 예산을 보면 자유학기제 시행 학교는 1800만원 내외를, 자유학년제 시행 학교(약 1500개교)는 자유학기 지원 예산에 1000만원을 더 준다. 연계학기 운영 학교(500여개교)에 대해서는 자유학기 지원 예산에 700만원을 추가로 준다.


●2015개정 교육과정이 적용되는 원년


자유학년제가 시발되는 2018년은 중·고등학교에서 2015개정 교육과정이 적용되는 원년이다. 2015 개정교육과정의 핵심은 모든 학생이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핵심역량인 인문·사회·과학기술에 대한 기초소양을 기르고 인문학적 상상력과 과학기술 창조력을 갖춘 창의융합형 인재로 성장하도록 하는데 있다.


▲ 2015 개정 교육과정’의 인재상은 ‘창의융합형 인재’다.
▲ 2015 개정 교육과정’의 인재상은 ‘창의융합형 인재’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의 인재상은 ‘창의융합형 인재’다. 교육부는 창의융합형 인재란 인문학적 상상력과 과학기술 창조력에 바른 인성을 겸비, 새로운 지식을 창조하고 다양한 지식을 융합함으로써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사람이다. 창의융합형 인재가 갖춰야 할 핵심역량은 ▲ 자기관리 역량 ▲ 지식정보처리 역량 ▲ 창의적 사고 역량 ▲ 심미적 감성 역량 ▲ 의사소통 역량 ▲ 공동체 역량에 초점이 모아진다.


이에 중학교에선 자유학년제 시행에 있어 학교수업 및 평가방식의 변화도 예측된다. 그동안 교실수업의 중심축이 교과서 ‘내용, 진도, 교사’의 설명에 있었다면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수업방식은 토의·토론, 체험학습, 프로젝트 수업 등 다양한 형태로 진행된다.


자유학기 동안 교사는 교육과정을 재구성해 운영한다. 주제선택활동 진로탐색활동 예술체육활동 동아리활동 등이며, 자유학기의 경우 170시간 이상, 자유학년의 경우 연간 최소 221시간 이상 운영한다. 학기당 운영시간과 개설영역은 학교에서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다.


▲ 자유학기 동안 교사는 교육과정을 재구성해 운영한다. 주제선택활동 진로탐색활동 예술체육활동 동아리활동 등이다.(포토소스 교육부)
▲ 자유학기 동안 교사는 교육과정을 재구성해 운영한다. 주제선택활동 진로탐색활동 예술체육활동 동아리활동 등이다.(포토소스 교육부)

보통 오전에는 교과목 중심의 수업이 이뤄지며 오후에 교과목 이외에 예술·체육, 진로 탐색, 동아리, 주제선택 등 4개 영역과 관련된 활동을 하게 된다.


예술·체육활동은 연극·뮤지컬·오케스트라·디자인·축구 등의 활동이 이뤄지며, 진로 탐색활동은 진로검사·초청강연·현장체험 활동이 진행된다. 동아리활동은 문예 토론·과학실험·동영상 제작 등의 활동이, 주제선택활동은 드라마와 사회·3D프린터·금융 경영 등의 교육이 이뤄진다.


이에 학교생활기록부에 교과목별 성적은 이수여부(pass)만 표시되고 활동과 발달 내용은 서술형으로 기록된다. 자유학년제가 시행되는 기간에는 중간, 기말고사와 같은 지필 평가는 치르지 않는다.


이렇게 되면 중학교 1년 동안 고교 입시에서도 내신을 반영하지 않게 된다. 자유학년제 시행에 따라 학생의 성장과 발달 사항을 학교생활기록부에 문장으로 입력한 것을 1학년 두 학기동안 입력할 수 있도록 연말까지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을 개선할 계획이다.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시험부담이 없는 대신 학생의 성장과 발달에 중점을 둔 과정중심의 수행 평가가 이뤄진다. 중학교는 지필시험 100점을 맞아도 수행 평가 점수가 낮으면 좋은 성적을 받기 힘들다. 수행 평가와 지필 평가를 합산해 한 학기 성적을 산출하기 때문이다.


중1 자유학년제 동안에도 수행평가는 시행되는데, 이 또한 학생부 '자유학기 활동상황'에 기록되기 때문에 신경 써서 관리해야 한다. 자유학기제 기간 동안 이뤄지는 진로활동, 동아리, 주제선택형 활동과 같은 비교과 활동은 특목고나 자사고 입시의 중요한 평가항목이 되기 때문이기도 하다.


한편, 서울시교육청은 중학교 자유학년제를 지원하기 위하여 서울 중학교 전체(385교)에 ‘메이커교육으로 자유학년제에 한 발짝’ 이라는 메이커 교재 2종을 보급하고 교사연수 등 후속지원을 이어갈 계획이다. 금번 교재는 중학교 자유학년제 주제선택 활동자료로서 메이커운동을 중심으로 △ 사회 △ 과학 △ 기술·가정 △ 미술 등 여러 교과영역이 융합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도록 개발되었다.


서울시 교육청은 지난 1월에는 70여명의 중학교 교사를 대상으로 메이커교육 연수 과정을 진행한 바 있으며 앞으로도 현장의 수요를 기반으로 후속 연수를 계속 이어갈 예정이다.


덧붙여 정부는 학생들이 꿈과 끼를 펼칠 수 있도록 자유학기제와 함께 중고교 휴학제도 고려하고 있다. 교육부는 최근 ‘중고등학교 휴학제 개선 방안’ 정책 연구를 발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고교에서 현재보다 자유롭게 휴학을 할 수 있도록 사유와 기간, 절차 등을 정비해 ‘휴학제 표준안’을 마련하는 게 목적이다.


▲ 자유학기제는 학생들에게 학습의 재미와 깊이를, 진로탐색을 통해 자신의 미래를 생각하고 꿈꿔볼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하고 있다.
▲ 자유학기제는 학생들에게 학습의 재미와 깊이를, 진로탐색을 통해 자신의 미래를 생각하고 꿈꿔볼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하고 있다.

●모두의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


미래에는 단편적 지식의 암기 능력보다는 스스로 문제를 만들고 해결하는 문제해결능력을 요구한다. 새로운 기술 개발보다는 이미 존재하는 기술을 연결해 주는 능력이 필요하다.


자유학기제는 한 학기동안 시험 부담에서 벗어나 꿈과 끼를 찾는 다양한 체험활동을 하도록 하는 제도로 학교교육의 근본적인 변화를 이룰 수 있는 정책이다. 자유학년(학기)제를 잘 활용해 자신에게 맞는 적성과 진로를 발견한다면 학습 동기를 강화하는 계기로 삼을 수 있다.


2016년 한국교육개발원의 자유학기제 만족도 조사결과, 수업에 적극 참여하는 학생의 경우 ‘학교생활 행복감 지수’는 3.96에서 4.10으로, ‘수업참여 지수’는 3.76에서 3.91로 각각 높아졌다. 시험에 대한 부담 없이 자신의 꿈과 끼를 찾아 진로탐색의 기회를 부여하는 수업방식이 학생들에게 활기를 불어 넣고 있다.


이렇듯, 자유학기제는 학생들에게 학습의 재미와 깊이를, 진로탐색을 통해 자신의 미래를 생각하고 꿈꿔볼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자유학년제로 운영기간을 확대하는 데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기존 자유학기제 운영이 진로탐색 프로그램과 체험처의 부족으로 학생 본인의 흥미 분야와 상관없이 수박 겉핥기식으로 이루어진 측면이 많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자유학년제가 일선 현장에서 안정적으로 정착하려면 학교조직 문화의 변화와 학부모들의 인식 개선 등이 뒤따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우선적으로 평등하고 내실을 기한 체험 프로그램 마련 등 교육당국의 철저한 준비와 사후관리가 필요하다. 개별 맞춤형 체험이 가능하도록 여건 개선에 교육청, 지자체, 민간이 적극 나서 체험처·프로그램을 크게 늘려야 한다. 아울러 도시와 농산어촌, 수도권과 지방과의 체험환경 격차를 줄이는데 힘써야 한다.


▲ 교육부 꿈길에는 자유학년제 시행에 따른 자세한 홍보 매뉴얼이 안내되어 있다.
▲ 교육부 꿈길에는 자유학년제 시행에 따른 자세한 홍보 매뉴얼이 안내되어 있다.

3월 새 학기는 궁금한 것이 많은 시기이다. 특히 중학교에 입학한 신입생은 새로운 교육과정 적응이 더욱 요망된다. 여기에 덧붙여 소프트웨어(SW) 교육과 봉사활동에도 새로운 관심을 쏟을 필요가 있다.


‘2018학년도 학생봉사 활동 운영 계획’을 보면 학생 자원봉사는 학교교육 계획에 의한 봉사 활동과 개인계획에 의해 실시한 봉사활동, 학생 주도 프로젝트형 봉사 활동으로 나뉘며 학년별로 20시간씩 중학교 3년 총 60시간 이수를 권장한다. 또한 올해부터 중학생을 대상으로 소프트웨어(SW)교육이 의무화되면서 ‘정보’ 과목이 선택이 아닌 필수과목이 됐다. 중학교 신입생부터 정보과목으로 SW교육을 3년간 34시간 이상 받아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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