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랑이 코끼리 분뇨, 산짐승 농작물 피해 어떻게
기능성 퇴비들에 ‘의미부여’를 통해 ‘부가가치화’
환경도 보호하고 경제성도 확보 ‘버릴 똥이 없다’
● ‘환경보호’에 대한 독특한 접근
좀 지저분하지만, 똥 얘기를 좀 하려고 한다. 우선 환경을 보호한다는 것이 우리에게 무엇을 의미 할지 생각해 보자. 솔직히 말해, ‘환경보호’라는 말은 인간이 필요에 의해 사용하고 있는 자원이나 주변 환경들을 ‘사용하지 말자’는 차원의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자원은 필요에 의해서 사용 할 수밖에 없다. 보호한다고 해서 오염이 되는 것을 아예 막을 수도 없다. 그것은 단순히 ‘속도를 늦추는’ 정도의 차원이지 근원적 해결책은 될 수는 없다.

‘환경보호’에 대한 색다른 유의 접근이 필요하다. 즉 자연이나 지구의 환경을 단지 ‘현상 유지’하는 것 뿐 아니라 ‘복원’하는 기능을 할 수 있어야 오래도록 후세에 우리의 자원을 물려줄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의 삶의 영역을 더 풍요롭게 하면서 말이다.
나는 이 논의에 동물의 분뇨처리에 대한 아이디어들이 어느 정도 일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제, 언급했던 대로 ‘똥’ 이야기를 해보겠다. 식사 중에 이 글을 읽으면서 특정 이미지가 그려지는 사람이라면 잠시 읽기를 미뤄둬도 된다.
이 이야기의 시작은 동물원에서 고심하고 있는 호랑이나 코끼리 같은 동물들의 분뇨처리, 그리고 산짐승들로부터 농작물 피해를 입고 있는 농부들의 고민들에서 발단 되었다.
이미 이야기 줄거리를 눈치 채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이 논의에 동물들의 생태학적 논리를 이용한다면 양쪽 모두가 어느 정도 만족하는 가시적 효과들을 이끌어 낼 수 있다고 생각 한다.

● 하루에도 엄청난 양의 생리적 잔여물
동물들은 자기보다 상위 포식자를 인식하고 피하는 방법으로 ‘똥의 냄새’를 이용한다. 실제로 상위 포식자들은 분뇨 영역 표시를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나타낸다. 서울 대공원만 해도 동물들로 인해 하루에도 엄청난 양의 생리적 잔여물들이 발생하고 있다.
그런데 만약, 호랑이나 사자 같은 맹수들의 배설물을 농작물의 퇴비로 이용할 수 있다면 어떨까? 퇴비로서의 기능은 그대로 농작물에 전달될 것이다. 하지만, 맹수 특유의 배설물 냄새는 멧돼지나 여타의 다른 산짐승들로부터 농작물을 보호하는 기능을 발휘할 수 있다. 이른바 기능성 퇴비인 셈이다.
이 부분에는 사실, 논란의 여지가 있긴 하다. 학계에서는 그다지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말하는데 반해, 어떤 경로로든 실제로 호랑이 똥을 활용해 본 사람은 효과가 만점이라고 한다. 굳이 논문을 살펴 볼 것도 없이 ‘호랑이똥 멧돼지’라는 검색어로 인터넷 검색을 해 보면 잡히는 블로그 글들도 있다.

분명한 것은, 이 분야의 과학적, 법리적 노력들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가축 분뇨처리법’에 의해서 한 곳에서 발생한 배설물을 다른 곳으로 옮길 수 없을뿐더러, 과연 일부의 실무자들(현장 농부들)의 체험이 과학적 근거가 있는지, 있다면 어떤 식으로 이를 이용할 수 있는지 조차 논의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만약 이 부분이 해결 될 수 있다면, 그렇지 않아도 재정난을 격고 있는 동물원들의 재원을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말 그대로 ‘똥 팔아 만드는 돈’이 되는 셈이다. 이 부분이 활성화 되어 돈이 남는다면 ‘자연 보호’ 영역으로 잉여금을 활용할 수도 있다.
똥을 활용한 수익은 굳이 맹수의 똥일 이유가 없다. 사람(특히 한국인)은 ‘의미부여’에 약하다. 사람들이 명품에 목을 메는 이유도, 스토리가 있는 상품에 큰 가치를 두는 이유도 바로 거기 있다.
‘대변신’ 동물의 ‘똥’과 관련 새로운 연구와 노력
해외에서는 코끼리똥으로 재생지가 널리 이용돼
멸균 처리된 퇴비들이 ‘화분갈이 흙’으로 대변신

● 기능성 퇴비들에 적절한 ‘의미 부여’
사실, 똥에는 각각의 특성이 있다. 코끼리의 똥처럼 섬유질이 많이 발견되는 배설물이 있는가 하면, 육식을 주로 해서 지독한 특유의 향기를 지니고 있는 호랑이똥도 있다. 물고기 뼈나 조개 등의 섭취로 미네랄이 풍부한 펭귄똥도 있다. 뭐 이런 것들 뿐이겠는가? 연구를 하면 그 외의 기능성 퇴비들을 적절한 ‘의미부여’를 통해서 ‘부가가치화’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미, 시중에는 멸균 처리된 퇴비들이 ‘다이소’ 같은 대형 유통망을 통해 ‘화분갈이 흙’으로 판매되고 있다. 약간 복잡하지만, 동물별 구분을 통해 의미를 부여해서 부가가치를 높이자는 것인데 못할 것도 없다.
물론, 우려되는 부분들도 있다. 유통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전염병의 우려이다. 하지만, 우리는 인간의 분뇨를 처리하는 면에서 이미 괜찮은 성과들을 이루어 왔다. 분뇨 전용 이동차량, 처리시설 등의 전문화를 통해 비교적 철저하게 배설물 처리가 이루어지고 있다.
불가능할 것도 없는 것이, 이미 통용되고 있는 퇴비들은 모두 합법적인 과정에 의해 처리되고 만들어진 ‘상품’들이다. 보다 엄격한 관리체계를 통해 배설물 처리와 관련된 문제들을 다루어 간다면 오히려 방역이나 위생에 있어 더 철저한 사회를 만들어 갈 수도 있다.

● 동물의 ‘똥’과 관련된 새로운 연구
동물의 ‘똥’과 관련된 새로운 연구와 노력으로 인해 거두게 될 수 있는 장점들을 정리해 보자면 이렇다. 하나는 앞서 언급했던 대로 인간의 영역(농작물)을 동물들로부터 보호할 수 있다는 점이다. 동물은 ‘자신들의 자리’에서 스스로의 먹이를 구할 것이다.
거기에 더해 기능성 보호 흙벽을 활용, 산짐승에 의해 불의의 일격을 당하는 사람을 근본적으로 줄일 수도 있을 것이다. 가축들 보호는 당연한 수순이다. 거기에 더해, 사회적으로 터부시 되는 분뇨 처리에 대한 시각을 바꾸고, 제도 자체에 대한 고급화를 도모할 수도 있다.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분뇨 처리 시설’이 아니라, ‘연구소’나 ‘국립 환경 제단’에서 일하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위생과 방역에 대한 사회적 합의와 관념의 격이 올라가는 것은 부수적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에겐 이미 상용화된 상품 ‘퇴비’가 있다. 어디 그뿐인가? 농촌에는 오래 전부터 인분(人糞)과 가축의 배설물을 썩히고 퇴비화 해서 농작물들을 기르고 있다.
현재에도 말이다. 그리고 우린 그 땅에서 자란 채소들을 먹고 있다. ‘기능성 퇴비’에 대한 고민은 기존에 존재하는 정형화 되지 않은 영역을 보다 안전하고 위생적이고 믿을 수 있는 것이 되게 할 것이다.
엄밀히 말해, ‘똥’으로 만들어 낼 수 있는 ‘부가가치’는 비단 땅에 뿌리는 유의 생물학적 부분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미 해외에서는 코끼리똥으로 만들어진 재생지가 널리 이용되고 있다.

거기에 더해 섬유질이 많이 함유된 초식동물의 배설물은 습기를 날리고 나면 좋은 연료가 될 수 있다. 말똥이나 소똥처럼 말이다. 육식동물의 배설물은 인간의 영역을 보호하는데... 그리고 초식동물의 배설물은 연료로... 이쯤 되면, 당연히 한 소리가 나와야 맞다. ‘버릴 똥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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