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들 사기 속아 수백만 원에서 1억 원 넘게 피해...SNS에 피해 사실 알리자 협박까지 일삼아
-A 씨 “피해자들 사이버수사대에 고소한 상태...일부 ‘극단적 선택’ 우려 신속한 경찰 수사 필요하다”
![]() |
▲사기꾼들이 구직사이트에 피해자들을 모집하기 위해 올린 채용공고.(자료=제보자 제공) |
[일요주간 = 김성환 기자] ‘온라인 재택근무 구합니다. 초보 가능합니다. 업무 내용은 인터넷 상품 주문+가이드 제공, 급여는 당일결제·일급 13만원+@·월 300보장’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초보자도 고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유혹하는 각종 인터넷 구직사이트의 홍보문구에 속아 돈을 뜯기는 피해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사기꾼들은 맘카페와 OO천국 등에 상품 주문과 주문 확인만 하면 되는 간단한 업무로 수익을 낼 수 있다는 모집 공고를 올리고 피해자들을 물색했다.
이후 피해자들이 해당 사이트에 가입하면 ‘물건을 사기 위해서는 포인트를 충전해야 한다’며 돈을 넣을 것을 권유한다. 사기꾼들은 피해자들이 돈을 넣고 포인트를 충전하면 그 포인트로 자신들이 지정하는 물건을 구매하고 지정한 지역에 보내면 해당 금액의 10-20%를 수익으로 주겠다고 말한다.
![]() |
▲한 피해자가 자신의 SNS에 올린 피해 관련 글.(자료=제보자 제공) |
당연히 원금은 보장된다며 걱정하지 말라고 안심시킨다. 특히 피해자들이 첫 물건을 구매하면 원금과 실제 수익금을 보내 의심을 피한다. 피해자들은 비싼 물건을 구매할수록 수익이 많게 돼 돈을 더 넣어 충전하게 된다.
사기꾼들은 첫 수익을 올린 피해자들에게 팀미션에 참여할 기회가 주어졌다며 그룹에 참여시킨 뒤 본격적으로 돈을 뜯어내기 시작한다.
피해자 A 씨는 이처럼 사기꾼들에게 속아 3일 만에 5600만 원이 넘는 돈을 뜯겼다. A씨에 따르면 사기꾼들은 SNS 계정 프로필에 가족사진까지 올려놓아 의심을 피했다.
A 씨는 “팀 미션에 참여하게 되면 아무래도 더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생각에 할 수 밖에 없었다”며 “무엇보다 팀 미션이 완료되면 10분 안에 원금과 원래 주기로 한 알바비를 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A 씨는 대출을 받으면서까지 팀 미션에 참여했지만 결국 중도 포기하게 됐다.
![]() |
▲일부 피해자들이 피해 금액을 공유한 내용.(자료=제보자 제공) |
A 씨는 “더 이상 할 수 없다며 돈을 돌려달라고 하니까 내일 줄 수 있다고 했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문자가 왔다. ‘중도 하차를 했기 때문에 전산 실장한테 연락해야 한다. 나는 팀장이기 때문에 모른다’는 문자였다”고 전했다.
이어 “전산 실장에게 카톡을 하니 ‘전산 오류가 나서 고객님 출금 한도가 5000만 원 정도인데 지금 고객님이 충전한 금액이 3000만 원이 조금 넘으니까 1000여만 원을 더 입금해주면 바로 원금과 수익금을 주겠다. 5000만 원을 맞춰야 보내줄 수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결국 A 씨는 자신의 돈을 돌려받기 위해 사기꾼들이 시키는 대로 돈을 입금했다. 그러나 사기꾼들은 “잘못 보냈다. 다시 보내라”며 추가 입금을 요구했다.
A 씨는 그제야 자신이 사기를 당했다는 것을 알게 됐지만 이미 돈은 그들의 손에 들어간 뒤였다.
A 씨는 “대출받고 주위에서 빌린 돈을 모두 날렸다. 지금은 죽고 싶은 심정이다. 확인한 결과 저처럼 피해를 본 사람이 한둘이 아니었다. 피해자들 중에는 1억 원이 넘는 돈을 입금한 사람도 있다”며 “다른 피해자들과 함께 그들을 사기혐의로 고소했다”고 말했다.
A 씨는 지난 9월 27일 사기꾼들을 시흥경찰서 사이버수사대에 고소한 상태다.
A 씨는 “피해자가 더 늘어나기 전에 신속한 경찰 수사가 필요하다”며 “경찰에 사기를 당한 증거 자료를 다 넘겼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상황만 다를 뿐 사기 범죄자들의 전형적인 수법이다. 이들은 피해자들의 돈을 돌려줄 것처럼 말한 뒤 전산 오류를 핑계로 계속해서 추가 입금을 요구한다”며 주의를 요구했다.
'시민과 공감하는 언론 일요주간에 제보하시면 뉴스가 됩니다'
▷ [전화] 02–862-1888
▷ [메일] ilyoweekly@daum.net
[저작권자ⓒ 일요주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