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직장 내 괴롭힘 신고 1만 2253건 역대 최다...8건 중 1건만 행정 조치

최종문 기자 / 기사승인 : 2025-02-20 09:2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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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 위반 판정 비율 12.4%, 법 위반 없음 등 60.9%, 신고 취하 26.5%
고용노동부 파악 괴롭힘 건수, 실제 괴롭힘 발생 건수 사이 간극 커
김위상 의원 "현장 못 따라가는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제도 개선 시급"
▲ (사진=newsis)

[일요주간 = 최종문 기자] 지난해 직장 내 괴롭힘 신고 건수가 역대 최다를 기록한 가운데 그 중 88%는 고용노동부 단계에서 ‘법 위반 없음’ 등 괴롭힘이 아니라고 판명 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다 보니 ‘진짜 괴롭힘 피해자’가 신속히 구제받을 수 있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위상 의원이 고용노동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직장 내 괴롭힘 신고 건수는 1만 2253건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연도별로는 ▲ 2020년 5823건 ▲ 2021년 7774건 ▲ 2022년 8961건 ▲ 2023년 1만 1038건 ▲ 2024년 1만 2253건으로 2019년 7월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제정 이후 연속 순증했다.

◇ 직장 내 괴롭힘 신고 8건 중 1건만 행정 조치

신고가 접수된 고용노동청 단계에서 ‘개선지도’ ‘과태료 부과’ ‘검찰송치’ 등 법 위반으로 판정된 비율은 12.4%(1458건)로 전년도에 비해 0.3% 포인트 소폭 증가했다.


반면 법 위반 없음, 불출석 등으로 조사 불능, 법 적용 제외 등 괴롭힘 외의 사유로 마무리된 사건은 7161건(60.9%)에 달했다. 신고 취하도 3132건(26.5%)으로 전년도 2301건 대비 크게 늘었다.

직장 내 괴롭힘 신고 8건 중 1건만 행정 조치가 내려지고 나머지 7건은 고용노동청 단계에서 괴롭힘으로 인정하지 않은 셈이다.
 

이 같은 현상은 ‘진짜 피해자’는 보호하지 못한 채 행정력 낭비가 극심한 현행 제도의 한계가 누적된 결과라는 게 김위상 의원의 분석이다.

고용노동부에 접수된 괴롭힘 신고 건수가 실제 괴롭힘 발생 건수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고 오요안나 기상캐스터에 대해 괴롭힘 의혹이 불거진 MBC의 경우 고용노동부에 접수된 신고 건수는 2건에 불과했지만 사내 접수된 실제 괴롭힘 건수는 17건으로 확인됐다.

김위상 의원은 “고 오요안나 기상캐스터 직장 내 괴롭힘 사건을 계기로 기존 제도의 허점과 한계가 여실히 드러났다”면서 “부당한 사내 조치에 대해 구제 절차를 마련하는 등 괴롭힘 피해 근로자는 더 두텁게 보호하고 동시에 제도 오남용으로 인한 억울한 사례와 행정력 낭비를 최소화하는 방향의 ‘투트랙 개선’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한편 김위상 의원은 지난해 10월 직장 내 괴롭힘 피재 근로자가 사용자의 불리한 처우나 부당한 조치에 불복해 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할 수 있도록 하는 ‘근로기준법’ 및 ‘노동위원회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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