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륜(悖倫)과 폐륜(廢倫) [허준혁한방]

허준혁 칼럼니스트 / 기사승인 : 2022-07-04 09:3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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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준혁 UN피스코 사무총장
[일요주간 = 허준혁 칼럼니스트] 흔히들 패륜과 폐륜의 맞춤법을 헷갈려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사전적 의미로는 전혀 다른 뜻으로 단순 맞춤법을 넘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패륜(悖倫)...네이버 어학 사전에는 "인간으로서 마땅히 하여야 할 도리에 어그러짐. 또는 그런 현상"으로 정의되어있다.

‘패륜‘의 패(悖)는 어그러지다, 도리에서 벗어나다 등의 뜻이다. 주로 자식이 부모에게 범죄를 행한 경우를 패륜이라고 많이 칭하지만, 부모가 자식에게 혹은 형제자매간에 범죄를 저지르는 것도 패륜이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다.

법의 존재 의의상 대부분의 범죄가 '패륜'에 들어가지만, 유교문화권에서는 특히 직계존속 간의 범죄를 뜻하는 경우가 많다.

비슷한 말들 중 불륜(不倫)이 있다. 주로 성적인 문제에 쓰이지만, 뜻 자체는 윤리 전반을 포괄한다. ​사전에도 “사람으로서 지켜야 할 도리에서 벗어나 있음.”이라고 뜻풀이되어 있으며, 비슷한 말로 배륜, 상륜, 역륜 등이 있다.

'간음(姦淫)'은 “부부가 아닌 남녀가 성관계를 맺음.”이라고 뜻풀이되어 있으며, 비슷한 말로 내통, 야합, '통정' 등이 있다.

한편, 폐륜(廢倫)은 "(1) 시집가거나 장가드는 일을 하지 않거나 못함. (2) 부부간에 성생활을 하지 않음"으로 정의되어있다.

때가 되면 남녀가 결혼하고 부부간 성생활을 통해 애도 낳아야 한다는 전통적 유교 인식에 따른 것으로 풀이할 수 있겠다.

불륜도 많고 비혼 남녀도 많고 섹스리스부부도 많은 요즘 세태는, 표현상으로는 다소 과하고 시대착오적이기는 하지만 사전적 의미에 따른다면 패륜과 폐륜이 만연한 사회라 할 수 있겠다.

그러나 요즘 젊은 남녀들이 결혼을 하지 않거나 못하는 것은 당사자들의 문제보다 그러한 결혼에 필요한 경제적 여건 등을 마련해주지 못하는 국가적-사회적 책임이 중하다는 점에서 누가 폐륜을 조장하는지는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이다.

닫을 폐(廢)는 폐업이나 광해군-연산군 폐위 등 '마땅한 일을 하지 않다', '그 자격을 상실하다'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특히 술·담배 등으로 예전 같지 않은 중년 남편들 중 찔리는 분 많으실 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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