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소비자원 “단위가격 미표시 등 단위가격 표시 개선 필요”
[일요주간 = 노현주 기자] 최근 고물가 영향으로 저렴한 가격을 내세운 유통업체 PB(자체브랜드)상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주요 유통업체별 PB상품 가격이 각 상품별로 제조원과 유통 구조, 업체별 가격 정책 등에 따라 가격이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지난 24일 한국소비자원(원장 윤수현)은 소비자에게 “PB상품도 꼼꼼하게 가격 비교해서 선택해야 한다”고 당부하며 주요 유통 사업자에게는 “단위가격 미표시 및 표시 오류가 확인돼 개선이 필요하다”며 ▲단위가격 표시 오류 개선 ▲모바일앱 단위가격 표시 등을 권고했다.
PB상품은 유통업체가 독자적으로 기획하고 제조업체에 생산을 위탁하거나 직접 생산해 판매하거나 자체 개발한 상표를 부착해 판매하는 제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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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한국소비자원 제공. |
지난 2월 대한상공회의소가 실시한 ‘최근 주요 소매기업 PB상품 매출 분석’에 따르면 최근 1년 간 국내 PB상품 시장규모는 전년 대비 11.8% 커지는 등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최근 고물가 영향으로 저렴한 가격을 내세운 유통업체 PB상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어 한국소비자원이 국내 주요 유통업체별 PB상품 가격을 조사한 결과 각 상품별로 제조원과 유통 구조, 업체별 가격 정책 등에 따라 가격이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 “PB 생수 가격, 수원지나 제조원에 따라 달라”
한국소비자원이 국내 주요 대형마트와 이커머스에서 판매되는 PB 생수의 가격을 조사한 결과 수원지나 제조원 혹은 유통 형태에 따라 가격 차이를 보였다.
대형마트의 PB 생수(2L)는 이마트가 1980원(6개, 17원/100㎖), 롯데마트가 2000원(6개, 17원/100㎖)으로 단위가격이 같았고 홈플러스는 2190원(6개, 18원/100㎖)으로 단위가격의 차이가 미미했다.
이커머스의 PB 생수(2L)는 SSG닷컴이 1980원(6개, 17원/100㎖)으로 대형마트와 단위가격에 차이가 없었으나 쿠팡은 6190원(최소 판매 단위가 12개, 26원/100㎖)으로 SSG닷컴보다 단위가격이 9원(52.9%) 비쌌다.
이러한 가격 차이는 수원지와 제조원이 다른 데서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는 게 한국소비자원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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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한국소비자원 제공. |
◇ PB 소시지, 돼지고기 함량에 따라 가격 차이 발생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PB비엔나소시지는 주원료인 돼지고기 함량과 제조원, 유통 형태에 따라 가격 차이가 있었다.
한국소비자원은 “이커머스는 유통업체 간 비교 가능한 PB 비엔나소시지 상품이 제한돼 제외했다”며 “조사 결과 롯데마트가 5990원(500g, 1개, 120원/10g)으로 가장 저렴했으며 돼지고기 함량은 90.69%였다. 이마트는 SSG닷컴의 피코크 PB브랜드로 판매되는 유일한 비엔나소시지 가격이 8980원(총 용량 660g(330g, 2개), 136원/10g)으로 롯데마트 대비 단위가격이 16원(13.3%) 비쌌지만 돼지고기 함량은 93.32%로 2.63% 높게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PB 즉석밥은 제조원이 모두 같았음에도 불구하고 유통 형태에 따라 가격 차이가 있었다. 이는 제조사로부터 납품받는 물량의 차이와 유통업체별 가격 정책 등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는 게 한국소비자원의 설명이다.
대형마트의 PB 즉석밥은 이마트가 1만 800원(210g, 12개, 429원/100g)으로 가장 저렴했으며 롯데마트는 1만 1900원(210g, 12개, 472원/100g)으로 이마트 대비 단위가격이 43원(10%)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이커머스의 PB 즉석밥은 쿠팡이 9890원(200g, 12개, 412원/100g), SSG닷컴이 1만 800원(210g, 12개, 429원/100g)으로 나타났다.
◇ PB 우유, 제조원에 따라 가격 차이 발생
PB 우유는 제조원 혹은 유통 형태에 따라 가격 차이가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의 조사 결과 대형마트의 PB 우유(1A등급)는 이마트가 2260원(900㎖, 1개, 251원/100㎖)으로 가장 저렴했으며 롯데마트는 2590원(930㎖, 1개, 278원/100㎖)으로 이마트 대비 단위가격이 27원(10.8%) 비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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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한국소비자원 제공. |
1A등급은 식품의약품안전처 ‘원유의 위생등급기준’에 따른 원유의 등급으로 원유 1㎖당 세균수가 3만 개 미만일 경우 부여된다.
이커머스의 PB 우유(1A등급)는 쿠팡이 2122원(900㎖, 1개, 236원/100㎖)으로 가장 저렴했으며 SSG닷컴은 2380원(900㎖, 1개, 264원/100㎖)으로 쿠팡 대비 단위가격이 28원(11.9%) 비쌌다.
PB 화장지는 제조원 혹은 유통 형태에 따라 가격 차이를 보였다.
조사 결과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PB 화장지(3겹)는 이마트가 1만 580원(33m, 30 롤, 107원/10m)으로 가장 저렴했다. 롯데마트는 1만 2900원(28m, 30 롤, 154원/10m)으로 이마트 대비 단위가격이 47원(43.9%) 비쌌다.
이커머스의 PB 화장지(3겹)는 SSG닷컴이 1만 580원(33m, 30 롤, 107원/10m)으로 가장 저렴했다. 쿠팡은 1만 1198원(30m, 30 롤, 124원/10m)으로 SSG닷컴 대비 단위가격이 17원(15.9%) 비쌌다.
◇ “단위가격 미표시 등 단위가격 표시 개선 필요”
‘가격표시제 실시요령’에 따르면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 등은 오프라인 매장에서 가격표시제 실시요령에서 정한 품목에 대해 단위가격을 표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SSM(Super SuperMarket)은 ‘기업형 슈퍼마켓’으로 불리며 대형마트보다 작고 일반 동네 슈퍼마켓보다 큰 유통매장을 지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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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한국소비자원 제공. |
한국소비자원은 “실제 단위가격 표시 의무대상(대형마트, 기업형 슈퍼마켓) 6개 사의 36개 상품 가격표시를 조사한 결과 5개 사업자(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GS더프레시, 롯데슈퍼)의 17개 상품에서 단위가격 미표시 및 표시 오류가 확인돼 개선이 필요했다”며 “단위가격 표시 오류가 확인된 총 5개 업체 모두 단위가격 표시 개선 예정임을 회신했다”고 전했다.
이어 “온라인몰은 현재 단위가격 표시 의무대상은 아니지만 일부 온라인몰에서는 단위가격 표시 의무화*를 앞두고 자율적으로 단위가격을 표시하고 있었다”며 “조사과정 중 확인된 미표시 온라인몰도 이번 조사 이후 단위가격을 표시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달 4일 산업통상자원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온라인몰의 단위가격 표시를 의무화하도록 가격표시제 실시요령 개정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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