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과 혼인의 차이...잔칫날 국수를 대접하는 이유 [허준혁한방]

허준혁 칼럼니스트 / 기사승인 : 2023-04-10 10:2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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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준혁 UN피스코 사무총장
[일요주간 = 허준혁 칼럼니스트] 오늘날 '결혼(結婚)'과 '혼인(婚姻)'이 동일한 의미로 쓰이고 있지만 엄밀한 의미에서 결혼과 혼인은 다르다. 결혼은 맺을 결(結), 장가들 혼(婚)으로 신랑이 장가드는 것을 말한다.


우리나라 헌법 제 36조와 민법 제3장 등 정부의 공식문서 어디에도, 남자가 장가간다는 뜻만 있는 결혼이란 용어는 없다. 모두 혼인으로 되어있다.

혼인은 장가들 혼(婚), 시집갈 인(姻)으로 신랑이 장가들고 신부가 시집가서 부부(夫婦)가 되는 것을 말한다. 그래서 예로부터 결혼이 아닌 혼인(婚姻)이라 하였으며, 결혼서약이 아니라 혼인서약을 한다.

'혼인'에서 '혼'은 '신부집'을 말하고 `인'은 '신랑집'을 말한다. 옛날에 혼인할 때에는 신랑이 '혼' 즉 신부집으로 먼저 가서 예식을 올린다. 즉 '장가'(장인의 집)를 간다.

그리고 사흘 뒤에 신부를 데리고 '인'(신랑집)으로 온다. 신부 입장에서는 '시집'을 가는 것이 된다. '장가가고 시집간다'라는 말도 여기에서 연유된 것이다.

예식도 해가 기울고 달이 모습을 보일 때쯤인 초저녁에 올렸으니 '장가들 혼(婚)'이 아닌 '황혼 혼(昏)'자를 써서 혼례(昏禮)라 하였다.

지난해 혼인 건수는 19만 1700건으로 1970년 통계집계를 시작한 이래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코로나 19로 미뤘던 결혼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지만 혼인 건수는 오히려 감소했다.

1990년대 30만 건 후반에서 40만 건대를 유지하던 혼인 건수는 2016년 20만 건대로 내려온 뒤 2021년에는 10만 건대로 추락했다.

20대 가운데 ‘결혼을 해야 한다’ ‘결혼하는 게 좋다’는 응답 비율은 2012년 57.7%에서 10년 만에 35.1%로 줄어들었다.

결혼 연령도 올라가는 추세다. 지난해 평균 초혼 연령은 남자 33.7세, 여자 31.3세로 통계집계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생일, 혼인 등 특별한 날에 자주 먹는 국수는 귀한 음식이었다. 국수를 대접하는 이유도 귀한 음식으로 감사의 뜻을 표함이다.

동시에 국수는 길이가 가장 긴 음식이다. 생일 때는 장수를 기원하며, 혼인 때는 신랑·신부의 인연과 건강이 오래 이어지고, 국수가 술술 잘 넘어가듯 경제적으로 힘든 신혼생활이나 시집살이도 술술 잘 넘어가라는 의미도 안고 있다.

신혼부부의 웃음소리가 그치지 않는 행복한 대한민국을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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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문명건님 2023-04-11 07:38:38
깨끗한 사회를위해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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