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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정현 편집인 |
[일요주간 = 소정현 편집인] 전 세계 각국이 대대적인 코로나 백신접종에 따른 ‘위드코로나’ 시대에서 또 다른 거대 복병인 기근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다름 아닌 식량전쟁이 성큼 도래한 것이다. 현재 식량안보 위기의 결정적 요인으로는 각국의 내전과 분쟁, 극한적인 기후변화, 경제적 위기, 2020년부터 시작된 코로나 위기를 총망라한다.
특히 ‘기후변화 정부 간 협의체(IPCC)’의 기후변화 평가보고서에서는 전 세계적 기후변화는 70% 이상 지역에 농업생산성 저하를 유발함으로써 세계 식량 생산과 식량안보에 위험요인이 될 수 있다.”며 강력한 경고음을 울린다.
2021년 11월 23일,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이탈리아 로마의 본부에서 개최한 ‘2021년도 세계 식량농업’ 화상회의에서 전 세계에서 건강한 식사를 하지 못하고 있는 인구가 약 30억 명이나 되며, 갑자기 경제적 충격으로 수입이 3분의1로 줄어든다면 그 수는 10억 명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2021년 7월 12일 발표된 FAO ‘2021년 세계 식량안보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굶주리고 지구촌 사람들은 전 세계 인구의 1/10 수준인 7억에서 8억만 이상이며, 수십 년 만에 가장 큰 증가폭을 보였다.
2020년 9월 5일, ‘안토니오 구테흐스’ UN 사무총장은 “분쟁의 영향을 받은 콩고, 예멘, 나이지리아 북동부, 남수단 등 4개국에서 수백만 명의 목숨이 위험에 처해 있지만 이들 나라를 도와주는 손길은 매우 적다.”며, 이들 국가에 국제사회의 도움을 호소한다. 이처럼, 아프리카를 포함하여 베네수엘라, 아프가니스탄 등 30여 개국에서 식량 부족으로 기근이 심각한 상태다.
코로나로 인한 인구 이동의 제한은 농촌의 노동력 부족으로 이어져 작물의 공급과 수요 체계가 붕괴되는 상황을 초래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세계 최대 곡물 수입국인 이집트를 비롯해 터키, 알제리 등은 비싼 가격에 곡물을 구입해야만 했다. 또한 아프리카의 식량위기는 아프리카의 정치·사회적 불안정 및 기후위기와 팬데믹이 맞물리면서, 국가의 보건시스템이 기능을 상실하고 식품공급망이 급속히 파괴된 탓이다.
우리나라는 해마다 1,400만 톤 이상의 곡물을 수입하는 세계 5위 곡물 수입국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19년 기준 한국의 식량자급률은 45.8%로 국내인구의 식량 절반 이상이 수입에 의존하고 있고, 사료용 곡물까지 포함한 곡물자급률은 21% 수준이다. 채소류, 과실류, 육류 등의 자급률도 2010년 대비 3.5~6.9%까지 떨어졌다.
현재 우리나라는 주식인 쌀의 재고가 충분해 단기적으로는 문제가 없으나, 쌀을 제외한 식량과 사료를 거의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에 미리 대비할 필요가 있다. 세계 각국은 자국의 식량안보를 강화하기 위해 국내 생산 확대, 해외 농지 및 식량 부문 투자 확대, 수입원 다각화 등의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곡물 확보를 위한 국가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곡물 무역에서 곡물메이저로부터 조달 비중이 매우 높은 우리나라 실정을 고려했을 때 곡물 수출국과 협약 체결로 비상시 필요한 물량을 구입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이에 식량의 안정적인 공급기반을 갖추기 위해 주요 곡물 수출국과 협력하면서, 장기계약 등을 통해 주요 수입선을 지속 확보해야 한다. 또한 식량안보 차원에서 해외농업개발사업을 통해 유사시 수입의존도가 높은 주요 곡물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한편, 식량 생산효율 증대 기술에 대한 개발에도 박차를 가해 나가야 한다. 우리나라는 영토의 제약으로 경작지를 넓히기 어려우므로 단위 면적당 생산되는 식량을 증대시켜야 한다. 아울러 대규모 자본 투입, 장기간 소요, 신속한 의사결정 등이 필요한 곡물 사업의 특성을 고려해 경쟁력 있는 기업의 전문가 양성에도 적극적 관심을 갖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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