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욕적 계약' 논란 체코 원전, 대통령실 '진상 규명' 칼 빼들었다

임태경 기자 / 기사승인 : 2025-08-20 16:25:07
  • -
  • +
  • 인쇄
송재봉 의원 "1기당 1억 7500만 달러 로열티, 납득 어려운 수준"…웨스팅하우스와 불리한 조건 합의 의혹 확산
원전 1기당 수천억 원에 달하는 기술 사용료와 차세대 원전 수출 시 웨스팅하우스의 검증 받아야 한다는 조항 핵심
▲ 서울 용산 대통령실. (사진=newsis)

[일요주간=임태경 기자]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체코 원전 수주를 위해 미국 웨스팅하우스와 맺은 기술 사용료 및 소형모듈원자로(SMR) 수출 관련 계약이 불투명하고 불리하다는 논란이 확산되면서 정부와 국회에서 진상 조사에 착수해 그 파장이 주목된다.

 

◇ 대통령실 “법적 근거와 절차 준수 여부 철저히 조사”

 

한수원이 체코 원전 수주 과정에서 미국 웨스팅하우스와 불리한 계약을 맺었다는 논란과 관련해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지난 19일 브리핑에서 “국민적 의구심을 해소하기 위해 산업통상자원부에 진상 내용을 보고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특히 이번 계약이 법적 근거와 절차를 준수했는지 철저히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지난 1월 한수원·한국전력공사(이하 한전)와 웨스팅하우스는 글로벌 합의문을 체결하며 ▲원전 1기당 6억 5000만 달러(약 9000억 원) 규모의 물품·용역 구매 계약 ▲1억 7500만 달러(약 2400억 원)의 기술 사용료 납부를 포함하는 조건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뿐 아니라 향후 우리나라가 독자적으로 차세대 원전을 수출할 경우에도 웨스팅하우스의 기술 검증을 받아야 하는 조항이 포함돼 있다는 점에서 논란이 확산됐다.

 

◇ 송재봉 의원 “미국 웨스팅하우스와 ‘굴욕적’ 협상” 비판

 

이와 관련 더불어민주당 송재봉 의원은 이날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체코 원전 수출 과정에서 한수원이 미국 웨스팅하우스와 맺은 기술사용료 계약의 불투명성과 불리한 조건을 지적하며 철저한 진상조사와 책임 규명을 촉구했다.


송 의원은 “체코 원전 계약과 관련해 1년 넘게 문제를 제기했지만 최근 드러난 계약 내용은 국민을 당혹스럽게 했다”며 “누가 보더라도 ‘굴욕적’ 협상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철저한 진상조사와 책임 규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과거 10년간 3000만 달러였던 기술 사용료가 이번에는 원전 1기당 1억 7500만 달러로 알려졌다”며 “시장 상황을 고려해도 납득하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전임 윤석열 정부의 성과주의와 대통령실의 압박이 졸속 계약을 낳았다”면서 전임 정부 책임론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세계 원전 시장의 수요 증가로 관련 비용이 높아진 측면이 있다”며 “국익 차원에서 불리하지 않도록 검토하겠다”고 답변했다.

한수원 역시 “이사회 논의 과정에서 별도 문제 제기는 없었다”며 자료 공개에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송 의원은 “국민적 의혹 해소를 위해 즉각 회의록을 공개해야 한다”고 맞섰다.

송 의원은 또 차세대 원전인 소형모듈원자로(SMR) 관련 계약 조항에 대해 “향후 수출 시에도 웨스팅하우스의 사전 검증을 받아야 한다는 독소 조항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며 “이는 대한민국 원자력 주권을 심각하게 제약하는 문제”라고 경고했다.

송 의원은 “국가적으로 막대한 손실이 우려되는 계약이라면 반드시 책임 소재를 규명해야 한다”며 “산업부와 한수원은 모든 자료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국민적 의혹을 해소해야 한다. 불리한 졸속 계약으로 드러난다면 명확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시민과 공감하는 언론 일요주간에 제보하시면 뉴스가 됩니다'

▷ [전화] 02–862-1888

▷ [메일] ilyoweekly@daum.net

[저작권자ⓒ 일요주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오늘의 이슈

댓글 0

댓글쓰기
  • 이 름
  • 비밀번호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