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다큐’ 후폭풍] 최정우 회장 취임 이후 포스코의 현실은 어떤가?

조무정 기자 / 기사승인 : 2020-12-24 16:3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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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MBC 다큐 ‘그 쇳물 쓰지 마라!’ 방송 이후 한국노총 포스코 노조 “지역 사회와 언론에 투자 등 중단” 언급 파문
-MBC 등 언론단체 “포스코가 지닌 경제적 영향력을 행사해 포항시민과 언론사까지 좌지우지” 언론탄압 중단 촉구
-노동계 “발암물질로 인한 집단직업병 발생 관련 직업성⋅환경성암 전수조사, 특별근로감독과 안전보건진단 실시” 요구
▲최정우 포스코 회장.(사진=뉴시스)

 

[일요주간 = 조무정 기자] 최근 포항MBC는 포스코 주변 환경오염과 직업병 실태 등을 고발한 다큐 ‘그 쇳물 쓰지 마라!’를 방영했다. 해당 방송 이후 지역 사회에 파장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노총 포스코 노조가 입장문을 통해 “포항MBC 특집다큐 ‘그 쇳물 쓰지 마라!’ 방송이 왜곡, 악마의 편집으로 노동자의 자긍심을 상실시켰고 포항을 살지 못하는 도시로 이간질 시켰다”고 밝혔다.

이어 “노조는 포스코가 투자를 계획중인 사업의 전면 보류를 회사에 요청하고 포항 지역 투자를 원천 차단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포스코가 해 온 일체의 지역 공헌 활동을 중단하고 직원들의 점심 식사 등 포항에서의 소비활동을 중단하겠다"면서 “포스코 직원과 자녀의 주소지를 타 시도로 옮겨 포항을 50만 이하의 도시로 만들어서 공무원 감축, 남북구 관공서 통폐합 등을 뼈저리게 느끼도록 하고 언론의 엄중한 사회적 책임을 묻겠다"고 강경 대응을 시사했다. 

 

이들은 또 해당 다큐에 불만을 토로하며 포항제철소 하청 노동자의 사망 사고 취재를 물리력으로 방해하는 등 큰 파장을 일으켰다.

이에 포항MBC를 비롯해 한국기자협회와 방송기자연합회, 한국PD연합회, 언론노조 등 5개 언론단체들이 포스코 노조를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특히 포항MBC는 반박 입장문을 통해 “포스코는 포항시민과 포항시의 희생과 사랑, 협조를 바탕으로 지난 50년간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해 왔다"며 “지역 사회 투자와 사회 공헌 활동은 포스코가 해야 당연한 의무이자 책무이지 포스코가 포항시민들에게 베풀건 언제든 철회할 수 있는 시해가 아니다"고 밝혔다.
 

▲포항MBC 다큐 ‘그 쇳물 쓰지 마라!’ 방영 관련 포스코 노조 반발에 대해 최정우 회장 정면 비판.(포항MBC 화면 캡처)

이어 “노조가 특정 방송사의 다큐를 문제 삼아 50만 포항시민과 포항시를 볼모로 협박하는 행태는 납득할 수 없다"며 “포스코가 지닌 경제적 영향력을 행사해 포항시민과 언론사까지 좌지우지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는 안된다"고 비판했다.

 

이번 다큐는 수십년간 묻혀 온 철강 노동자들의 직업병 실체를 드러내고 누구든 잠재적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일깨우는 노동자를 위한 방송이었다는 게 포항MBC측 설명이다.

실제로도 최정우 포스코 회장 취임 이후 포스코는 환경, 노동, 안전 분야에서 크고 작은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TMS 대기오염물질 배출량 측정 결과에서 포항제철소는 전국 기업들 중 3위라는 불명예를 차지했고 대기환경보전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것을 비롯해 대형 폭발 사고 등으로 인한 산재 사망으로 9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번 포항MBC의 다큐 ‘그 쇳물 쓰지 마라!’를 방영과 관련해 금속노조, 포스코지회 등은 지난 23일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철소 등 산업현장의 직업병과 산업재해 실태를 고발했다.

이들은 “제철소는 직업성 암 발생률이 매우 높은 사업장이다. 코크스를 생산하는 코크스공장에서는 코크스오븐배출물질(C.O.E)과 결정형유리규산(석영), 벤젠과 같은 다양한 발암물질이 발생한다"며 “미국 환경보호청은 코크스오븐에서 일하는 노동자가 폐암과 호흡기암, 신장암에 더 많이 걸리는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료=금속노조 제공.


이어 “특히 코크스오븐배출물질은 그 자체로 1군 발암물질로 규정하고 있다. 기타 제선, 제강, 압연, 스테인리스 공정에서도 여러 발암물질에 노출된다”며 “이러한 발암물질로 인한 폐암과 백혈병, 혈액암 등은 제철소에서 발생 가능한 가장 흔한 직업성암이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하지만 우리나라의 현실은 암환자는 많지만 직업성암환자는 너무나 적다”고 지적했다.

노동자들뿐만 아니라 포항산단 주변의 주민들도 환경성질환에 고통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0일 방영된 MBC다큐 ‘그 쇳물 쓰지 마라!’에서 포스코 주변 주민들의 고통스러운 생활이 생생하게 방송돼 충격을 던져 주고 있다.

2017년 국립환경과학원 ‘국가산단지역 주민환경오염 노출 및 건강영향 감시사업 종합평가’에 따르면 포항시가 전국대비 암사망률 1.37배로 1위였으며 포항산단 대기오염노출지역 주민생체 모니터링 결과는 전국 평균의 1.72배로 조사됐다.


▲자료=금속노조 제공.

 

금속노조는 “포항산단 주민들의 암을 포함한 환경성질환 전수조사와 개선대책이 시급하다”고 포스코와 정부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앞서 2018년 안양 연현마을과 2019년 익산 장점마을 집단암환자 발생 사건이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킨 바 있다. 이 때문에 이번 포항산단 주민들의 환경성질환 실태 조사가 가져올 파장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들은 “포스코 현장에서 10년간 업무상질병으로 산재신청한 건수는 43건이었고 이 중 직업성암관련 신청은 단 4건에 불과한 것이 현실이다”며 “포항 뿐아니라 타지역 제철소와 주요 석유화학 국가산단에서 암으로 고통받는 현장의 노동자들을 찾아 나설 것이다”고 예고했다.

포스코지회는 포스코 현장은 제대로된 특별근로감독과 안전보건진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이들은 “형식적인 특별근로감독과 포스코의 안전대책 발표로는 죽음을 막을 수 없다”며 “2016년부터 현재까지 포스코 현장에서는 총 24건의 중대산업사고로 19명이 사망했다. 사고가 계속되던 2018년 노동부 특별근로감독과 포스코의 안전종합대책은 조사와 발표로만 끝난 형식적인 대책이었다”고 비판했다.

그 이유로 2019년 사고는 더 증가했고 2020년 올해에도 11월 24일 광양과 12월 9일 포항에서 발생한 사고로 4명의 노동자가 사망한 사례를 들면서 “이번 포항제철소 소결공장 중대재해는 노후화된 상판이 부서져 추락한 후 발생했다. 점검 중 설비운영 중단이라는 너무나 상식적인 안전절차가 무시되면서 가동 중이었던 집진기 배관 안으로 빨려 들어가 사망하는 끔찍하고 어처구니없는 사고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포스코의 안전관리 부실의 심각성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고다”며 “11월 24일 사고 이후 노동부와 포스코가 하나마나한 특별근로감독과 종합안전대책을 발표하면서 2018년의 행동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는 과정에 벌어진 참사다”면서 유명무실한 안전대책을 꼬집었다.

이들은 또 “정부와 국회는 즉각적인 안전보건진단과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에 나서야 한다"면서 “안이한 대책으로는 죽음의 공장, 포스코를 바꿀 수 없다”고 호소했다.

 

▲자료=금속노조 제공.

최정우 회장 취임 이후 포스코 현주소

2018년 7월 최정우 회장이 ‘더불어 함께 발전하는 기업시민’이라는 뜻의 'With POSCO'를 포스코 그룹의 새로운 비전으로 제시하며 9대 대표이사 회장직으로 취임했다.

노동계는 “지금 (포스코의) 현실은 어떤가?”라고 반문하고 “대다수 노동자와 시민은 포스코를 살인기업으로 표현하고 있다. 2019년엔 노동시민사회단체로부터 ‘최악의 살인기업’으로 선정됐다”며 “포스코 광양제철소와 포항제철소에서 질식으로, 폭발로, 화재로, 추락으로, 협착으로 끊임없이 노동자들의 죽음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금속노조 등에 따르면 2018년 7월 최정우 회장 취임 이후 매년 사망사고가 발생해 최소 13명의 노동자가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2018년 1월 포항제철소 산소공장 4명 사망사고까지 포함하면 2018년 이후 현재까지 17명의 원하청 노동자가 사망했다는 것.

포스코에서 올해만 사고 3건(7월 광양제철소 3코크스 추락사고 1명, 11월 광양제철소 1고로 부대설비 폭발사고 3명, 12월 포항제철소 3소결 사망사고)으로 노동자 5명이 사망했다.

노동계에 따르면 지난 11월 24일 광양제철소 1고로 부대설비인 산소 배관을 점검하던 정규직 노동자 한 명과 비정규직 노동자 두 명이 폭발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광양제철소의 산소 배관 문제는 처음이 아니다. 

 

2014년 7월 1일 3연주공장에서 산소배관 밸브를 조작하던 중 폭발사고로 세 명의 노동자가 사망했다. 당시 사고 원인과 사후 대책이 부실한 가운데 설비에 의한 폭발사고가 올해 반복된 것이다.

11월 24일 광양제철소 폭발 사망사고는 2014년의 3연주공장의 고압산소 폭발 사망사고에도 불구하고 또 다시 발생한 사망사고다.

산업안전보건법 제38조(안전조치)·제39조(보건조치)와 산업안전보건에 관한 규칙은 사업주에게 산업재해나 건강장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하도록 하면서, 위험물 등의 취급(산업안전보건에 관한 규칙 제2편 안전기준 제2장 폭발 화재 및 위험물누출에 의한 위험방지 제1절 위험물 등의 취급), 이상기압에 의한 건강장해의 예방(산업안전보건에 관한 규칙 제3편 보건기준 제5장 이상기압에 의한 건강장해의 예방)등을 규정해 놓고 있다.

노동계는 “현재 최정우 회장은 포스코 대표이사 회장직 연임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며 “MBC에서 방송한 다큐멘터리 ‘그 쇳물 쓰지 마라’에 나온 노동자와 시민들의 울분은 지금 즉시 포스코에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최정우 회장은 연임대상이 아니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및 업무상 과실치사죄로 수사대상일 뿐이다”고 주장했다.

금속노조와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는 “40여년 된 광양제철소 설비 노후화, 위험의 외주화, 비상경영에 따른 3년간 하청노동자 15% 인원감축, 이로 인한 노동강도 증가와 2인 1조 표준작업 미준수가 포스코에서 발생하는 사고와 중대재해의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고용노동부가 광양제철소 사망사고로 12월 1일부터 2주간 특별감사를 진행했다. 포항제철소 사망사고로 12월 17일부터 2주간 정기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처럼 감사중임에도 12월 8일 광양제철소에서 화재사고가 발생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1일 포스코 이사회는 현 최정우 회장을 차기 회장으로 3월 주주총회에 추천하는 안건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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